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새 자전거와 어린이대공원...

주방보조 2010. 4. 20. 07:51

딸 셋은 새집에서 공부에 전념하고 있고

헌집엔

반성의 기미를 보이며 일주일간 일찍 와서 공부하는 척하는 충신이를 혼자 놔 둔 채

넘버1,2,3만 뭉쳤습니다.

넘버1께서는 아차산 근처에 있는 치과에 다녀 오시면서 어린이 대공원의 벗꽃잔치를 생각하신 듯 하고

넘버2는 올해 자기용돈으로 절반을 그리고 생일선물로 절반을 지불하고 새자전거 '블랙켓2.0'을 29만원에 샀으므로 씽씽 달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교신이가 자전거를 타고 좀 멀리 갔으면 좋겠다 하여 준비하고 있는 중에 마눌님이 어린이 대공원에 가자 하여

넘버3인 저는...이 두 사안을 절충해야만 했습니다. 몸이 몹시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워낙 잔머리를 잘 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터라 기가막힌 코스를 생각해 냈습니다.

교신이는 새 자전거를 타고 저와 마눌은 이인용 자전거를 타고 자양나들목을 지나 한강 자전거 길을 따라 살곳이 다리까지 그리고 중량천 뚝방길을 따라 가다가 동2로와 만나는 곳에서 화양시장 어린이 대공원...으로^^

그리하여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는 교신이의 갈증도 풀어 주고 , 간만에 놀러가자한 마눌님의 어린이 대공원 벗꽃잔치도 구경하고...

 

교신이는 빨리 달리고 싶은데 두 늙은이의 이인용자전거가 천천히 달려가니 좀 답답했을 것입니다만 날이 좋고 두루 볼만한 꽃들도 많고...인생이라는 것이 씽씽 달리기만 해 봐야 별 것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나이인지라 느긋하게 즐기며 나아갔습니다. 사람들도 꽤 붐벼 조심스러웠구요.

뚝섬 유원지 역 근처에 심어 놓은 자작나무들도 은근히 이뻐 보였고, 조팝나무의 하양 꽃범벅도 보기 좋았습니다.  멀리 맞은 편 달맞이동산의 개나리도 중량천 접어들어 장관으로 펼쳐진 응봉산 개나리도 노랑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과시하는 듯 보였습니다.

중량천 물이 몹시 더러워져 있어서 유감이었지만 ... 뚝방 자전거길의 벗꽃들은 우리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는 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어린이 대공원 앞에 자전거를 묶어 놓고...억수로 많은 인파 속으로 우리는 들어갔습니다. 거의 변함없는 어린이 대공원입니다. 다른 녀석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충신이는 어릴 적에 여기에만 오면 미아가 되어 녀석을 찾아다니느라 혼을 다 빼 놓곤 했습니다.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녀석을 미아보관소?에서 하나님을 만난듯 기쁘게 맞았던 추억으로 시작하여...^^많은 추억이 스며 있는 곳...

 

이 곳의 벗꽃은 박대통령이 창경원에서 옮겨 심은 것이라지요? 아무래도 늙고 낡아보였습니다. 박대통령의 자녀들이 이 어린이 대공원을 두고 보여준 내분때문인지도 모르지요. 뭔가 정리되어 보이지 않은 산만한 느낌...

그래도

공짜니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붐비니까...게다가 꽃들이야 무죄하니까^^ 그저 한바퀴 휘 돌아 나오는 길이 즐거웠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을 나와서

건국대학교를 관통하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충신이가 공부만 하고 얌전히 있었냐구요?

그럴리가요^^

저 컴퓨터 안 했어요~~...거짓말이 빤히 보이는...

그래도 제 눈과 마음 속에 가득한 꽃들때문인지...픽 웃고 그냥 봐 주었습니다.^^

   

 

 

 

  • malmiama2010.04.20 10:50 신고

    부부나 연인이 일인용 자전거를 앞뒤로 타면 힘은 들겠지만,
    앞사람 허리를 잡을 수 있으니 더 좋을 듯 싶기도 한데요.^^
    유민이 새 기어자전거 사 줄 때가 얼마남지 않았네요.
    칭찬 스티커 꽉 찬지는 오래되었고...어린이 날을 D데이 생각하고 있습지요.

    유민이는 오늘 에버랜드로 소풍 갔습니다. 요즘엔, 현장학습이라 하더군요.

    좋은 학교...입니다. 학부형 부담을 사전에 차단했더군요.
    선생님들 도시락을 단체 주문했다하고...
    함께 가고 싶은 부모도 한 반에 선착순 2명으로 마감했다하고...
    유민이가 회장된 게 근심 아님이 증명되어 좋고..^^

    답글
    • 주방보조2010.04.20 15:01

      엉덩이가 얼마나 아픈데요^^ 짐받이에 스티로폴을 깔아도...시간이 지나면 괴롭다더군요^^(나실이 뒤에 타고 난지도까지 다녀왔던 원경이의 증언^^)

      어린이날, 생일 한달 차이니...두 달 연속으로 좋은 선물을 받겠군요. 유민이는...

      ...

      유민이가 회장이어요?^^ 축하드립니다. 그 학교는 2학년부터 회장을 뽑는군요. 아빠를 닮아서겠죠? 나중에 전교회장도 하겠군요.
      교신이는 내년에 전교회장 나갈까 말까...나름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전교부회장 안 나간 것도 은근히 섭섭해 하고...이런 것은 부모를 전혀 안 닮은 부분입니다.

      요즘 학교선생님들 참 괴로우실 것입니다. 공정택씨로 말미암아 널리 알려진 교육계의 비리때문에...

  • 잔느2010.04.21 14:30 신고

    만발한 벚꽃도 예뻤겠고
    부부가 나란히 앞 뒤로 앉아 자전거 타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겠어요.
    전 자전거 타는거 좋아하는데.. 우리 남편은 별로 안좋아해서..
    제가 애들도 좀 크고 하면 취미로 함께 자전거 타자고 했는데 별 반응이 없어요. ^^

    답글
    • 주방보조2010.04.21 18:10

      보통 가정이랑 반대네요^^
      대부분은 남편이 자전거 타기 좋아하고 아내가 못타고...그러는데.
      우리는 그래서 2인용산 거예요. 못타는 마눌 배려해서...
      1년에 딱 두번 정도 자전거배우려는 날이 있는 정도인데...뭐든지 자발적이 아니면 어렵더라구요.

      벗꽃들이 이쁘긴 해요^^ 어린이대공원보다 동네방네 여기저기...없는 곳이 없으니.

  • 한재웅2010.04.22 11:20 신고

    정말 좋은 시간 가지셨군요^^ 저는 아내 타라고 미니벨로 사줬더니 재작년에 몇 번타고 방치하다가 둘째아들이 교회 끌고 갔다가 분실한 담 부터는 아내는 자전거와 인연 끊은 것 같았요^^

    답글
    • 주방보조2010.04.22 14:46

      전 정말 피곤했거든요^^...그래도 마눌이랑 교신이랑 모두 그런대로 좋아해서 덩달아 좋았었습니다.
      저도 사실 마눌에게 미니벨로를 사줄까 여러번 권해봤는데...자전거 혼자 타는 것은 됐고~이인용이면 충분하다고 그러고 있는 중입니다.

      자전거가...사모님도 취미가 되어 두 분이 같이 다니시면...정말 좋을텐데요.

  • 원이2010.04.22 15:43 신고

    오랜만에 와서 지난 글들 섭렵하고 가는데여~
    질문이 하나 있어여.
    저기여....
    요리왕님,
    쌍까플 수술 하셨지용!!!???
    아니라고요?
    근데, 왜 다섯 애들 다 쌍까플이 엄써여????

    답글
  • 김순옥2010.04.27 12:30 신고

    한얼이 아주 아기였을 때 어린이 대공원 갔던 기억뿐이네요.
    돌 지나서 아장아장 걷던 한얼이의 앙증맞은 모습이 아직도 선연한데
    까마득하게 오래전이라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납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꽃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사는 게 아닐까요?
    막내와의 나들이가 참 좋아 보이세요.

    저는 요즘 머리에서는 불이 나고 몸은 겨우 감당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도서관 공부가 집중되지 않는다며
    집으로 일찍 돌아오는 한빛이에 대한 생각이 그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출퇴근하는 사이에, 높은 빌딩에서 바라다 보이는
    강남의 부자동네의 뜰에서 꽃을 감상하는 정도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0.04.27 19:37

      막내가 어리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겠습니다.^^
      원경이만 해도 벌써 재미가 1/10로 줄어버렸습니다.
      놀토같은 날 뭘 하자 해도...공부,친구,컴퓨터...가 가로막습니다.
      교신이는 아직까지는 자유가 많지요.

      힌빛이는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잘 할 것입니다. 혹 조금 부진하여도...반드시 더 분발하는 게기가 될 것이구요. 자기긍지가 높은 아이들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습니까?

      주말쯤해서 이대에 라일락향기라도 맡으러 산책을 계획해 보시길...^^
      집이 가까우면 우리 막내라도 빌려드리면 좋을텐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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