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세상에 대하여

어떤 호소문...을 읽고

주방보조 2010. 3. 24. 15:15

호소문

 

 사람을 죽이는 S대 병원을 시민들께 알립니다.

 저희 아버지가 2009년 9월 20일에 전립선 수술을 받고 10월 20일에 입원하여 10월 21에 복강경에 로봇을 이용한 절개수술을 시행받고, 수술 후 아주 건강한 상태에서 병원 복도를 몇 십번 왔다갔다하고, 간단한 수술이어서 10월 23일 퇴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퇴원날인 10월 23일(08~09시경)에 식사처방 후(로봇 수술은 바로 음식을 먹으니) 소화가 좀 안 된다고 하자, 토요일이라 외부에 있던 비뇨기과 L 교수가 인턴 Y에게 가스를 뽑아주라 하였습니다. 인턴 Y은 가스 뽑는 호스를 꽂는 과정에서 수차례 실패하다가 결국은 병실에서 우리 아버지를 어처구니 없게도 사망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원무과장 K은 병원비도 안 받고 빨리 장례를 치르게 하였고 위원회 의논 후 연락을 주겠다하며 저희에게 경찰조사를 보류하라고 시켜놓고 3~4개월 끌더니 이제 와서 아버지 수술비와 입원비를 내라며 돌아가시게 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의료기관 중에서 가장 신뢰받아야 할 S대학병원에서 병실에서 퇴원하는 날 사람 죽여놓고 의료사고가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며 법대로 하라며 위와 같은 야비한 짓을 하고 있습니다.

 S대병원의 비양심적이고 비인간적인 만행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습니다. 사망자의 큰 딸인 저도 이렇게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뿌리고 일인 시위하는 것이 남의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저희 가족도 이렇게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세상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던 저 였습니다. 앞으로는 이웃에 어려움을 쳐다볼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도와 주십시오.

 

                                                                                                        사망자의 딸들 올림  

 

...

 

저는

병원 의사들이 실수로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이 옳지만 ... 의사들도 인간이니까요.

어느순간 잘못을 하고 그것이 죽음과 직결되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 한편 그 실수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으면서도 동시에 인간적인 위로와 격려를 보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실수로 잃은 생명때문에라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를 당부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그 잘못을 감추고 환자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운 다음 저 호소문의 표현대로 '오리발'을 내미는 행위는 사회적 공분과 함께 지탄받아야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게는 수술이나 처방이 잘못되어 환자에게 다시 수술을 하거나 더 장기적인 치료를 받게 하는 일에 대하여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 일부터

크게는 위의 경우처럼 사람의 목숨을 사소한 실수로 앗아가고도 모든 비용과 책임을 환자탓으로 돌리는 파렴치함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분노가  극에 달했을까요.

멀쩡한 아버지를 졸지에 잃고, 그에 대한 사죄와 보상은 커녕 ... 수술비와 입원비를 모두 지불하라는독촉장?을 받고, 혹 잘못된 것은 아닐까 물어봄에...법대로 하라는 뻔뻔한 답변을 여러차례 듣고 나서 말입니다. 법대로는 잘 해결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이유겠지요? 호소문이 등장한 것은?

 

 저 윗 사람들뿐이겠습니까?

궁금하여 '호소문'이란 제목을 검색해 보았더니 ... 참으로 온갖 억울한 일들이 호소문이란 이름으로 널려 있었습니다.

강한 자...힘 있는 자...높은 자...

하나님께서 왜 그들을 미워하시는 지 이해가 갔습니다.

 

정정당당하게

잘못을 했으면 그 잘못을 인정하고 그 댓가를 치루고

공평무사하게

호소문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억울함이 없도록 다스려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