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이 전 청장은 자신이 관리하는 18개의 차명계좌에 최근 수년 동안 입금된 돈 가운데 8억5000만원의 출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경찰 인사철에 맞춰 한꺼번에 수천만원씩 총 12억여 원이 차명계좌에 입금된 점에 주목하고 인사청탁 대가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월급과 수당, 전별금, 격려금 등을 모아 두었다가 통장에 넣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대가 없는 돈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큰 금액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전 청장은 이와 함께 다른 사람의 명의로 부동산 투기 등을 한 혐의(사문서 위조등) 와 자치단체의 각종 인허가 사업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오락실업자 권모(50·구속)씨가 6000만원을 받고 경남 양산시를 상대로 가스충전소 허가 로비를 벌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 전 청장의 차명계좌를 발견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전 청장은 1979년 간부 후보(27기)로 경찰에 입문해 2004년까지 25년 동안 부산에서 경찰 간부로 근무하다 2005년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이어 경남지방경찰청 차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2006년 치안감 자리인 울산지방경찰청을 거쳐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충북지방경찰청장으로 재임하는 등 최근 수년간 고속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