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요즘...아이들 용돈...^^

주방보조 2009. 7. 14. 03:37

대학생 둘에게 매주 용돈을 점심, 저녁값과 교통비만 짜게 계산하고 거기 커피 한 잔값 정도 더하여 주어왔습니다.

방학이 되자 그 용돈 줄 일이 없어지면서

제 지갑이 빈티를 벗어나나 했습니다. 

 

짠 용돈이었지만(매주 진실이 4만5천원, 나실이 4만3천원...)...이게 졸지에 없어진 두 녀석이 읍소를 해 왔습니다.

아빠가 알바를 못하게 하니 최소한의 품위유지비라도 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전, 설겆이 쇼핑 청소...집안에서도 얼마든지 용돈 벌일이 있잖느냐 우겨댐으로...녀석들을 가볍게 진정시켰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충신이로부터 터졌습니다.

 

누나들 방학에 거의 때 맞춰, 즉 중간고사가 끝나고 한달쯤 지난 뒤

제발 자기를 야자에 갈 수 있게 해달라 부탁하였습니다. 야자라는 것이 진실이의 경우엔 "야~ 자유다~"의 줄임말이 되었었고

그것이 진실이에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 주범이라는 경험이 ... 진실이와 성향이 너무 비슷한 충신에게는 적합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허락하지 않아 왔었거든요.

그러나 고심끝에 결국은 허락하고 말았습니다.

집에 있어봐야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며

하루라도 빨리 시행착오들을 경험하는 것도 좋겠다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야자에 가서 무엇을 하던지 스스로 책임지고 단, 죄짓는 일만은 절대 하지마라...당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야자를 시작하면서 녀석은 12시가 넘어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1시가 넘은 적도 있었지요.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러 갔다가 오는 것이라는 둥, 축구를 하다보니,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러면서 매일 엄마에게 주로 가서^^(전 시시콜콜 따지니까) 간식비라고 2천원씩을 갹출해 가곤 하였습니다.

그 간식비에 대하여 들은 누나들은 "그런 일이 우리 집엔 있을 수 없다"며 그 용돈에 대해 비난일색이었고...

 

아무래도

가족회의가 필요한 시점 같아서 ...회의를 소집하고 충신이의 용돈의 문제를 안건으로 내놓았습니다.

의견들은 다음과 같았지요.

진실: 나는 야자하면서 아빠가 집에 사 놓은 빵이나 과자를 가져가서 먹었으며 저녁도 집에와서 먹었었다. 땡전한푼 받은 적이 없다. 

나실: 나는 학교가 집에서 좀 멀어서 저녁값으로 겨우 2천5백원을 받아 갔을 뿐이다.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 적자였다. 그래서 혼자 먹을 때 삼각김밥 하나 먹으며 그 적자를 메우며 살았다.

 

ㅎㅎㅎ...아무래도 학교가 코 앞이라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며...덤으로 2천원씩이나 매일 간식비를 받아가려는 녀석의 도전은 실패할 것같았습니다.

저는 우리 가정의 관리자이며 아이들 각각의 수호자 아니겠습니까?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사실은 잔머리를 굴리며^^)

제게도 유리하고 아이들도 동시에 받아들일만한 판결을 만들어 내어야 했습니다.

충신이 간식비로 일주일에 5천원, 진실 나실도 일주일 품위 유지비로 각각5천원...모두 공평하게 받는 것이니 불만 없지?

진실 나실이 불만이 없을리가요^^그래서 갸들에게 재빨리 덧붙여 주었습니다.

학교나 도서관에 공부하러 가면 점심값과 차비로 5천원씩 주겠다고...단 미리 받은 품위유지비 하루치 천원은 내게 돌려주도록 하고^^

 

...

 

충신이는 월요일이면 감지덕지 5천원을 낼름 받아갑니다.

진실이와 나실이는 어찌하든지 도서관에 가려 합니다. 매일 5천원씩 받아 내는 것, 그게 남는 장사라는 것을 어느새 알아채고...^^

 

원경이와 교신이는

물론 너희들은 고등학생 될 때까지...이런 용돈 없는 것 알지? 단 한번 묻고 눈을 부라린 뒤...끝났지요.

 

그리고 집안에 평화가...ㅎㅎ

 

...

 

제가 늙고 나면...아이들이 제게 용돈을 줄 때 무엇이라고 하며 그 가격을 깎아댈까요?^^

 

벌써 궁금합니다.^^

 

 

 

 

  • 김순옥2009.07.14 10:56 신고

    합리적으로 해결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평화가 왔으니 성공이네요.
    아이들이 많으니 절충안을 만들어 내는 것도 좋은 공부 과정이 될 것 같아요.

    한얼이는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으니 따로 교통비는 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아빠가 퇴근하면 자유롭게 자동차를 이용하다보니 아빠 혼자 사용할 때보다는 기름값이 많이 들더군요.
    체크 카드가 아닌 신용카드를 사용한지는 꽤 오래 되었답니다. 2년 전에 방문했을 때부터 주었는데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 같지 않아서 맡기다보니 한 달에 30만원 내외 사용하구요. 나가서 먹는 밥이 더 많다보니
    주로 먹는 것으로 사용합니다. 물론 때때로 사용하는 불로소득도 있지요.
    사치성이 옅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서 크게 잔소리하는 편은 아닙니다.
    거기다 회사에서 학비가 전액 나오니 그마저 감사하지요.
    한빛이는 한 달에 15,000원을 주는데 2,000원을 제외하고는 컴퓨터에게 바칩니다.
    피시방 출입을 하지 않는 것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학교 다니면서는 용돈을 가져가지 않는 게 습관되어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차비, 휴대전화, 도시락지참 거기다 학원...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들어갈 돈이 적은 편이지요.
    전교 10등 안에 들면 3만원, 5등 안에 들면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는데 중간고사에서는 반1등이지만 12등(12학급),
    이번에는 아마도 3만원은 나가야 할 것 같구요.
    한빛이의 경우 불로소득은 아직은 거의 제 손안으로 들어옵니다.
    부모가 경제관념이 비교적 덜한 편이라서 아이들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약한 편이랍니다.
    하지만 다른 것도 마찬가지로 지나치지 않는 다면 수용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용돈이라는 게 쓰다보면 끝이 없고, 좀 부족하면 덜 쓰게 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진실이랑 나실이 같은 대학생들은 아마 드물 거예요.
    물론 아르바이트까지 해서 학비를 버는 아이들도 있겠지만요.
    한얼이는 편입학원 알바를 몇 군데 원서 냈었는데 내일 시험보러 오라는 데가 있다는군요.
    그것도 영어시험을 봐야 한다는군요. 저도 아르바이트 하는 것 별로 권하지 않는 편이랍니다. 자기 일이 우선이라고.

    댓글이 너무 길었네요.


    답글
    • 주방보조2009.07.15 09:55

      걸어다닐 수 있는 학교란 정말 복이지요. 차비도 차비지만...시간이 얼마나 세이브 됩니까?
      나실이는 친구들이 모두 학교 앞에 사는데 다 자기보다 성적이 좋다고...^^억울하다나...

      어쨌든 우리집에서 충신이란 존재는 ,,,확실히 규칙을 파괴하는 세력입니다.
      노동없이 용돈없다...이것이 근본적인 정책이었는데
      이번 간식비 사건이 그 원칙을 빗나가게 만들고 말았거든요.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더 좋은 줄은 저는 아직도 미련이 있지만
      친구들에게 항상 얻어먹게 놔둘 수는 없지 않는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한얼이나 한빛이는...모범생들이니까...용돈도 지혜롭게 사용할 것 틀림없을 것입니다.
      한얼이는 알바도 공부에 도움이 되는 알바를 목표로 하는군요.
      작년에 진실이의 알바는 만화가게야간근무였답니다. 그것도 저 몰래 하다가 들켜서...얼마 못벌었지요.^^
      둘 다 실력이 형편없어서...강제로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학생 시절에 실력을 쌓지 못하면 기회들이 너무 적어지니까요.

  • malmiama2009.07.14 13:43 신고

    정민이와 형민이에게 각각 5만 원씩 줍니다. 요즘은 방학이니까 주지 않고요.^^

    유민이는 돈 알기를 돌로 알았었는데,요즘엔 돈으로 압니다.
    그래도..아직까진 사달라고 하지 돈 달라고는 안합니다.

    명절 때 등 받은 돈은 십일조 하고 모두 저금해 놓았는데..
    오빠들보다 보유고가 가장 많지 싶은데요.^^

    답글
    • 주방보조2009.07.15 09:59

      우리 딸들보다 약간 많네요^^

      보유고는...우리집도 교신이가 짱이고, 그 다음이 원경이...그리고 충신이가 아직 약간 남았고
      두 딸들은..적자인생입니다.^^
      친구들과 한달에 한번쯤 있는 영화, 외식...이 적자의 결정적 이유인듯 합니다.

  • 청랑2009.07.17 06:40 신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좀 마음대로 살게 풀어주시지 않고서리.... ㅎㅎㅎ
    즐겁고 즐거운, 부러운, 가족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9.07.17 08:14

      대학생이 얼떨결에 된 두 딸들은...영어실력이 형편없습니다. 토익900점 정도 나올 때까진 알바는 입에도 담지말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예전을 돌아보아...알바에 지쳐 공부를 소홀히 하였던 쓰라린 경험도 ...영향을 주고 있구요.

      좋게 포장된 것을 그대로 봐주셔서...감사합니다.^^

  • coolwise2009.07.18 14:49 신고

    하하하... 그래도 딸들이 고분고분해서 다행입니다.
    제 큰 놈은 일찌기 고딩 시절 분식집 아르바이트를 얻어서 서빙을 했는데..
    그것도 동대문에서 유명 분식집 일을 따냈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공부를 하면 알바보다 돈을 더 주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인생 공부 삼아 해보라고 놓아두었는데.. 사실은 그 고집을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ㅎㅎ

    어떤게 낫단 말은 못하겠지만(장단이 있겠지요) ...
    가족을 지켜가시는 강인한 의지와 애틋함 존경스럽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9.07.19 05:41

      ㅎㅎ...
      우리 애들은 절 닮아서 고집이 좀 약합니다. 다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