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교회에 대하여

감리교 목사들 ...옷을 찢다!

주방보조 2009. 6. 30. 14:29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
‘권력다툼’ ‘교회 사유화’ 등 교단변화 위해 1천여명 나서 

내홍 원인 감독회장직 제도개선하기로…“공감대 넓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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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오늘의 현실이 바로 우리 모두의 죄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임을 고백합니다. 우리의 소명의식은 주님과의 첫사랑을 잊은 채 희미해졌으며, 영혼을 구원하고 세상의 소망이 되어야 할 교회의 존재 목적을 상실한 채 성공주의 신화에 사로잡혀 세상에 영합하여 왔습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같은 감리교회가 겪는 어려움을 보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방관자였으며, 개교회주의에 기초한 무관심과 무책임한 냉의, 그리고 자기 의에 빠져 남을 정죄하고 비판하는 일에 익숙했던 교만의 죄가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리교 목회자들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종교교회에 모였다. 예배당을 가득 메운 1천여명의 목회자들은 지난해 9월 교단수장인 감독회장직을 놓고 겪는 내홍의 원인인 교회의 사유화와 그런 내홍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영적 지도력 부재에 대해 눈물로 통회하며 교단을 변화하고 갱신하는 데 나서기로 힘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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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목회자들이 주축이 돼 연 만민공동회식의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였다. 지난 4월말 2박3일간 광화문네거리 감리교본부 회의실에서 열린 100인기도회를 통해 열기로 한 대회였다.
 
이 대회엔 감리교목회자들의 3분의 1인 2천여명이 서명했고, 1천여명이 참석해 권력다툼으로 인해 감리교인 전체가 욕을 당하는 것은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감리교목회자들의 심정을 반영했다.
 
“이 대회가 절망을 희망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될 것”
 
성서와 십자가의 입장으로 시작된 예배에서 최이우(종교교회), 우병설(광명중앙교회) 목사 등 교단 중진목사들이 앞에 나와 고개를 숙이고 회개하고, 참회의 상징으로 입은 옷을 찢는 퍼포먼스를 한 데 이어 모든 참석자들이 통성기도를 했다.  많은 목사들이 통성기도중 눈물을 흘렸다.
 
목회자대회3 copy.jpg이 대회에서 목사들은 변화를 위한 개혁입법의 제정과 함께 금권, 학연, 파벌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하자는 등의 ‘변화와 갱신’ 선언을 했다. 또 임명된 지 11년이 넘고 65살 이상의 평신도로만 구성된 감독회장 선거인단의 구성도 직능별, 연령별, 성별, 전문성 등의 대표성을 보장하고, 모든 권한이 집중된 감독회장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1년 임기의 감독의장제를 두는 방안도 논의되었다.
 
대회공동준비위원장인 조경열(아현감리교회) 목사는 “감리교단을 사랑하는 목사들 간에 교단을 살리려는 공감대로 얼마나 폭넓게 형성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이 대회가 절망을 희망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 조직위원장인 백용현(거창 대동교회) 목사는 “앞으로 제도개선 연구모임과 지방별 기도모임, 교단발전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필요하다면 2차, 3차 대회를 통해 갱신의 공감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감리교는 지난해 9월 법원에 의해 후보자격을 상실한 김국도(임마누엘교회) 목사가 실제 선거에서 1위가 되고, 선거에선 2위였지만 당시 신경하 감독회장에 의해 당선자로 선언됐던 고수철(흑성동제일교회) 목사 모두가 자신이 감독회장이라며 다투는 과정에서 최근 법원에 의해 이규학(인천제일교회) 목사가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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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