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교회에 대하여

천국, 지옥, 입신간증...변천사(전정희님, 교회와 신앙)

주방보조 2009. 6. 20. 02:21

천국·지옥 입신간증 열풍의 고전(古典)과 유행
스베덴보리·펄시콜레·구순연·토마스주남·변승우
2009년 06월 19일 (금) 08:43:18 전정희 gasuri48@amennews.com

 
‘죽음의 기술’을 아시는가? ‘죽음의 은사’라고 해도 되겠다. 혹자는 사후세계를 넘나드는 ‘입신’을 ‘은사’라고 주장하니 말이다.

소위 ‘입신’이라는 천국·지옥 체험 열풍이 도무지 식을 줄 모른다. 아니,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세게 활활 타오르고 있다. 서점, 신문, 인터넷, 교회의 강단에는 천국·지옥을 체험했다는 이들의 간증으로 넘쳐나고, 누가 가장 빨리, 자주 입신할 수 있는지 경쟁이 벌어질 지경이다.

재미있는 것은 수많은 입신간증의 홍수 속에서도 고전(古典)과 유행(流行)이 있다는 점이다. 유행 따라 흘러가는 입신간증도 있지만, 시대를 달리하며 새롭게 확대·재생산되는 입신간증도 있다. 최근엔,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조용기 목사가 번역한 토마스 주남의 <천국은 확실히 있다>가 대히트하면서, 그동안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던 입신간증 책자들이 아주 제 철을 만났다. 아니, 그보다 기름을 부은 꼴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이번 기회에 천국·지옥간증의 고전클래식과 유행하는 입신간증들을 간략해보자.

1. 입신간증 고전, 스베덴 보리의 천국체험기

천국·지옥간증 열풍의 최대 수혜자는 스베덴 보리(Emanuel Swedenborg; 1688~1772)다. 서울의 영풍문고 기독코너 담당 직원은 6월 1일 찾아간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에게 “최근들어 스베덴 보리의 책들이 골고루 잘 나간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출간된 <위대한 선물; 천재과학자의 감동적인 천국체험기>(다산북스) 때문이라고 했다.

   
▲ 2009년 4월 23일자 <조선일보>의 스베덴 보리 책 광고. 스베덴보리연구회는 지난 4월 18일부터 한 달간 이 책의 무료기부행사도 펼쳤다. 대상은 장애인단체, 요양원, 종교단체 등 50인 이상의 신청자에 한정됐다.

“나는 처음으로 천국을 100% 믿게 됐다”는 카피문구의 이 책 광고는 지금도 여러 신문에서 자주 눈에 띈다. 책을 기획·제작하고 편역한 ‘스베덴보리연구회’측은 ‘구원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최고의 책’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누구나 반드시 죽는다. 이 운명을 피해간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죽은 뒤에 어떻게 되는지도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의 단 한 사람, 하늘의 소명을 받고 사후세계를 낱낱이 조사한 사람이 있다. 바로 18세기 스웨덴의 천재과학자 스베덴 보리다. ···죽는 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진리를 전했던 그는 수세기동안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변화시켰다. ···구원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최고의 책이다.”

   
▲ 스베덴보리연구회가 펴낸 <위대한 선물>

1745년부터 27년간 육체이탈(입신)로 천국을 드나들었다는 스베덴 보리는 사실 방대한 양의 천국체험기를 쏟아낸 사람이다. <위대한 선물>에는 그 기록 중 △믿음만으로 천국에 갈 수 없다 △영계에도 태양이 있다 △천국에서 부부생활을 한다 △스베덴 보리는 ‘영계에 드나드는 기술=죽음의 기술’을 습득했다는 등 핵심부분만 발췌했다.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차후에 다루기로 하자.

아무튼, 이미 10쇄를 넘게 찍어낸 이 책 말고도 실제 영풍문고 기독코너에는 <미리보는 죽음 저편>, <천계와지옥>, <영계일기>, <영계다큐멘터리>, <신령사랑과 신령지혜>, <천상의증언>, <천계비의(天界秘意): 표징적교회 시리즈> 등 40여권의 스베덴 보리 ‘천국체험기’가 빼곡히 꽂혀있었다. 입신간증의 고전클래식이라는 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2009년 6월 현재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에 진열돼 있는 스베덴 보리의 천국체험기들

2. 펄시 콜레의 <내가 본 천국>,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다


최근의 입신열풍은 약 20년 전의 복고현상이다. 당시 한국교계를 강타했던 입신간증 열풍의 주역은 펄시 콜레(Percy Collett)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장 유명한 천국간증 책’ 하면 그의 <내가 본 천국>을 떠올리는 이유다. 워낙 비성경적이고 신비적인 내용 때문에 1986년 출판하면서부터 문제됐지만, 당시 50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자기가 죽기 전에 휴거될 것이라고 (천국에서) 엘리야가 말해줬다고 했었다. 그런데 맙소사! 그는 죽었는데, 그의 책은 죽지 않았다. 지난 2004년부터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서점에 잘 진열돼 있는 것이다. 거짓으로 드러난 그의 간증부터 보자.

“엘리야는 나에게 나의 뼈가 썩기 전에 다시 천국에 돌아오게 된다고 말해주는 것이었고, 그것은 내가 죽기 전에 휴거된다는 의미였으며, 후에 예수님께서도 이것을 확인하여 주셨습니다. 나는 천국에 영원히 머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주님의 명령에 순종해야만 했습니다”(펄시 콜레, 홍의봉 역, <내가 본 천국>, 일신출판사, 1986, pp.101~102).

비슷한 시기, 다미선교회의 이장림 씨(‘1992년 10월 28일 휴거설’을 주장한 인물)는 펄시 콜레의 <100가지 천국비밀>을 번역해 더욱 큰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내가 본 천국>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그 내용이 워낙 비성경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것이어서 가짜시비도 일어났다. △천국까지 가는데 6시간 걸린다 △예수님도 큰 맨션에 살고 있다 △수만의 천사들이 평상복과 예복을 손바느질하고 있다 △천국시민들은 각종 과일을 따서 주스와 포도주를 제조하느라 바쁘다 △아담 이전에 인간창조가 있었다 △가장 큰 죄는 섹스(Sex)다는 등의 내용 때문이다.

그러나 펄시 콜레는 이 책에 대해 (천국에서)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100가지 특명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펄시야, 이제 너는 이 천국의 메시지를 전 세계의 구석구석에 전해다오’라고 예수님이 그랬다나.

   
▲ 천국·지옥을 체험했다는 입신간증 서적들

또 다른 화젯거리도 있었다. 88년 6월 9일, 펄시 콜레 한국방문 천국성회에서 통역을 맡았던 송용필 목사(당시 극동방송 부사장)가 비성경적 내용을 차마 그대로 전할 수가 없어서 마이크를 집어 던지고 강단을 내려와 버린 사건이다. 그리고, 이튿날 이어진 방송을 통한 신랄한 공격···. 그러나 2009년 6월 현재 인터넷에서 ‘내가 본 천국’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황당한 책의 발췌문이 뜬다.

“나는 5일 반 동안 천국에서 예수님과 함께 걸었고 천국으로의 여정 및 귀환의 시간을 포함하여 모두 6일이 걸린 셈입니다. 그것은 6일 일하고 7일째 쉬시는 하나님께서 특별히 나의 여행을 위해 그렇게 스케줄을 짜신 것입니다. 천국에서도 지상의 시간에 맞추어 7일째는 모두가 쉬며 오직 하나님 아버지께 찬양과 예배만을 올린답니다. 인류의 고난과 수고의 역사도 6천년으로 막을 내리고, 그 후 1천년은 하나님과 평화를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때가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1986년 나왔던 책과 목차, 내용 등과 거의 동일한 것이다. 한편에선 이 책의 건재함을 보고 놀란다. 그리고 “이 책이 요즘도 나와?”하고 반응한다. 그렇다. 그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찾아 유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내가 본 천국>의 아류랄까? 이후 많은 종류의 천국·지옥 간증기가 쏟아져 나왔는데,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책에는 <정말 지옥은 있습니다>(메리 백스터), <정말 천국은 있습니다>(메리 백스터), <지옥에 다녀온 사람들>(모리스 S. 롤링스), <하늘나라 기행문>(리차드 에비), <내가 본 지옥과 천국>(신성종) 등이 있다.

3. 구순연 집사, 10년 동안 4천여 교회에서 입신간증집회

1988년 펄시 콜레의 한국집회 이후 10여 년간 교계에는 이경수, 이장수, 박영문, 박현, 성경애, 이경순, 임바울 등 천국간증자들이 계속 등장했다. 이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1998년 떠오른 은석교회(기하성, 고충진 목사)의 구순연 집사(53)다.

매년 수차례씩 일부 교계 신문을 통해 입신간증집회를 홍보하는 구순연 집사는 자칭 ‘천국과지옥 전도간증 강사’ 또는 ‘오직 영혼구원을 위한 전도왕’이다. 한 교계신문의 광고에 의하면, 구 집사는 지난 10년 동안 4천여 교회에서 입신간증집회를 인도했다. 매년 330회, 매달 30회 꼴이다.

구 집사는 자신의 입신간증집회에 대해 “간증집회 후 교회마다 회개의 역사와 가슴을 치는 통회 자복이 일어나고, 전도의 사명을 깨닫고 전도의 불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며 새벽기도가 넘치고, 성전 건축하는 교회는 건축이 잘 이루어지며, 십일조가 넘치며, 형제를 사랑하고 주의 종을 섬기며 교회가 성령으로 하나 되는 놀라운 변화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홍보한다.

   
▲ <교회연합신문>에 난 구순연 집사의 광고(2007년 3월 4일자)

그렇다면, 구 집사가 과거 입신간증자들과 다른 점은 뭘까? 그건 ‘말씀’을 전한다는 점이다. 구 집사는 약 두 시간의 집회 중 자신이 보고 왔다는 천국·지옥에 대한 묘사는 절반도 안 되고 나머지는 ‘교회의 사정을 따라 그 때 그 때 주시는 성령의 감동으로 말씀을 증거한다’고 한다. “어떤 식으로 성령이 감동을 주시는가?”를 묻는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통화에서 구 집사는 “천국에서 천사들이 ‘말씀, 지혜의 은사’를 부어준 이후 이렇게 놀랄 만큼 말씀이 막 쏟아져 나온다. 주님이 나한테는 완전히 영의 세계를 열어 주셨기 때문에 체험을 많이 한다. 다른 내용을 계속 보여주신다. 아무 때나 그 교회의 비전과 사정들을 머릿속에 쫙 보여주신다. 라면 먹다가도 라면그릇에도 보이고, 암튼 순식간에 영적으로 보여주신다”고 말했다.

실제 구 집사의 입신간증에는 △하늘나라도 분명히 계급의 차이가 있다 △천국은 믿음으로 구원받고, 행위로 상급이 올라간다 △천국 집의 문패에는 집사, 장로, 목사 등의 직위가 그대로 새겨져 있다 △엘리야는 허리에 빨간 띠를, 다윗왕은 왕복을, 이사야는 황금옷을, 아브라함은 두루마리를 입고 있다 △한 생명 전도할 때마다 하늘의 면류관이 빛나고 보석집을 짓고 평수가 넓어진다 △천국에도 짐승들이 있어, 짐승들이 찬양할 땐 박자가 하나도 안 맞는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으로 가득하다.

어쨌든, 구순연 집사는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천국·지옥간증집회 강사다.

   
▲ 구순연 집사의 천국·지옥 간증집회 장면과 입신간증 비디오 테이프

4. <천국은 확실히 있다>의 토마스 주남, 인터넷으로 A/S도 가능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 목사가 번역한 <천국은 확실히 있다>(서울출판사)는 단숨에 기독교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이다. 책 내용은 토마스 주남이라는 자칭 ‘말세의 선지자’가 1996년부터 7년간 17번 천국을 방문했다는 일종의 입신체험을 기록한 것으로 △과일과 물고기가 천국의 주된 먹거리다 △낙태된 아기들은 따로 방에 있다가 어머니들이 구원을 받으면 아기들을 돌려받는다 △천국 바닷가 해변은 모든 죄를 씻어내는 피다 △주님도 흰 건물로 들어가 천국의상으로 갈아입는다 △내 책은 천국에 관한 계시이며 주님은 책과 관련된 모든 세부사항을 다 돌봐주셨다 △이 책은 이사야서와 같이 영원토록 진리다 △주님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영혼들이 구원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는 등의 주장을 담고 있다.

동명의 책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카페도 있다. 이 카페의 명칭도 ‘천국은 확실히 있다’이다. 이 카페는 책이 출간된 때(2003년 12월)와 비슷한 시기(2004년 1월)에 개설됐으며, 현재 약 2만3천52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그런데, 카페에는 이 책을 읽고 토마스 주남과 쌍방향 진행하는 상담·조언 코너도 있다. 영어가 가능한 회원들이 한글 상담을 번역해 올리고, 토마스 주남의 답변을 다시 한글로 번역해 올리는 식이다. 회원들이 최근 토마스 주남에게 문의한 내용은 “휴거가 얼마나 임박했나요?”, “휴거 후 심판에 대해서”와 같은 신학적 문제에서부터 “주남 선지자님 예수님께 여쭤봐 주세요”, “주남 여사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할까요?”와 같은 개인적인 것까지 다양하다. 과거 일방적이고 단회적인 간증형태가 이제 후속 A/S까지 가능해진 셈이다.

   
▲ <천국은 확실히 있다> 책과 토마스 주남의 간증 동영상 장면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카페의 ‘천국 책을 만방에’라는 코너. “저희는 예수님이 오시는 날까지 이 책 보내는 일을 쉬지 않으려 합니다. 그것이 저희에게 부여된 사명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소개돼 있는 이 코너는 말 그대로 토마스 주남의 책 배포를 위한 것이다. 이들은 “<천국은 확실히 있다>는 일반도서가 아니다”며 “주님을 잊고 오해하고 무관심한 세대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메시지”라고 주장한다. 인터넷 세상이 각종 입신간증 책, 비디오, DVD, VOD 등에 대한 정보의 공유와 전파의 근원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5. 큰믿음교회 변승우 목사, 입신의 보편화·일반화 추구

토마스 주남과 변승우 목사는 쌍두마차다. 임박한 재림을 준비하기 위해 신부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변승우 목사(47·예장 합정·큰믿음교회)를 유명하게 만든 책,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은혜출판사·2004년 5월)을 토마스 주남이 그런 식으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은 <천국은 확실히 있다>는 책과 연결되어 있다. 나의 재림 전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깨닫고 회개하게 하려고 이 책을 쓰게 하였다. 이 책은 내가 기뻐하는 책이며 내게 매우 중요한 책이다. -토마스 주남 여사가 기도 중 들은 음성.”

‘조용기 목사님이 번역한 토마스 주남의 책을 읽은 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변 목사의 책에는 이외에도 “주님께서는 변 목사님을 사용하여 지옥에 대해서 혼동하고 있거나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모르는 크리스천들을 위하여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을 쓰게 하셨다고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크리스천들은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을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진리로 충만한 책입니다”라는 토마스 주남의 추천 글이 나온다.

   
▲ 변승우 목사의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 큰믿음교회 신도들의 천국·지옥간증모음이라는 <하늘나라에서 온 이메일>

물론 변승우 목사 스스로도 그렇게 주장한다.

“이 책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은 대단히 중요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토마스 주남 여사의 책이 구원론에 대한 체험적인 책이라면 본서는 구원론에 대한 성경적이고 계시적인 메시지를 모아 그것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p.9)”

토마스 주남은 변승우 목사가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했다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은혜출판사·2004년 8월)이란 책에도 “제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의 온 몸이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저의 온 몸은 진동했고 뜨거웠습니다. 저는 이 책을 홍보하고 싶은 마음으로 불타고 있습니다”라고 추천 글을 썼다. “이 책은 크리스천들이 어떻게 하면 하나님 빛 가운데 거하는지 가르쳐 주며 주님의 재림을 준비시킵니다. 주님은 오래 전부터 이 책을 주님 오시기 바로 전에 펴낼 수 있도록 변 목사님에게 기름 부으셨습니다”라는 극찬도 함께였다.

그래서일까? 변 목사는 ‘입신 전도사’로 불릴 만큼 천국·지옥체험을 자신의 목회적 사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큰믿음교회 내 많은 자들이 입신하게 될 것이며 입신이 보편화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고 주장하니 말이다. 게다가 변 목사는 “아직 저희 교회에서 일어나는 입신은 그렇게까지 깊은 단계는 아닙니다. 그래서 누가 심하게 건드리면 곧 일어납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저희 교회에서도 그런 깊은 입신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하니, 앞으로도 꾸준히 입신의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 <하늘나라에서 온 이메일>에서 입신이 요엘의 예언성취라고 주장하는 변승우 목사

이외에도 그는 △입신은 단순히 천국기행이 아니다 △입신으로 재림이 임박한 것과 말세의 징조들, 그리고 급히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계시 받을 수 있다 △입신은 은사다 △요한계시록은 입신간증책이다 △입신을 통해 예수님을 직접 만나 교제할 수 있다 △입신으로 성경의 진짜 참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등의 주장으로 자신의 목회에서 입신을 적극 변호한다(2008년 11월 25일자 “특별은총 ‘입신’으로 천국·지옥 체험” 기사 참고).

이제, 사후세계를 경험한다는 입신은 흔한 일이 됐으며,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이다. 이미 큰믿음교회 신도들은 수시로 천국이나 지옥을 들락거리고, 그런 입신간증을 모아 <하늘나라에서 온 이메일; 큰믿음교회 입신 퍼레이드>라는 이름의 책도 냈다. 인터넷 카페에서 서로 공유하며 퍼나르는 건 물론이다. 더 이상 천국·지옥 간증강사가 따로 필요 없어 보인다.

마무리하며

천국·지옥 체험 및 입신 관련 모든 정보는 이제 합체됐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 세상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나의 사이트나 카페만 방문해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입신관련 정보가 나열돼 있다. 천국·지옥 온라인상점 식이다. “이제야 비로소 천국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주 서핑고객이다.

인터넷엔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렇습니다. 천국은 확실히 있습니다. 지옥도 확실히 있습니다. 하나님도 시퍼렇게 살아계십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그것을 천국에 가봤다는 사람들 말을 듣고 믿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이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믿는 것입니다”라는 게 요지다.

그러나 입신간증이라는 천국·지옥 체험간증은 갈수록 확대, 발전, 진화하고 있다. 건강한 교회들의 사후세계와 관련한 바른 교리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쿠르트 E. 코흐는 <악마를 찾아내는 46가지 방법>에서 “‘육체이탈’ 즉 살아있는 사람의 영혼이 몸을 빠져나가 돌아다니는 것은 일종의 강신술(Spiritism)”이라면서 “그런 행위는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미국의 이단연구가 죠쉬 맥도웰 교수는 눅 16:19~31의 ‘부자와 나사로’ 말씀을 근거로 “천국과 지옥 사이엔 큰 심연이 있어서 누구도 건널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 “부자가 그의 다섯 형제에게 만일 그들이 회개하지 않을 경우 임박한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고 강조한다. 천국·지옥간증을 통해 회개를 촉구한다는 것 자체가 비성경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개혁주의 설교자 존 맥아더는 <무분별한 은사주의>에서 “‘입신’하는 사람들은 신적인 능력의 전달자라고 인정받는 사람이 손을 대면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무아지경을 체험한다”며 “이러한 관행은 성경적인 관습보다는 신비술(occultism)과 공통점이 더 많다”고 비판했다. 초대 교회의 어떤 사도나 지도자도 사람들을 실신시켜 성령충만을 통한 ‘강경증’에 빠지게 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기록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