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무서운 녀석들...

주방보조 2005. 3. 21. 16:27
중3, 중2 두 딸이
자기들 자는 방에
아침 6시 20분에 자명종을 울려놓았습니다.
우아한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양쪽의 종을 때려 울리는 정말 시끄러운 자명종입니다.

그 전날
아침부터 잠만 '우린 죽었소'하고 자는 두 녀석에게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면 ...혼을 내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었거든요.

6시 조금 넘어 녀석들이 사는 집으로 들어가
아이들과 함께 새벽기도할 준비를 하며 성경을 조금 읽고 있을 때
6시 20분부터 스스로 일어나겠다고 약속한 두 녀석의 방에서 그 예의 자명종 소리가 천지를^^ 울려대기 시작했습니다.

흐흠...기다렸지요^^

건넛방에서 자던 아들놈은 그 시끄러운 소리를 이기지 못하고 금방 일어나서...화장실 들러 제 앞에 와서 앉았습니다.

여전히 그 자명종은 발악을 하며 우리 귀를 울려대었습니다.

10분동안 한순간도 쉬지않고 울어대었건만...주인공 둘은 여전히 자기방에서 꼼짝하지 않았고 쥐죽은 듯 조용하였습니다.

드디어 자명종의 최후발악이 끝나고
저와 아들은 기가막혀 서로 쳐다보며 웃었고
할 수 없이 진실아 나실아 그 이름을 불러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 목소리가 자명종 소리보다 더 크고 시끄러울 리 없지만...반쯤 눈을 감고 두 녀석이 자기 방에서 엉금엉금 기어나왔습니다.

어쨋거나 찬송 한장 부르고 누가복음 21장 한장 돌아가며 읽고 기도하고 우리집 새벽예배를 마친 후에 물어보았습니다.

자명종소리를 듣지 못했느냐?
아니요 들었어요
그럼 깨어 있었겠구나?

그런데 왜 아무도 자명종을 끄지 않았지?

둘이 서로를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표정에 '어이구 너 참 대단하다'는 심술이 묻어 있었구요.

금방 해석이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둘 다 서로 '지가 시끄러우면 알아서 끄겠지'하며 미루어 ... 그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 내었던 것이죠.

그 인내력 ... 참을성...버틸힘...그리고 뚝심!...

파하~
무서운 녀석들이 아닐 수 없지요?^^ 그거 밀고 나가면 어찌 훌륭한 인물될 가능성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at 2005-01-23 (sun)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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