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보.
내가 이 메일 자주 안보내서 섭섭하지?
떠나기 전 이곳에 도착하면 여유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 곳에 와서 봐야지 미루었던 일도 많고.
내일은 어떤 질문을 할까 예상하면서 영작도 해야 하고.
시장 봐다가 밥해 먹고 손빨래 하고 주말에는 또 여러 가지 일로 바쁘고.....여유가 없네요.
어제는 잠들 때 찬송가를 틀고 잠이 들었더니 평안하게 잘 잤어요.
마음이 너무 괴로웠었는데.
오늘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출근했는데 여러 가지로 얻은 것이 많은 하루였어요.
교포 3세와도 만났고, 이름이 방유하리에요. 이름이 예쁘죠?
오늘은 비뇨기과 수술이 없는 날이어서 공급실 비슷한 곳에 가겠다고 했더니 순순히 허락해 주어서 갔는데
나이가 50인 맘씨 착한 간호사가 있어서 한류 이야기도 하고 아이가 있냐고 물었더니 결혼 안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에게 너는 아이가 있느냐 그래서 있다고만 대답하려고 했는데 하나냐고 묻길래 다섯이라고 대답해 주었더니
당장 소문이 퍼져서 간호 부장이 오후에 나를 만나더니 나는 당신이 아이 다섯이 있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라고 하더군요,
부장과 수술실 수간호사(통역 운운한)와 셋이서 앉아서 이야기를 했지요.
수술실 자료는 온통 일본어로 된 것 뿐이 없다고 했고 그거라도 second choice로 달라고 이야기 했고...
부장이 신경을 써준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참 오늘은 아침 일찍 까마귀 소리에 잠깨지 않았어요. 어제 하나님께 호소해서 긍휼히 여겨 주셨나?...^^
귀국 보고서도 오늘 자세히 읽어 보았더니; 쉽지 않겠더라구요.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진실이는 여전히 귀에 이어폰 꼽고 일본 테레비 보면서 즐거워 하고 있어요.?
오늘은 간호 과장님과 No.2에게 잘 있다는 이메일을 보냈어요. 잘 했죠?
간호 부장님에게도 해야 하나?
오늘 한집사하고도 통화했는데 laparoscope방 charge우리 후배가 수간호사 시험에 또 떨어졌데요.
참 안됐죠? 그 힘든 시험을 여러번 보고 떨어지니...
충신이에게 이메일 좀 보라고 하세요. 내가 답장 보냈는데...
그럼 안녕. 오늘은 전화 안해야겠네요.
잘자고 교신이 끌어 안고 주무세요. 참 더우면 죽부인 안고 자는 것 특별히 허락해 줄께요. 나 돌아간 다음에는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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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2008.08.05 09:25
당신의 장점 중 하나는
스트레스가 쉽게 풀어진다는 것입니다.
전 아직도 당신이 까마귀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 어쩌나 걱정중이며
사람들과의 걸끄러운 관계가 걱정이며
중간에 그만 두겠다고 헉헉 거리며 전화하면 어쩌나 걱정중이랍니다.
혈압이 많이 올랐어요...덕분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아무래도 하나님이 저보다 당신을 "훨씬"더 사랑하는 탓이겠지요.
...
우리 인생엔 언제나 어려움과 좋은 일이 날줄과 씨줄로 엮여져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모르지 않습니다.
좋은 날을 보내셨다니 참 기쁘고
그리고 앞으로 또 어려운 날이 오더라도...낙심말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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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게 용돈 좀 넉넉히 주고 영화라도 한편 보고 오라든지...그곳 문화 생활이라도 좀 더 경험하게 해 주세요.
그리고
저에겐 성질을 좀 내시더라도...진실이에게는 항상 따뜻하게 잘 해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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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모두 열공중이며...교신이 발은 �은 듯 나아서 펄떡펄떡 뛰어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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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후배의 일은 참 안 되었습니다만...그러나 그까짓 일이 긴 마라톤 같은 인생에 뭐 그리 중요한 일이겠습니까?
거기 매이면 지옥이 따로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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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더 늦게 잠이 듭니다.
안자요?...하는 당신의 목소리가 없어서겠지요.
어젠 충신이녀석이 죽부인을 끌어안고 자길래 빼앗았더랬습니다.
엄마한테 이르겠다...저를 협박했지요^^
...
오늘도 수고 많이 하시고
그곳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간호사가 얼마나 지혜롭고 이쁘고 능력이 많은지를 잘 나타내 보이시길....바랍니다.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