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일본으로 가다...

주방보조 2008. 7. 27. 20:13

오늘 아침

마눌님으로부터 일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교회 가려고 바쁜 시간인데...그래서 아주 짧게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제 아침 8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인천공항으로 가서

12시30분 JAL비행기를 타고

나리타공항에 내려서

외국인 줄을 길게 서서 한참을 기다렸으며

무거운 짐을 택배로 부치는 일도 쉽지 않았고

교통편은 막막...이리저리 물어 물어

동경 신주꾸의 사쿠라 하우스 사무실 쪽으로 3만원이 넘는 직행버스를 타고 가야 했으며

거기서도 서류작성이나 요금지불이 그리 쉽지 않았고

열쇠를 받아 예약한 집을 주소만 가지고 찾는 일이 너무 어려워 진실이가 그 짧은 일본어로 지나가는 아주머니마다 다 붙잡고 물어야 했으며

배가 너무 고파서 카레라이스를 사 먹었고

겨우 집을 찾아 들어가 시계를 보니 밤10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는...

게다가

그 집 화장실엔 바퀴벌레가 손님을 기다리고 고개를 빤히 들고 맞이해주어...진실이와 서로 미루며 둘 다 볼일도 대충 참다가

아침에 이르러 도저히 참을 수 없어^^ ... 할 수 없이  마눌이 자기들을 환영해 마지않던 바퀴벌레에게 약을 뿌리고야 말았다는 것...운운...

 

아내의 장황한 설명에 뒤에서 진실이의 킬킬거리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

 

아내가 비내리던 어제 진실이를 데리고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한달간 동경에 머물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걱정되는 일들 뿐이지만...한달이란 것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니...잘 견디라 몇번에 걸쳐 격려해 주었습니다.

진실이를 데리고 가는 문제에 대하여 좀 고민했으나

일어일문학과에 들어간 이상 이번 기회에 일본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녀석에게 무척 좋을 것이라는 의견일치를 보았고...비행기값과 체류비가 추가로 만만찮게 들었지만 감내해 내기로 하였습니다.

 

진실이는 나실이돈 5만원 새롬이돈 3만5천원을 자기돈 15만원이랑 같이 들고...엄청난^^쇼핑의욕을 불사르며 떠나갔습니다. 철없는 놈...

 

그러나

아내의 말로는 진실이가 같이 오지 않았다면 자기는 길거리에서 울어버렸을 것이라고...고백했습니다.

 

그러고 보면...우리가 언제나 아이들을 돌보며 돕기만 하던 역할에서 이젠 좀 벗어나기 시작하는 듯도 합니다.

 

...

 

어제...8시에 떠난 사람이 자정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비행기가 폭발했나...지진으로 길이 무너졌나...묻지마 살인자가 유행이라던데...한국인이라 우익놈들이 테러를 했나...야쿠자에게 납치라도...혹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했다가 몰매를...아니 대마도도 우리땅이라 했다가 경찰놈들에게 체포되기라도?...^^

 

원체 불면증이 만성적이라서 새벽 늦게 억지로 잠을 청했고

아주 달게 자다가...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여보, 저예요.

 

얼마나 반갑고 ... 듣기 좋은 소리인지...

 

게다가....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울지 않았다니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

 

ㅎㅎ......

 

하루만에...

몇년씩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부부들은...울트라 초능력자 들이다...그리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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