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응봉산에 오르다...1

주방보조 2008. 5. 8. 18:38

5월5일은

유일하게 남은 어린이인 김교신과 함께 한강 산보 및 7천원짜리 탕수육이 곁드려진 2천원짜리 짜장면을 사 먹음으로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만

5월6일과 5월7일 이틀간의 '재량 휴업일'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과업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5울6일은 충신 원경 교신 셋이 재량휴업일이고

5월7일은 교신 홀로 재량휴업일이었습니다.

 

이럴 때 '차'라도 있으면^^ 경포대를 한번 둘러 보고 올 일이겠습니다만

이미 그런 호사를 포기한 우리는 '자전거'로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만 했습니다. 

 

5월5일 ...여학생과 영화를 같이 보러 갈 꿈에 젖었다

아빠의 강력한 태클에 그 약속을 취소하고 심통이 머리 끝까지 났던 충신이...

그날 저녁 시간 아빠와 동생과 겨룬 2:1 두판의 스타크래프트로 마음을 추스린 상태였고

 

원경이와 교신이는 오랜만의 자전거 타기에 마음이 열린 상태...였습니다^^. 물론 제가 느끼기에...

 

5월 6일:

목적지는 응봉산

비록 해발 80미터의 산이라고도 하기 민망한 곳이지만

승용차나 자전거를 타고 중량천 하구 용비교 근처를 지나게 되면 바위 절벽 위에 우뚝 솟아 있는 팔각정이 너무 멋있는 산이 바로 응봉산입니다.

 

냉장고를 털어 껍질 채 먹는 포도, 방울 토마토, 모닝빵?, 물, 과자 ...를 점심으로 준비하고

이인용 자전거엔 저와 교신이, 그리고 원경이는 자기 자전거, 충신이는 엄마가 5초동안밖에 안 탄 엄마 자전거를 타고  오전 11시 20분 쯤 출발했습니다.

 

중량천을 건너서 평소 살곶이 다리 쪽인 응봉역 쪽으로 가지 않고

절벽에 응봉산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이 보이는옥수역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나아갔습니다.

그동안 이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 않은 것이 일년이 다되어 가는지라... 얼마 가지 않아서 새로운 통로가 뚫려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금호나들목...정말 최근에 만들어진 티가 폴폴 나는 멋들어진 통로였습니다.

금호나들목을 나서자...갑자기 눈 앞에 정겨운 한강대신 살벌한 교통현장이 펼쳐졌습니다. 왼쪽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였고 오른쪽엔 용비교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차량들...

뭐랄까...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별천지에 뚝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잠시 어리벙벙할 정도로...

 

횡단보도를 건너서 그 살벌한 용비교의 차량들을 마주하며 우리는 자전거를 끌고 겨우 한사람 반 정도가 지나다닐만한 인도를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응봉산에 오르는 멋진 나무 계단이 시작하는 곳에 도착했지요. 

 

 

 

그리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초행길임에도 ... 전혀 두려움이 없이... 스파르타의  용사들처럼^^

 

 

 

 

 

 

 

그리고 드디어 응봉산 정상에 올라

그동안 보기만 하고 감탄만 하던 팔각정에 올랐습니다.

이 팔각정은 지금은 없어진 아차산의 팔각정보다 두배이상 넓어 보였고...

인적이 전혀 없는 텅빈 공간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의 눈에 ... 그토록 멋있어 보이는 날아갈듯한 정자가 텅비어 있다니...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정말 물좋고 정자좋은...바로 그런 곳인데 말입니다.

 

 

 

 

우리는

그 정자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무도 없으므로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이...

모닝 빵 가운데에

방울토마토 하나랑 껍질 채 먹는 포도 한알이랑 쑤셔 넣어서...수도 없이 먹어대었습니다.^^

이구동성...

요리왕 아빠의 이 임기응변...과일샌드위치의 기가 막힌 맛을 칭송^^하면서... 하하 ...

 

 

 

 

  • 아침이슬2008.05.08 23:49 신고

    여전히 여유로워 보이는...

    참 보기에 좋습니다.

    자상한 아빠와

    잘 자라는 자녀들...

    평안하시지요?

    답글
    • 주방보조2008.05.09 08:57

      오랜만입니다^^
      세월은 말리지 않아도 잘 가기만 하고
      어른들은 거의 멈춰있는데
      아이들만 잘 자랍니다...지들 멋대로^^

  • 알 수 없는 사용자2008.05.09 01:59 신고

    아~ 요리왕님!!!
    어째 이런일이...ㅠㅠㅠ
    남편의 멜을 받고 당장 이리로 와보니 정말 일이 벌어졌더군요.ㅠㅠㅠ
    안하셨음 좋았을 일을 저지르셨으니 이 책임을 어찌 지실 것인지...
    암튼 무지 난감합니다.


    자전거 이야기만 나오면 그냥 기가 죽습니다.
    빨리 자전거를 배워야겠어요.
    일몰이 너무 ㅏ름답네요.

    답글
    • 주방보조2008.05.09 09:05

      그건 말미암아 집사님 때문입니다^^
      허두 블로그에 오시질 않으니...걱정되고 궁금하여 예빛교회 홈까지 들러볼 수밖에요.
      그리고 거기서 보물을 건졌지요...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 좋은 보물.

      자전거는 정말 꼭 배우세요. 할머니들도 씽씽 타고 다니시는데...말이죠.
      그리고 맨 마지막 사진은 일몰이 아니라...팔각정 안이 너무 어두워 일종의 편집을 한 결과예요...

    • malmiama2008.05.10 15:39 신고

      우리 집 자전거.. 썩고 있습니당.^^

    • 주방보조2008.05.10 17:52

      기름칠은 제 때에 꼭 해 주세요^^

  • 김순옥2008.05.09 08:18 신고

    세 남매의 그림이 멋져요.
    진실이는 대학생이라서, 나실이는 수험생이라서 동행하지 못했네요.
    가족보다 친구랑 함께 있는 시간이 더 좋아질 나이들이 된 건 아닐까요?

    교신이가 있어 어린이 날을 연장하고,
    형과 누나가 있어 더불어 어린이 날이 더 즐거웠을 교신이...
    역시 많아서 행복한 것 맞지요?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에 아이들이 더 행복한 날이 되었네요. ㅎㅎㅎ

    날씨도 청명하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아직은 아빠랑 나들이 하는 게
    즐거운 아이들이 있어서 더 행복한 날이지요?
    충신이는 중학교에 입학할 때보다 더 어려진 느낌이 들어요.
    아울러 갈수록 미남이 되어 가네요. 원조 미남 아빠를 닮아서? 맞지요?

    그 자장면집 말씀인데요. 괜찮아 보였어요.
    그릇이 다른 곳의 멜라린? 과는 차별이 있어서 좋아 보이더군요.

    답글
    • 주방보조2008.05.09 09:14

      그때 행복했는지는 모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이 글을 보면 행복했었구나 회상하겠지요.

      충신이는 좀 다혈질이 숨어 있어서 ... 기분이 들쑥 날쑥 거리고
      요즘은 하루에 세번은 세수를 한답니다. ㅎㅎ 절 안 닮아서 롱다리...이고^^

      그 짜장면 집은 최근에 생긴 곳인데
      짜장2천원 홍합짬뽕3천원 만두 2천원...탕수육 7천원 만원 두종류만...팝니다.
      어린이날 오후 5시경이었는데도 손님이 가득...했습니다.

  • malmiama2008.05.10 15:39 신고

    충신이 키가 이제 180센티는 될 것 같네요. 후울쩍~

    답글
    • 주방보조2008.05.10 17:55

      180엔 조금 못 미칩니다. 저를 닮아 조생종이면 180에 턱거리 할 것이고...아니면 조금 더 크겠지요. 커봐야...비실비실...일년에 병원을 한 열번은 들락거립니다. 편도선이 아프네, 배가 아프네, 머리가 아프네...하며
      딸들은 거의 한번 가나마나 할 정돈데 말이죠.

  • 왕언니2008.05.20 02:46 신고

    아아 그래서 요리왕?
    하얀 이빨이 넘 멋져부러...^^

    답글
    • 주방보조2008.05.20 10:20

      예...제가 그런 요리왕입니다^^
      우 리 아이들에게만...임기응변 요리왕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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