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초
어금니 몇개를 치료받다가
한번 마취없이 통증을 느끼는 바람에 겁이 덜컥난 미련한 우리 집 맏딸
괜찮다 괜찮다...하고
시간없다는 핑계를 거기 덧붙여 더 이상 치과에 가질 않았습니다.
물론 아쉬울 것 없는 동네치과에서 염려하여 전화해 줄리도 만무하고
우리는 치료가 다 된 줄로만 알았습니다.
대학문제가 해결된지 얼마 되지 않아부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진실이는 치통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그 먼~학교를 다니면서부터는 죽말고는 다른 것을 먹을 수 없을만큼 통증이 심해진 상태가 되었습니다.
미련한 것들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는 성경말씀에도 불구하고
다 큰 딸 녀석을 그리할 수도 없고...그저 미련한 넘이라고 잔소리만 투두둑 쏟아내고
치과에 가자 하였습니다.
재작년부터 아내가 단골로 정하여 저와 원경이까지 치료를 받은, 10년 에프터 서비스를 보장한다던 치과는 주인이 바뀌고 내부수리중이란 안내판이 걸린지 두달이 넘어가고
진실이가 먼저 치료받던 집에서 제일 가까운 치과는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하여
횡단보도를 두번 건너 대각선에 자리잡은 치과에 지난주 아내와 맏딸 둘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견적이 400...만원.
치료대상 이빨 수...12개...
크라운을 씌우는 것부터 충치를 때우는 것까지...선택의 여지도 주지않고 젊은 치과의사 선생이 정해준 가격입니다. 제일 비싼 재료만 고려한듯...
돌아온 마눌은 한숨을 푹 쉬고...왜 안수하면 썩은니가 금니빨이 된다는 싸이비들이 설치는 지 이해가 된다 하였습니다. 가난한 이들 어찌하라고...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저도 한숨을 푹 쉬면서 동시에 진실이를 째려보고
진실이는...풀이 팍 죽어 고개를 못들었습니다.
주일에 교회에 갔다가
교인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진실이 이빨이야기를 내 놓았습니다.
몇 분과 치과와 관련된 무용담^^을 나누던 중
한 집사님이 자신 가족이 다니는 치과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양심적이고 실력있는 치과라고. 20년동안 단골로 다니고 계시다 하셨습니다.
...
어제
진실이를 데리고 그 소개받은 치과에 갔습니다.
소개한 분이 워낙 확실한 분이고
그 분이 보장하는 양심적이고 실력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다 생각했습니다. 돈이 비슷하게 나온다 해도 말이지요.
그분은 미리 그 치과선생에게 전화도 해 주셨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신경치료를 꼭 해야 하는 것이 몇 개 줄고, 크라운을 씌우는 값도 개당 10만여원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게다가 충치치료하고 때우는 것도 보험이 되는 아말감으로 해도 된다고 하시고 그 비용조차 다른 치과보다 20%는 쌌습니다.
소개해주신 분 생각해서 전체 비용에 10%할인까지...
생각을 더 해 볼 것도 없이 120만원...을 결제하였습니다.
마치 수백만원을 번 것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실상은 120만원이란 거금이 드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400만원이란 고급치료 견적비의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겠지요.
우연히 털어놓은
진실이 이빨이야기가 280만원이란 거금의 이익을 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옛 사람들이 '병은 알리라'한 뜻을 이번에 톡톡히 알았다고나 할까요^^
...
떼돈을 번 사람답게 발걸음도 가벼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진실에게 말했습니다.
진실~너 억울하면 시집가서 비싼 것으로 다시하도록~
400만원의 멍에를 벗은 진실...한결 가벼운 표정으로...피식^^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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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요리왕 형제를 꽤 오랜시간 착취한 것은 알겠는데.....
답글
진실이 이빨관리조차 똑바로 못하다니..
.
하긴, 사망하면 천국가고자 받치는 돈이지 , 평소 보살펴달라고 받쳤던 돈은 아니겠죠?
어주구리한 하나님의 못믿을 능력 보다야 인간 의사가 훨 낫죠.
치통은 견디기 어렵다던데, 고3의 병치곤 고약스럽네요. -
가격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의사를 만났다는게 천만다행입니다.
답글
긴 시간을 요하는 이빨치료.
시집갈 때까지
또 다시 치과에 돈 갖다 바치는 일 없도록
치료 잘 받게 하셔야 할 듯..
요리왕님..
웬지 낯설어이~
쩜님~!하고 부르는게 저겐 훨 자연스러운데..
평안~!! -
축하드립니다.
답글
저도 아말감으로 버티는데 장단점이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한빛이도 이번에 두 개를 그 정도 선에서 치료해 주었구요.
정기적으로 체크 받으면서 관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가족의 수 만큼 치과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 아픔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치과의 수입은 늘어간다는 사실이 참 슬프지요?
이참에 독수리남매 중에서 한 명쯤은 치과의사가 되는 게 어떨까요? ㅎㅎㅎ
진실이 이 저렴?한 치료로 행복해 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의료보험에 안되는 항목이 늘어난 건
답글
의사들이 돈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 현금으로만 받겠다고 하면.. 탈세까지 가능해지지요.
나라에서 이건 필수다 최소한이다.. 싶은 항목들은
모두 의보에 포함시켜 놓았거든요.
되도록 그 범주 안에서 치료해주려는 의사를 만나는 것은
양심적인 의사를 만나는 것과 거의 같은 의미지요.
돈 많이 버셨네요. 한달 월급에 맞먹는 보너스 수준이군요. ㅎㅎ-
주방보조2008.03.19 13:26
그렇군요.
제 친구 의사녀석도 무척 떠벌이는데...조심하길 잘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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