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책 [기도]...3

오강남씨가 번역한 The Way of a Pilgrim 은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제목은 그냥, 제 1 화, 제 2 화, 제 3 화, 제 4 화...로 되어 있고

중간중간엔 오강남씨가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다는 소제목들이 적잖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제 1 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합니다.

 

내용은 매우 간단합니다.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성경말씀을 어떻게 하면 실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교회와 수도원등을 전전하다가 자칭 큰 스승을 만나 성경을 읽는 중엔 깨닫지 못하던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필로칼리아]라는 교부들의 글이 실린 책에 나오는 것인데

"주 예수 그리스도, 제게 자비를 베푸소서"를 입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쉬지 않고 계속 부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의 기도"라고 하는 것입니다.    

묵주를 가지고 3천번, 6천번, 1만2천번까지 점차 외우는 수를 확대해 나갔고 큰 기쁨으로 마음을 채울 수 있게 됩니다. 비록 마음으로 하는 기도가 쉬지 말고 저절로 나오는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

 

일반 종교에서

어떤 말을 반복적으로 뇌까리는 것의 심리적 효과에 대하여는 유효판정이 내려져 있습니다.

오강남씨가 역자의 말에서 언급했듯이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하는 염불도 마음을 다스리는데 효과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오옴진리교에서 또는 힌두교의 구루들 중 일부가 '오~옴~'하고 반복하는 신음소리?에도 그런 효과가 있음이 주장되고 있습니다.

남묘호랑게교?입니까? 이들도 그 비의를 깨달아 같은 부문을 몇천번식 외우기도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입니다.

일부 개신교나 소수 가톨릭 그리고 대부분의 사이비 및 기독교 이단을 망라하고 참 열심히 하고 있는 정체모를 방언기도(성령의 은사로서의 방언이 아니라^^)라는 것도 '간단한 언어의 "반복"이라는 염불 공식'에 충실하다는 것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염불은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고 어리게 만들고 순진하게 만들면서...자기도취에 빠질 수 있을만큼 아무것이나 거기 집어 넣을 수 있는 교묘한 마음의 공간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반복의 힘이 강요하는 그 무엇을 우 리가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요소가 우리들의 심리 속에 없지 아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이용하여...

독재자들은 백성들을 맹목적 노예로 전락시키는 일을 하며

언론은 어느나라에서건 백성들을 쥐락펴락하는 그 힘을 과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세뇌"...또는 "최면"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

 

만약 우리가 예수를 믿으면서

그 기쁨의 근거가 ...성경이 가르치는 구원의 진리를 깨달음도 아니고 성령의 충만도 아니고 사랑의 실천도 아닌

염불을 외우는 것으로 되어 있다면 ...그것은 기독교의 종말과 다름 아닙니다.

 

저는 그런 관점에서...줄창 복음성가를 1시간여 반복해서 부른다든지 통성으로 방언기도소리를 높여 함께 중얼거리는 것은 ...위험하다 생각합니다.

 

...

 

이 책이 쓰여진 때가 19세기 말 러시아라면

타락한 종교로서의 교회가 얼마나 무능하고 어리석은지를 꼬집는 ...재미있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톨스토이가 그 시대 러시아에서 노골적으로 교회를 비판하기도 하였고 소설을 통해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한 것같이

이 이야기도... 진지를 가장하여 참으로 신랄하게 ... 염불을 외우는 것이 차라리 더 낫지 않은가 비웃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만약 제 추측이 맞다면

이 "예수의 기도"를 따라하는 기독교인이란...똥을 된장이라고 잘못 알고 먹는 자일 뿐입니다.

 

...

 

이야기의 주인공이 성경에는 마치 어떻게 기도하라는 가르침이 없는 것같이 주장하지만...

성경에 얼마나 많은 기도의 예와 가르침이 들어있는 지는 ...헤아릴 수 없다...가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