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성경에 대하여

빌립보서...

주방보조 2004. 10. 1. 10:26

빌립보서는
너무 강렬한 인상을 준 한 단락 때문에 다른 말씀들은 잘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예전에 꽤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초대 대학부 회장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이라 아무도 나서서 하려 하지 않았는데
가장 띨띨한 저를 허수아비처럼 세우고 나서야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서 당시로는 획기적이라 할만큼 큰 대학부가 이루어졌었지요. 40명 가까이 모이는...^^
근데 제가 회장이라 해봐야 뭘 할 줄 아는 것이 있어야지요.

되도록 다른 이들에게 역할을 부탁하고 모르면 물어보고..그래도 안되면 진땀을 흘리며 시간을 때웠지요.
그때 가장 의지할만한 형제가 하나 있었는데 저보다 두 살정도 더 나이를 먹었고 대학선교단체에서 많은 경험이 있던 존경할만한 성품의 형제였지요.

 

그 형제가 하루는 모임중에 일어나더니 간증을 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데...키가 자그마한 그 유능한 형제가 간증 중에 인용한 말씀이 바로 빌립보서의  그 말씀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그리고 이어지는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는 "노래"말입니다.

 

공동번역의 가사를 옮겨봅니다.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 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

 

유럽에 세워진 첫 교회인 빌립보교회에 대한 바울의 사랑은 좀 남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감사와 기쁨이라는 말이 그렇게 자주 나타난 것은 아마 그런 이유가 아니겠나 싶습니다.
 
다른 교회들에 비해서 비교적 문제가 적었고 기대가 컸으며 친밀했던 이 교회에 여러 가지 영적
가르침을 빌립보서로서 전달합니다.

그중 가장 핵심되는 것이 바로 이 그리스도의 마음이라는 노래입니다.  

저는 이 노래야말로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며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가장 근본적인 지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 상태로까지 낮아져야 하는 거 아냐?...'라는 후배의 말에 빌립보서의 이 말씀을 생각하고 평안을 찾았다는 그 형제의 간증처럼 말입니다.

 

...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는 것'과
'나보다 남을 더 낮게 여기는 것'은

재미있게도 그냥 들리는 발음은 똑같습니다. 아닌가요?

입으로는 '낫게'로 말하고 생각으로는 '낮게'로 꾸며서는 안되겠지요^^

 

...

 

제게 너무 인상적이었던 이 말씀 외에도

 

빌립보서를 통하여

 

기쁨과 감사로 충만한 그리스도의 사람 바울의 권면들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 원덕2004.10.01 10:32 신고

    제게도
    나보다 낫게 여길 그 <남>을 항상 먼곳에서만 찾는 버릇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내 옆에서 항상 나를 가장 많이 갈구는^^ 그 사람을 나보다 낫게 여길 것을 다짐하며....

    답글
  • 잔느2004.10.01 11:02 신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이..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순간순간 나보다 남을 낮게 여기는 마음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빌립보서 다시 잘 묵상하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훈련을.. 해야겠습니다.

    답글
  • 김순옥2004.10.01 11:35 신고

    저는 가까이 있는 사람이 나보다 낮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늘 만족스럽지도 않고 때로는 미울 때는 있어도
    그래도 나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나보다 낫게, 아니면 나보다 낮게 생각하는 판단 기준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답글
  • 2004.10.01 13:33 신고

    사람들의 나은부분들을 볼수 있다면 ...
    그리고 그런 부분들이 서로 나타날수 있다면...
    그리스도의 지체로써 세워지는것이..
    그리스도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제게도 그런 눈과 도울수잇는 지혜의 능력주시길 기도합니다..

    그런데...

    자꾸만 속으론 이렇게 생각하네요..
    그래도... 내가 머가 좀 나아도 낫지하는 생각요~
    말씀의 날이 서야..제 이런 생각들이 베어질텐데요 ^^

    "낫게"와"낮게"를 자주 묵상하겠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4.10.01 14:14

    원덕님...

    제 이름이 元必입니다. 반드시 으뜸이다라는 뜻이죠.
    얼마나 교만한 이름입니까?
    그래도 항상 마눌 앞에선 실실 깁니다^^

    아내를 자기보다 낮게 여기는 남편들은 ...불행한 남편들입니다.
    왜? 마눌을 저보다 낫게 여기는...제가 어느정도^^ 행복하니까...ㅎㅎ

    아내된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기보다 낮게 생각되는 배우자와 산다는 것은 ... 그 자체로 이미 불행하잖아요?

    답글
  • 주방보조2004.10.01 14:19

    잔느님...

    그런 이야기도 이런 주제에 어울릴 것같습니다.
    자신의 문제는 합리화해서 미화하고
    다른이들의 문제는 비하하여 비판을 삼가지 않는 우리들의 습성이요.

    저는 아직 자식들에 대하여 ...이 말씀을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하두 공부만이 기형적으로 부각되니...아직 이녀석들보다 공부는 조금 더 잘했던지라...ㅎㅎ
    (그러나 피아노니 그림이니 성격이니 하는 것들은 이녀석들이 훨씬 더 낫지요.)

    서방님은 높여 드리고 계시죠?

    답글
  • 주방보조2004.10.01 14:28

    김순옥님은 확실한...행복의 조건을 가지고 계시군요^^

    우리나라의 많은 부부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산다면 ...이혼이라는 것이 결코 그리 높은 프로테이지를 차지하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제가 남자니까 하는 말인데요...
    아내를 비하하는 것이 마치 대장부의 일처럼 떠들어 대는 친구들 보면 참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지나치게 자랑을 떠벌리는 일이야...(이미 저는 확성기에 대고 떠들었지요?^^) 또 다른 꼴불견이겠습니다만...

    ...

    한번 더 떠들면^^

    저는 제 아내가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알고 있지 않은 것같아 안타까을 때가 많답니다^^

    답글
  • sunny2004.10.01 14:32 신고

    원필님,
    이름에 대한 해석을 바꾸시죠?
    언제나 으뜸이 되시는 분을 반드시 기억하라, 언제나 으뜸 되시는 분을 내세워라 라는 뜻이라고 말입니다.
    그게 빌립보서 말씀과 어울리는 것 같네요.
    마눌 앞에서 실실 긴다(?)는 것보단 말입니다.
    언제나 반드시 자기보다 으뜸을 내세우시길.....
    청랑

    답글
  • 주방보조2004.10.01 14:34

    룻님...

    아멘입니다.

    >>사람들의 나은부분들을 볼수 있다면 ...
    그리고 그런 부분들이 서로 나타날수 있다면...
    그리스도의 지체로써 세워지는것

    ...

    교회 지체들이 모두 그런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면 ... 어찌 아름다운 교회이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답글
  • 주방보조2004.10.01 14:43

    청랑목사님...

    제 이름은 아버지께서
    신명기 28:13-14 말씀을 근거로 지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면 머리가 되고 꼬리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요.

    그러니까
    하나님 말씀 잘들어라...이것이 제 이름의 의미이죠^^

    ...

    목사님의 해석도 참 좋네요^^

    반드시 으뜸인 주님을 기억하라...또는 반드시 으뜸인 분을 순종하라...그러면 같은 맥락이 되구요

    답글
  • 이사야2004.10.01 15:20 신고

    빌리보서의 말씀...

    이곳에서 자주 자주 제 사랑하던 말씀들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제 외할머니는 90 가까운 연세이신데도
    하루종일 성경을 보십니다.
    몇번을 읽으셨는지 물어보면 그냥 몰라 하고 주름 가득한 얼굴로 웃으십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화평하고 고우신지...

    제게 이나마 믿음이 엄존한다면...
    평생 저를 위해 새벽마다 기도하시는
    제 외할머니 덕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삽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4.10.01 15:31

    이사야님...

    100세에 가까운 저의 외할머니도

    치매에 걸리시기 전까지
    항상 성경을 그 손에서 놓지 않으시고...사셨습니다.

    지금은 중증 치매로 메국의 양로원에서 쓸쓸히 계십니다만 ...

    ...

    님이 이 비오는 날에 외할머니...를 떠 올리게 하시는군요.

    답글
  • malmiama2004.10.02 15:42 신고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는 개신교 장로였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 돌아가신 후 6남매를 홀로 키워야했던 외할머니는
    성당엘 다니셨는데... 술과 담배를 무척 좋아하셨지요.

    많은 손주 중에 유달히 저를 귀여워 하셨습니다.
    종종 성당에도 데리고 가곤 하셨는데 어린 맘에 담배냄새만 안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지요.

    30년 전 여름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 맑은 가을 날에 외할머니가 문득 떠 오릅니다.
    중학교 다닐 때 외할머니가 해주신 입에 맞지 않는 반찬......
    맛있게 먹을 걸... 투정부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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