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순대먹기...^^

주방보조 2007. 1. 27. 09:39

진실이가 성문 종합영어를 일독하면 동네 순대말고 제대로 된 순대를 맛보여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 딱 한달 전입니다.

일요일
지난 주말 1독했고...주일오후에는 놀겠다 하여 동생들을 데리고 건대입구역 근처에 가서 놀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목요일에는 롯데월드에 가서 스케이트를 타고 놀기로 했다...제게 통보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녁으로 순대를 사 달라고...
저는 생각할 것도 없이 진실이에게 말했습니다. 다 놀러 가도 좋지만 너는 안된다. 이제 고3이고 수능이 300일도 남지 않았잖느냐.
진실이의 반격이  시작되었지요,
고개를 숙이고 인사도 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마치 유령처럼 스스스~걸어다니며 한숨만 가끔 토하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루가 쌓여서 1년이 되는 것임을 잊지말라는 따위의 말을 볼 때마다 한마디씩 해 주었습니다.

화요일
이틀만에 진실이가 기분이 좋아져서 인사도 하고 웃기도 하고 저를 보고도 아는 체를 하였습니다.
변덕스럽기는 참...
게다가 왜 기분이 좋아졌는가 이야기를 듣고는 실소를 금치 못하였습니다. 
롯데월드가 요즘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이 녀석의 기분 좋아진 단 하나의 이유었습니다.
자기는 롯데 스케이트장 가는 것 아니면 그냥 공부하겠다고...
그리고 저녁에 순대나 먹겠다고...

목요일  
진실이의 동생들은 기어이 놀기로했답니다. 약속이었으므로...허~ 
롯데 대신 어린이 대공원에서...3시30분부터...
2만4천원을 주어 보냈는데...돈 좀 진실이 편으로 더 보내줄 수 없냐고 전화가 온 것이 4시...
안된다고 꽥 소리를 질렀죠.
그 이후로...순대...저녁을 사주기 위해...기다리는 데 7시넘어서까지 전화가 오질 않아 마눌의 핸폰을 들고 진실이와 저는 신의주 찹쌀 순대집을 들러 건대역 앞에서 기다리는데...놈들이 이제서야 집에 나타났다고 전화가 온 것이 8시...
놈들을 기다려...함께  순대를 먹기 시작한 것이 8시 40분...
2만5천원짜리 모듬 둘을 시켜놓고...순식간에 다 먹어 치운 것이 9시 10분...
건대역에서 헤어지기 섭한 표정의 아이들 사촌 녀석을 보낸 것이 9시 30분... 집에 도착한 것이 9시50분...

뭐하고 놀았느냐?
빅6를 사서 타고 놀았지요.
안 추웠냐?
손만 좀 시릴 뿐 안 추웠어요.
재미는 있었냐?
다람쥐 통이 재미있었고 범퍼카는 재미없었어요.
사람은 많고?
ㅋㅋㅋ
왜 웃어?
우리 넷만 탔어요. 아무도 없어서,,, 줄 설 필요도 없었죠...

그리고는 건대입구의 보드게임카페에서 놀다가...늦었다고,
집에서는 연락이 없는 녀석들 때문에...벼라별 공상을 다하며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진실이는 나실이가 있으니 염려없다 하고
저는 나실이도 집에서나 큰소리 치지 얼마나 겁쟁이라고...반박하면서...

...

신의주 찹쌀 순대는 고급스러웠지만^^그리고 맛도 그런대로 좋았지만 너무 비싸고 4인분이라는 모듬대짜리가 양이 참 적었습니다. 비실거리는 개미허리 여대생 4인분인지...쩝

집에 돌아오면서 닭꼬치를 하나씩 입에 물려주어 허전함을 달래주고 
한마디 했습니다.
야 우리 앞으로는 동네 순대나 사먹자
우리 아이들 넷이(교신이는 불참^^) 길게 한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예~에~~~

 

 

 

 

 

  • 김순옥2007.01.28 08:44 신고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에 동의합니다.
    진실이가 이제 고3이 되었군요.
    아니 수능이 끝나면 이미 다음 학년은 고3이 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만.
    친구 딸아이가 이번에 대학을 가야 하는데 부모의 열정을 한참 따르지 못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답니다.
    그 많은 학교 가운데서 가야 할 곳이 없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지요?
    진실이가 남은 시간 정진해서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단체로 움직이는 독수리 군단은 언제봐도 즐거워 보입니다.
    순대를 역시 동네 순대가 맛있는 것 같아요.
    아바이 순대며...그런 것들 비싸기만 하고 맛은 덜하던걸요.

    이제 방학도 끝자락이네요.
    모두가 학교로 빠져 나가면 집안이 텅 빈 느낌이겠지요.
    그건 학원이다 과외다...그런 것들과 친하지 않은 영향이긴 하네요.
    저도 이번 겨울 방학은 한빛이와 더불어 방콕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답글
    • 쩜.2007.01.29 03:09 신고

      은근히 진실이에게 기대하는 것은 맏이로서의 본인데.......녀석의 성품상 무리한 기대인 것같다 생각합니다^^ 요즘은 수학과 과학에 신경을 써서 공부하는 것같은데 그,래도 하이킥이니 연개소문이니 볼 것 다 보면서 한답니다.

      정말 방학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아느새...

  • 푼수2007.01.30 12:41 신고

    안녕하세요^^
    오늘 드뎌 왔습니다.. 아침 10시 30분쯤..?
    지금 피씨방인데요, 안부남깁니다.
    지금은 인터넷이 워낙 오랜만이라.. 좀 어리버리한데요..
    다음에 또 들를께요..
    건강하시죠..? ^^

    답글
    • 주방보조2007.01.30 13:55

      아~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군요.
      재작년 말쯤 소식을 전해듣고 작년초쯤 몇번 면회를 계획하고...그곳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살펴보았었답니다. 모르는것이 많아서 ... 메일도 못보내겠더군요.
      무사히 나오셔서...감사하고요. 한번도 못 가뵈서 미안합니다.
      천천히 이야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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