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조정희칼럼

티노 마르티네즈: 전직 양키즈

주방보조 2004. 2. 8. 00:59
<제99호> 티노 마르티네즈: 전직 양키즈 2002년 10월 11일

다들 아시지요?  뉴욕 양키즈가 어메리칸 리그 준결증에서 졌습니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지요.  

어처구니가 뭔지 아시겠지요?  
옛날 쌀이나 콩을 갈 때 쓰는 맷돌 손잡이가 바로 어처구닙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 하나가 빠졌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토막 하나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되는군요.  
그래서 사소해 보이지만 없어서는 안될 것이 바로 어처구니입니다.

미국 프로야구의 포스트 시즌을 즐길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춘 저희에게는
'양키즈'라는 어처구니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아리조나와 뉴욕이 또다시 월드시리즈 결승전에서 만날 것이라고
저는 미혜씨에게 몇번이고 장담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둘 다 떨어져 나가 버렸습니다.  
저희에게는 앙꼬없는 찐빵, 고무줄 없는 빤쓰가 돼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미혜씨는 요즘도 프로 야구 봅니다.  
'남(?)'의 게임이 뭐가 그리 재미있겠느냐구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미혜씨는 요즘 세인트루이스 경기를 봅니다.  
왜 그런지 짐작하실 수 있으세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티노 마르티네즈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일루수를 보고 있는데, 티노가 작년까지 양키즈에서 뛰었습니다.  
5년 동안 4번 우승하던 당시의 주역이었지요.

그가 올해에는 새로 영입된 제이슨 지암비에 밀려서 카디널스도 이적했습니다.  
자유계약 상태였으니까 최악의 대접인 트레이드를 당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상당히 상했을 것이 뻔합니다.  
그런데도 세인트루이스에 가서도 열심히 했습니다.  
연간 타율이 2할6푼 정도, 홈런 21개, 타점이 75타점 정도니까 보통 이상은 한 거지요.

티노는 아주 미남인데 미혜씨의 티노 사랑은 그가 미남이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집에 더 미남도 살고 있는데요, 뭐.)  
그는 아주 매너가 좋은 선수입니다.  
신경질을 내 본적도 없고 스트럭 아웃을 당하고 들어가서도
덕아웃에서 그 흔한 행패한 번 부린 적이 없답니다.  
게다가 그가 흐르는 공을 낚아내고서 아웃을 잡은 후에 한번 씨익 웃는 그 웃음은
그야말로 백만불짜리입니다.

양키즈가 포스트시즌에서 떨어겨 나가니까
미혜씨의 양키즈 사랑은 전 양키즈 선수에게로 쏠립니다.  
'티노라도 잘해 주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전직' 양키즈의 명예(?)를 걸고서......

양키팬들의 양키즈 사랑은 아무도 못 말린다더니....
미혜씨가 바로 그 짝입니다.  
양키즈가 없으면 전직 양키즈라도....  

아마 전직 양키즈 선수도 없다면
양키즈에 입단 신청을 해 본 적이 있는 선수라도 응원할 지 모르겠습니다.

미혜씨의 양키즈 사랑....
이건 자주 확인해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건 아주 팩트(fact)입니다.


조정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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