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조정희칼럼

[이름]중국사람이 미국을 메이꿔(美國)라고 부르게 된

주방보조 2004. 2. 7. 16:05
<제24호> [이름] 중국사람이 미국을 "메이꿔"(美國)라고 부르게 된 까닭 2001년 08월 12일

중국 사람들은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어메리카"(United States  of  America:
USA)를 "美國"으로 쓰고 "메이꿔"라고 읽습니다.  

중국어로 유에스에이의 원래 이름은 "메이리지안헤쫑꿔" (美利堅合衆國 [mei-li-jian-
he-zhong-guo; 343242])입니다.  꺽쇠안은 발음(pining)과 사성입니다.  

첫 세 글자 메이리지안(美利堅)은 "어메리칸(American)"을 음차한 것입니다.  헤쫑꿔
(合衆國)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united states)"를 뜻에  따라 번역한 말입니다.  그
래서 메이리지안헤쫑꿔(美利堅合衆國)는 소리 옮김과 뜻 옮김의 합작품입니다.

이상한 것은  중국어 메이리지안(美利堅)에는  영어  "어메리칸(American)"의 첫음절
"어(A-)"에 해당하는 소리가 없습니다.  좀 이상하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없어도 큰 문제가 안됩니다.  한국말로 "어메리카"라고 써놓으
면 첫 음절 '어'의 발음 길이나 강세는 '메'나 '리'나 '카'와 거의 같아야 합니다.  독립
음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America의 미국발음에서 A는  그렇게 강한 발음
이 아닙니다.  있는둥 마는둥 살짝 붙여주는 약모음입니다.  

여기에 생각이 미친 중국사람들은 '어메리카'를 음차할 때에 아예 약모음 "A"를 빼버
리기로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  다음 소리 '미음'(엠(m))이
양순음이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메이(美[mei])"를 발음하려면 두 입술을 붙이면서  짧은 동안이나마 "엄"하는
소리를 내게 됩니다.  "메이(美)"를 발음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엄메이'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무의식적인 소리 '엄' 때문에 메이리지안(美利堅)이라는 말만 가지
고도 "American"을 원음에 가깝게 음차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매번 메이리지안헤쫑꿔(美利堅合衆國)라고 부르려니까 아무래도 너무 길고 성
가셨을 것입니다.  중국사람들은 제 나라 이름 쫑화런민꽁헤꿔(中華人民共和國)도  너
무 길다고 맨 앞자와 맨 뒷자만 따서 쭝꿔(中國))라고 줄여 말하지 않습니까?  

같은 방식으로 "메이리지안헤쫑꿔"에서도 맨 앞자와 맨 뒷자를 따서 "메이꿔"(美國)로
줄여버렸습니다.  그게 바로 중국사람들이 미국을 "美國"이라고 쓰고 "메이꿔"라고 읽
게 된 내력입니다.  

그래도 한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어째서 '아름다울 미(美)'자를 썼을까요?  다른 뜻을
가진 다른 글자를 선택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래서 메이(mei-3)로 발음되는 한
자어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 발음의 한자는 딱 두 개 밖에 없습니다.  아
름다울 미(美)와 언제나 매(每)자가 그것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지는 않았습
니다.

그런데 미(美)와 매(每) 중에서 아름다울 미(美)자를 선택했을 때 그들의 생각은 무엇
이었을까요?  물론 제가 잘 모르는  다른 음운론적인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
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라면, "에이, 기왕이면 기분 좋게 해 주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해서 "미국"의 중국어 이름의  뜻은 "아름다움(美)과 부유함(利)과 강성함(堅)
이 모두 합쳐진(合衆) 나라(國)"가  되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미국을  위해 대단한
복(福)을 빌어준 셈이지요.  

아무튼 이게 바로 중국사람들이 USA를 美國이라고 쓰고 "메이꿔"라고 읽게 된 사연
입니다.

알바니에서, 조정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