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지교회와 그 지역 교회...에 대한 생각

서빙고동의 온누리교회는 출석교인이 3만이 넘는 초대형 교회중 하나입니다.
그 교회와 관련되는 두란노와 금요찬양집회에 대해서는 저도 들어 잘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교회지요.

이교회가 ACT29(사도행전을 새로 쓰자?)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지교회를 30개 온누리(국내 국외)에 세우기로 하고 몇백억의 예산을 짜 집행중이라 합니다.

몇가지 관점에서 보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성공한 교회의 재정적 인적 지원을 받을 수 있으므로 꽤 그럴듯하게 보이는 규모있는 교회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수백억의 돈을 세습하는 따위에 사용하지 않고 그 나름대로 교회를 세운다는 의미있는 곳에 투자한다는 것이구요
세째는 낭만적인 정치인들이 들락거리는 룸싸롱따위가 많아지는 것보다는 교회가 세워지는 것이 그래도 낫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두란노 지교회가 들어서는 지역의 군소교회들은 연합하여서... 집단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내세우는 명목상의 이유는 이런 것입니다.
온누리교회가 세우는 지교회들이 복음의 불모지가 아니라 많은 교회가 이미 들어차 있는 곳에 세우는 것이므로 "비 성경적인 짓"이라는 것이지요.

일견...일리가 있어보이는 주장입니다.

...

그렇지만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그 지역교회가 말하는 '비 성경적인 짓'이 이미 기존 교회가 있는 곳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면
그 지역교회에 있는 수많은 교회들이 "먼저" 그 비 성경적인 짓...을 하고 있었지 않습니까?
무슨 이야기냐구요?
작은 교회들로 ...또는 규모있는 교회도 마찬가지지요...개척할 때 교회없는 지역에 교회를 개척한 경우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먼저 비성경적인 짓을 하면 괜찮고...나중에 비성경적인 짓을 하면 안됩니까?
작은 규모의 비성경적인 짓은 괜찮고...대형의 비성경적인 짓은 안됩니까?

...

결국
그 지역교회들의 들고 일어남은
초 대형교회의 세력확장에 따른 방어논리에 불과합니다.

밥그릇 싸움이란 이야기이지요.

밥그릇 작은 것들은 들어와 봤자...별 문제가 안되니...게다가 작은 밥그릇에 들어가려는 "밥"들도 별로 없으니...신경쓰이지 않지만

큰 밥그릇...그것도 금으로 상감을 하고 휘황찬란한 보석으로 치장한 ...이 들어오니
"밥"들의 동요와 상실을 두려워 하여

그동안 별로 친하지도 않던...명목상의 이웃사촌 형제 자매 교회들이 연합까지 해서...난리를 치는 것입니다.

...

온누리교회가 하는 짓은 옳고 지역교회들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냐구요?

아닙니다.

온누리교회가 하는짓도 바람직하지 않으나
지역교회들의 반발도 분명히 잘못된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차라리

그 큰 교회가 스스로 항공모함이 되고 주변에 구축함들을 거느리고 싶다면(하용조목사님 말씀)

그 구축함을 위해...지역의 작은 교회들이 교인들을 보내주고 헌금도 해주고 격려와 칭찬도 해주고 축복까지 해주라는 말입니다.

그래야...성도들이 "밥"으로 전락하지 않고 계속 거룩한 성도들이 되며
교회들이 "밥그릇"이 아니라 주는 자가 복이 있다는 진리가 드러나는 "교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그래도

부끄러움을 모르고...구축함을 더 많이 건조하겠다는 항공모함이라면

하나님께서 침몰시키실 것이라는...

...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은...교회가 할 짓이 분명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