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는 1월 21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이 목사에 대한 수사 촉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 목사가 교회 재정을 교인들에게 한 번도 공개하지 않고 불투명하게 운용하고 있다며 횡령 및 배임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피해 교인들은 자신들의 재정적 희생으로 이 목사와 그 가족들이 경제적 특혜를 누려 왔다며, 사법 당국이 이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현재 지역 기독교 연합회 회장과 교계 연합 단체 공동부회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신이 세운 교단 총회장도 맡고 있다. 이 목사는 1997년 분당ㅎ교회 전신을 개척하며 목회를 시작했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노숙인과 빈민, 장애인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교회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예언과 성령 사역에 전념해 왔다. 분당ㅎ교회에서는 예언 사역자들을 세워, 교인들을 상대로 예언을 전하게 한다. 한 선교 협회 회장을 맡아 미국의 신사도 운동가들을 초청해 영성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외에도 부흥사 협회, 영성 협회 등의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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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ㅎ교회 전 교인들이 이 아무개 목사에게 헌금 강요와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무리한 건축으로 100억대 부채 |
분당ㅎ교회 내홍은 2016년 말 불거졌다. 교회를 떠난 교인들은 이 목사가 평소 지나치게 헌금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교회가 2012년 무리하게 건축을 진행하면서 100억대 채무를 져, 그 부담을 그대로 교인들에게 떠안겼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속된 헌금 강요와 불투명한 재정 운용 때문에 2016년 말 대거 교회를 떠났다고 말했다.
분당ㅎ교회는 2012년 7월 성남시 ㅂ동에 예배당을 신축했다. 연건평 1900평에 1200명이 동시에 예배할 수 있는 규모다. 당시 건물 등기부 등본을 보면, 교회가 건축을 진행했던 2012년 금융기관 3곳이 예배당을 상대로 근저당 159억 원을 설정했다.
교회 건축위원이었던 A 집사는 "당시 교인이 200명도 안 됐다. 이 목사가 무리하게 건축을 진행하는 바람에 교회가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교인들이 막대한 돈을 건축 헌금으로 냈는데, 어디에 쓰였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분당ㅎ교회는 결국 2017년 9월 예배당을 매각하고 현재 성남시 ㄷ동 건물로 터를 옮겼다.
피해 교인들은 교회가 건축 이후 재정난을 겪게 되자 교인들에게 대출을 종용하며 헌금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B 권사는 2015년 1월 26일 교회 직원 강 아무개 국장에게 지시를 받고 분당에 있는 한 대부 업체 사무실에서 300만 원을 빌렸다고 했다. 그는 1월 31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강 국장이 주소를 알려 주며 교인 2명을 데리고 가라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가 보면 안다고 했다. 대부 업체였다. 그때에는 교회 명령에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지지도 않고 대출한 돈을 그대로 담임목사에게 갖다 줬다"고 말했다.
분당ㅎ교회 부교역자였던 C 목사도 비슷한 시기 재정부장 지시를 받고 대부 업체에서 300만 원을 빌렸다고 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목사가 강단에서, 대출한 교인들을 영웅시했다. 소액 대출 상담은 조건이 까다롭지 않으니 교인들이 교회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금을 내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낄 정도였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니, 교인들이 헌금하기 위해 수백만 원씩 대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C 목사는 벌이가 없던 자신에게 300만 원은 큰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ㅎ교회 교역자였지만 사례비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채무를 갚지 못한 C 목사는 결국 신용 불량자로 전락해, 법원에 개인 회생 제도를 신청했다고 했다.
분당ㅎ교회에서 장로를 지냈던 대책위 정 아무개 대표는, 직분을 가진 교인일수록 헌금에 대한 압박이 심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 역시 교회 건축 빚을 갚기 위해 수억을 헌금하고, 이후 '이자 헌금'이라는 명목으로 매달 30~50만 원씩 교회에 갖다 줬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 목사가 중직자를 중심으로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헌금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처음에 비상대책위원회로 불리다가 이후 오병이어, 칠병이어 등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했다. 정 대표는 "담임목사가 '하나님께서 나중에 채워 줄 것'이라고 하니까, 중직들은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보험을 해약해서 얻은 돈을 교회에 헌금했다"고 말했다.
A 집사도 "20명 안팎이었던 비대위원들이 약 16억 원을 모은 것으로 기억한다. 이미 건축 헌금으로 거액을 낸 사람들에게 비대위라는 이름을 붙여 더 걷어 가니, 교인들이 겪는 고통이 심했다"고 말했다.
피해 교인들이 문제 삼는 건 헌금 강요만이 아니다. 정 대표는 이 목사가 20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공동의회를 열지 않고 재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교회 재무 상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이 목사와 측근들밖에 없다고 했다. A 집사는 건축위원조차도 건축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과 재무 상태를 자세히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교회와 함께 교인들도 하나둘씩 빚더미에 나앉고 있었다. 그런데 이 목사는 계속 재정이 어렵다고 하고 세부 내역을 밝히지 않으니, 교회 안에서 이 목사와 관련한 재정 의혹과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아무개 목사, 부교역자에게 |
분당ㅎ교회에는 내홍을 겪기 전까지 부교역자가 30여 명 있었다. 대부분 분당ㅎ교회 교인이었다가 이 목사에게 '사명을 받았다'는 예언을 받고 목회자가 된 사람이었다. 이들은 이 목사가 만든 신학교에서 4~7년간 유상으로 교육을 받고 이 목사에게 안수를 받았다. 대책위는 교역자들이 매일같이 교회에 나와 이 목사의 사역을 도왔지만, 사례비 한 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D 전도사는 2012년부터 분당ㅎ교회에서 사역했다. 그는 1월 30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교회에서 거의 숙식을 해결하며 각종 일을 도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ㅎ교회는 유독 영성 집회를 많이 열었다. 부교역자들은 찬양 인도나 집회 준비, 외부 인사 응대 등을 하거나 담임목사의 외부 행사에 동원됐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맡은 사역이 많았지만 사례비는 없었다. D 전도사는 공사장에서 일용직을 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그러나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을 이 목사에게 들키면 안 됐다. 그는 "담임목사가 세상의 돈을 구해서는 안 되고 물질에 구속돼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 돈이 없으면 기도하라고 했다. 사례비를 주지 않으면서 밖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조차 못하게 하니까, 생계를 꾸리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E 전도사는 교회가 행정에 필요한 비용도 교인들에게 부담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일학교 간식부터 예배나 집회에 필요한 각종 물품, 집기도 교역자나 교사들이 스스로 마련했다. 교회가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교인들이 헌금한 액수가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대체 어디에 쓰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학 간 담임목사 딸 위해 식모살이 |
분당ㅎ교회 출신 교인들은 이외에도 이 목사가 자신의 딸과 아들을 위해 교인들을 착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목사가 유학 중인 딸을 위해 교인들을 미국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선교'라는 명목을 댔지만 실제로는 담임목사 딸을 뒷바라지하는 일이었다. 2016년 말 교인들과 함께 분당ㅎ교회에서 나온 F 목사는, 2010년과 2011년 사이 3번에 걸쳐 9개월간 미국에서 이 목사의 딸 홍 아무개 씨와 함께 살았다고 말했다.
F 목사는 "담임목사가 훈련이라는 이유로 중직자들을 미국에 보냈다. 그의 딸 홍 씨는 교회에서 예언 사역자였다. 이 목사는 딸 곁에서 훈련을 받으면 예언 은사를 받을 수 있을 거라며 교인들을 설득했다. 그런데 가서 한 일이라고는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매일 홍 씨를 학교에 태워 준 것밖에 없다"고 했다.
B 권사도 2011년 이 목사 지시를 받고 두 차례 미국에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목사가 주로 가까운 교인들을 딸에게 보냈다.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한 교인이 오랫동안 머물지는 못했다. 비자 기한이 있으니 교인들이 돌아가면서 홍 씨의 식모 역할을 했다. 비행기 표를 구입하거나 체류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교인들이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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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ㅎ교회 전 교인들은 매주 일요일 예배당 앞에서 이 아무개 목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1월 27일 피켓 시위 모습. 뉴스앤조이 박요셉 |
분당ㅎ교회 교인들이 동원된 곳은 미국에 있는 딸 집만이 아니었다. 청년들은 이 목사 아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거의 돈을 받지 않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의 아들 홍 아무개 씨는 해외 견종을 사육하고 판매하는 사업을 했다.
분당ㅎ교회 전 교인 G 씨는 2014년 11월, 홍 씨에게 대기업처럼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경기도 안중에 있는 사육장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홍 씨는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같이 놀면서 자란 형이었다. 교회 친한 친구들이 이미 사육장에서 일하고 있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니까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고 했다.
청년들은 사육장에서 개들을 돌보는 일을 맡았다. 새벽부터 일어나 견사를 청소하고 개들을 씻기고 밥을 주면서 지냈다. G 씨는 업무 강도가 심하지 않았지만 사육장에서 거주하면서 일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장 힘든 건 잠을 충분히 못 자는 환경과 임금 체불이었다. 그는 "10개월간 일하면서 임금을 받은 건 두 번뿐이었다. 첫 번째 월급도 '첫 열매'라는 이유로 반강제로 교회에 헌금했다"고 말했다.
H 씨도 2016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홍 씨의 사육장에서 일하면서 첫 달만 월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 전역 이후 마땅히 할 일이 없었는데, 홍 씨가 매달 100만 원씩 주겠다며 일을 권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니 별별 핑계를 대며 돈을 주지 않았다. 교회 청년들이 전문가가 아닌데도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화를 내며 임금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교회를 떠난 이후 부모가 홍 씨에게 항의해 500만 원을 받아 냈다고 했다. 약속된 임금에 절반도 못 미치는 액수였다.
이들은 홍 씨가 사업장에서 폭력도 행사했다고 말했다. G 씨는 "홍 씨가 수시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먹으로 얼굴이나 명치를 가격하거나 뺨을 때렸다"고 말했다. H 씨도 "청년들은 마치 TV 다큐멘터리에서 나오는 것처럼 노예나 마찬가지였다. 홍 씨가 기분이 안 좋으면 청년들을 두들겨 팼다"고 말했다.
임금이 안 나오고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데도 사업장에서 계속 일을 한 건, 이 사업이 교회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G 씨는 "모든 교인이 홍 씨의 사업을 교회 선교 사역이라고 생각했다. 담임목사도 수시로 사업장에 찾아와 일이 잘되는지 보고 청년들을 격려했다. 다들 힘들고 나가고 싶어 했지만, 교회 일이니까 버텨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H 씨도 "대다수 청년은 교회에서 오랫동안 다닌 중직자들의 자녀였다. 어릴 때부터 홍 씨와 함께 알고 지내며 자란 사이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바보 같지만, 홍 씨를 돕는 게 당연히 담임목사를 돕는 것이고 그게 하나님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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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측은 피해 교인들이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도덕성을 지적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이 목사, 인터뷰 수차례 거절 |
<뉴스앤조이>는 1월 31일 이 목사 입장을 듣기 위해 분당ㅎ교회를 찾아갔다. 교회 문은 잠겨 있었고, 이 목사와는 통화가 되지 않았다. 재정을 맡고 있는 이 아무개 장로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교회 직원 강 아무개 국장은 문자메시지로 (피해 교인들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취재에 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강 국장은 대책위가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담임목사와 교회를 음해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에 대해 잘못된 보도를 한 언론에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강 국장은 기자에게 분당ㅎ교회 입장이 담긴 기사 6건의 링크를 보냈다. 교계 언론 두 곳은 1월 말, 이 목사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기사들을 내보냈다. 이 목사가 교인들에게 헌금을 강요하지 않았고 피해 교인들이 거짓을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과,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도덕성을 지적한 기사였다.
그러나 대책위 회원들을 비롯해 전 교역자들이나 청년들이 모두 거짓으로 입을 맞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뉴스앤조이>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교회가 교인들에게 대부 업체 대출을 종용하며 헌금을 강요했는지 △이 목사가 딸과 아들을 위해 교인들에게 노동을 강요했는지 △청년들이 아들에게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 사실을 알고 있는지 강 국장에게 묻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인터뷰를 거부했다.
기자는 2월 3일 일요일 다시 한 번 분당ㅎ교회를 찾아가 담임목사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교회 관계자들은 "만나기 어렵다. 그냥 가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들은 "이미 공식 입장을 다 밝혔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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