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큰 뜻을 품고
고난의 길을 걸어온 네가 어찌 그리 망하였느냐
고지가
바로 저긴데
여기서 꺾이고 말았구나
차라리
잘나지나 않았더라면
탄식할 일도 없었을텐데
봄이 막 시작하여
만물이 생명으로 진동하는 이 때에
너는 톱으로 밑둥부터 덜컹 잘렸구나.
아무도 너를 모를 때
너는 생명이 넘치는 씨앗이었다.
마치 내팽겨쳐지듯
진보라는 불모의 땅에 던져졌지만
그 생명의 힘이 가득하여 주변을 놀라게 하더니
옥고의 극한 고난이 너를 덮쳤을 때조차
너는 힘있게 견디어 내고
폐족을 선언하고 다 물러선 때에도 권토중래
마침내 너의 웅지를 펼칠 보좌를 놓고
자웅을 겨뤄 이길 날만 기다리면 되는 경지에 다다랐었다.
오호라
안희정아
어찌 그 한 순간을 참아내지 못하였는가
이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좌와 우를 한 팔로 껴안고
남과 북을 하나로 합할 그 큰 뜻을 품은 자가 어찌 그 순간의 방심을 견뎌내지 못하였는가
너마저
미투의 격랑 속에 빠져 죽어버렸구나
안희정아, 안희정아
슬프고 슬프다.
너의 몰락이 슬프고
너와 함께 무너져 가는 진보의 가치가 슬프고
인간이 가진 권력의 허망한 낭비가 슬프다.
봄인데
톱날의 윙윙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구나
그들도 잘리고
너도 잘리고
모든 악하게 힘을 사용하던 자들이 잘려 나가는구나
아
잘자란 나무인줄 알았더니
밑둥부터 썩은 것들이었구나
버혀져도
아무 향기도 나지 않는구나
생명없는
썩은 나무였구나
안희정아
너도 그러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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