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안산(=무악산)을 오르다...

주방보조 2017. 9. 23. 22:39

연세대학교 교가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관악산 바라보며 무악에 둘러~"

관악산 기슭에 서울대학교가 자리 잡기 훨씬 전에 지은 교가이니

가사를 쓴, 초대 총장을 지내셨던 백낙준 박사님은 깊은 예언적 통찰력이 있는 분이셨나봅니다.

70년대엔 그 가사를 바꾸어야 한다는 농담이 꽤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하였었습니다. ^^

 

제게 무악산은 연세대를 거슬러 올라 옛날에 농업개발원?인가 하는 전문학교의 농장이 있었고 그곳으로부터 똑바로 오르면 정상에서 넓게 

철망이 쳐져서 "군부대, 더 이상 오르지 못함"...이란 이미지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며칠전부터 원경이가 무악산 등반을 건의해왔습니다.  

교신이는 공부를 해야 하므로 못간다 하고

진실이는 살을 빼는 일은 절 대 안 하려 한지 꽤 되어 거절하시고

마눌님은 직장에 가야 하므로 빠지시고

저와 나실이 충신이가 토요일 오전에 함께 가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운동이 언제나 필요한 사람이니 동의했고

나실이는 동생이 한 건의를 무시하지 못하는 배려심으로 참여했고

충신이는 마침 산에 오르고 싶었다는 이유로 흔쾌히 찬성했습니다. 

 

10시 30분 2호선 전철을 타고 아현역에 도착하여 2번 출구로 나와 5번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렸습니다.

종점 바로 위가 이대 기숙사 후문입니다. 거기서 원경이와 조우하여, 그녀의 인도로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날이 좀 흐리고 바람도 조금 불고 등산하기 딱 좋은 날^^...이었습니다.      

 

산행의 강도는 아차산보다는 힘들었고 아차산 옆 용마산과 거의 흡사했다 여겨졌습니다. 

계단을 꽤 오르고 능선에 도달하여 좌우를 살피니 

서울 중심에 이런 곳이 또 있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어려서 초6학년부터 고1까지 아현동에 5년을 살았는데 그쪽으로는 가보지 않았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곳들은 비교적 익숙한데, 그래서인지 좀 신기했습니다. 

 

멀리 인왕산의 산성도 뚜렷이 보이고, 아래로는 꽉 들어찬 아파트와 복잡한 도로가 걷고 있는 산길과는 너무 동 떨어져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악산의 다른 이름이 안산임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좋구나...하는 말에 원경이는 기분 좋아 했고

펄떡펄떡 앞서 뛰어가는 충신이도 즐거워 보였습니다. 

어제도 직장에서 밤11시30분이 되어 집에 돌아온 나실이만 많이 힘들어 하였습니다. 

 

...

 

내려가는 길은 갈래가 복잡하여 대충 방향을 추측하여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하기는 연세대였는데, 봉원사가 나왔고...큰길을 따라 가다 적당한 식당을 골라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는 소머리국밥, 나실이는 냉면, 원경이와 충신이는 콩국수...그리고 공동으로 만두 한판...^^ 

1인당 만원도 안 나왔네요...원경이의 마무리멘트였습니다.^^ 그때가 12시 50분...

 

이대입구 '쥬씨'에서 커피 ...그리고 나실이는 집으로, 저와 충신이는 짐군노릇을 하기 위해 마눌님에게로... 

 

...

 

집에 돌아오니 만보계는 1만8천보에 육박하고 있었습니다.

 

  

 

 

  • 들풀2017.09.24 06:12 신고

    헉.
    산에 못가본지가 꽤 되엇는데
    대리만족합니다^^

    충신이가 살이 많이 빠졌네요
    나실이는 힘들어했다는데도 귀여워보이고
    원경이는 비타민 같아 보입니다
    아이들과 무척이나 즐거우셨겠습니다

    우리집은 한녀석이 짝지가 생기니
    저런 시간도 요즘 통 갖기 힘듭니다 ㅠㅠ

    답글
    • 주방보조2017.09.24 15:26

      사위도 자식인데, 함께 데리고 다니시면 되죠^^
      저도 참 오랜만의 산행이라
      엉덩이 근육이 되살아난듯 욱신거립니다.

  • malmiama2017.09.24 07:27 신고

    먼 옛날 고교시절 가본 적이 있는데..안산..새롭네요.
    원경이는 산보 수준이었겠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7.09.24 15:29

      그렇찮아도 내려오면서 이대부고를 보고 말장로님 다니신 학교, 남녀공학이 전국에 몇 안 될 때 그 부럽던 학교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고는 지금도 다 남녀공학이야...그랬더니, 요즘은 다 남녀공학이고 우리동네 동대여부고...는 아니라고 하하...
      충신이 다리가 아직은 원경이보다 더 가볍더군요^^

  • 김순옥2017.09.24 18:58 신고

    늘 저희동네를 소문내지 않고 다녀가시네요.
    벚꽃과 아카시아꽃이 필 때 더 아름답다고 해요.
    충신이가 멋진 청년의 모습이네요.
    저는 어적 미국에서 방문한 제부를 만나러 송도에 갔었어요.
    지금은 세브란스병원 입구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구요.
    건강을 돌봐야하는 나이임이 분명혀요.

    답글
    • 주방보조2017.09.25 06:46

      나실이는 직장이 바로 근처이고 고집센 팀장이 업무를 두시간쯤 일찍 마치고 한번 모두를 끌고 갔다 왔답니다. 게다가 이번에도 피곤했는지 다시는 안간다고 하지만...원경이는 안산을 알오티씨 훈련차 여러번 오르내려, 그 맛을 안 듯합니다. 자주 오리고^^ 꽃피는 내년봄쯤 한번 더 가봐야겠네요...

      가끔...홍삼이나 비타민 같은 건강보조제라는 것을 먹었는데 약간의 효과를 보면...과연 늙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 한재웅2017.09.25 15:11 신고

    제목만 보고 경기도 안산을 다녀온줄^^알았습니다.
    무악이란 이름보다 제게는 안산이 더 익숙합니다.
    저는 어렸을적 공덕동 꼭대기에 살았는데 말안장같은 안산이 창문으로 항상 보였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7.09.25 15:33

      바로 옆동네에 사셨네요^^ 6학년 봄 소의국민학교로 전학와서 졸업햇습니다. 바로 길 건너가 공덕동이지요^^
      당시엔 한강에서부터 남산까지...제 활동범위였습니다.ㅎㅎ

    • 한재웅2017.09.25 16:40 신고

      아니 소의국민학교는 바로 우리 동넨데.
      저는 양정고등학교 옆에 있는 봉래국민학교 출신입니다.

    • 주방보조2017.09.25 21:09

      진고개약국, 수산의원으로 시작해 올라가는 언덕 너머에 있는 학교로 기억합니다. 이사온 집에서 제일 가까워 맨 먼저 전학가능한지 알아본 학교였습니다. 동이 다르다고 거절당했지요^^

    • malmiama2017.09.25 23:37 신고

      저는 균명(환일) 중고교 안의 운화 국민학교 다녔습니다.
      만리동 꼭대기..^^

    • 주방보조2017.09.26 06:55

      나란히 세학교가 이어져 있는 셈인데요. 신기합니다.
      ㅎㅎ...장로님이 제일 가운데이고 제일 높은^^ 국민학교를 나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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