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네 생일인데
케익도 카드도 없어서 섭섭하겠다.
낯선 부대라 동료들과 피차 서먹서먹할 것이니 너 좋아하는 파티도 없을 것 같고
그래서
글 잘 쓰는 이 아빠가^^ 생일 선물로 이 글을 쓴다.
ㅋㅋㅋ
사실은 엄마 글을 슬쩍 한 것이다.
1993. 8.8 주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충신이가 태어났다.
아들인지 딸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아기를 낳았다는 기쁨 뿐.
충신이는 예정일보다 일주일 늦게 나와서인지 태변을 쌌다고 한다.
첫 만남. 충신이의 머리에 엄마의 핏자국이 남아 있다.
눈을 꼭 감고 있어 코만 보니 굉장히 크다.
충신이의 손가락을 만져 주었다.
모두들 축하한다고 한다.
아빠는 주일이라 교회에서 못 오셔서 외숙모가 충신이를 두번째로 보았다.
1993. 8.9 월요일
아침 9시 반 충신이를 병실로 데려 왔다.
아빠와의 첫 만남.
아빠는 아들이라고 벌써부터 군기를 잡는다. 이노옴~ 하면서^^
다른 사람은 분만의 고통이 너무 커 아기가 보기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엄마는 전혀 그렇지 않다.
충신아 너도 수고했다. 세상에 나오느라.
우유를 먹였는데 트림을 잘 하지 않는다.
저녁 때 신생아실에 가서 충신이를 보았다.
너무 사랑스럽다. 더 예뻐졌다.
1993. 8.10. 회요일
오늘은 퇴원하는 날이다.
이모 할머니가 차를 가져 오셔서 집까지 왔다.
우리 집에는 외숙모, 세째 이모와 상후, 상하, 승현이 형이 와 있었다.
모두 충신이를 보고 기뻐했다.
진실이 누나와 나실이 누나는 "내 동생이다" 하면서 팔짝팔짝 뛰며 좋아한다.
특히 나실이 누나가.
나실이는 충신이에게 뽀뽀를 한다.
엄마는 흐뭇하다.
1993. 8.11. 수요일
정아 엄마와 이희숙 집사님이 오셨다.
엄마 몸조리하라고 소뼈를 고아 놓고 가셨다.
외삼촌은 가물치를 사오셨다.
외할머니와 둘째 이모가 오셨다.
1993. 8
충신이는 요새 잠자는 왕자님이다.
시원하게 해주었더니 울지도 않고 하루 종일 잠을 잔다. 우유 먹는 시간 외에는.
착한 충신이를 잘 돌보지 못해서 울게 했었나 보다.
남자 아이라 그런지 누나들보다 잘 먹는다.
엄마 젖도 누나들보다 열심히 빤다.
...
나의 맏아들 김충신 병장!
그대가 얼마나 사랑받고 태어났는지를
그리고 여전히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 잊지 말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그리고 생일 정말 축하한다.
ps...생일 선물은 통장을 확인해 보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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