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아들, 돌아오다!

주방보조 2015. 9. 1. 08:47

우리집 장남 충신이가

사고를 두 번밖에 안 치고

그래서 딱 20일 늦게

21개월 20일만에...현관문을 박차고 들어 왔습니다.

 

말년에^^...

전쟁날 뻔하는 상황이라 홍천에서 고성으로 그리고 양구로 K55를 끌고 다니다

좌표에 적의 포대가 750개가 떠서

난생 처음 죽음의 두려움을 느꼈다고...

금요일 귀대했고

주일 아침 전역신고를 했답니다.

 

투스타가 자기 전역한다고 특별히 아침을 대접받았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는데

1인분에 1만9천원이나 하는 화로구이를 삼인분 시켜 둘이 먹었답니다.   

그 투스타가 왜 일개 관심사병인 너에게? 라고 물으니, 뻥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 가는 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뻥이면 어떻습니까?

그냥 건강하게 돌아왔는데요^^

 

남은 돈으로 사왔다면서

케잌과 과일쥬스와 빵을 내밀었습니다.

자축파티를 해 달라는 뜻...함께 해피버스데이투유를 전역축하노래로 바꾸어 불러 주었습니다.

눈물이 나려고 했는데, 여성호르몬을 꾸짖으며 참아내었습니다.

 

 

 

 

 

...

 

아내 빼고

저와 다섯아이가 함께 포켓볼을 치고

저 빼고

다섯 아이만 노래방으로 갔습니다.

그후

충신이는 물망초재단 인턴 교육에 갔다가

월요일 새벽 3시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겨우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 ...7시에 2학년 2학기 첫 수업을 하기 위해 허겁지겁 가방을 메고 학교로 떠났습니다.

 

부디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간절히 기도했습니다.

 

 

 

 

  • 김순옥2015.09.01 14:16 신고

    충신이의 전역을 축하합니다!
    어쨌든 제대를 앞두고 긴장된 상황을 잘 피해서 무사히 복학한 것도 축하합니다.

    충신이의 얼굴이 핼쓱해졌네요.
    짧은 기간일 수도 있지만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고 또한 그만큼 배움도 컸겠지요.
    이제 다시 새로운 삶을 찾아서 더 멋진 청년으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5.09.01 15:10

      넉달동안 체중이 10킬로가 빠졌답니다. 두번째 사고 치고나서 고생한 데다가 막판에 전쟁난다고 뺑이^^돌고...
      좀 순해진듯하다...이게 제 일감인데, 사흘은 지켜보자 하엿습니다. ㅎㅎ 작심삼일을 한두번 본 게 아니라서요^^

      한빛이도 무척 고생이 막심했겠습니다.
      얼마 안 남았지요?

    • 김순옥2015.09.01 16:30 신고

      충신이 건강부터 회복을 해야겠네요.
      한빛이는 특별한 외부적인 보직이 아니라서 그런지 특별히 힘들지는 않았고,
      정신적으로도 설마 전쟁이 날까?라는 생각에 긴장하지도 않았다도 해요.
      아마 저랑 비슷한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대신 한얼이가 동생이 군에 있어서 신경이 쓰였다고 합니다.
      충신이의 일련의 과정들이 결코 헛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주방보조2015.09.01 23:06

      애꿎게 한얼이가 마음을 졸였군요. 내리사랑이라 그런가 봅니다.

      우리 교신이는 '아버지 걱정을 마세요, 형이 무슨 고생을 하겠어요~' ... 치사랑이 있을 리 없지요^^

  • 한재웅2015.09.01 18:13 신고

    전역을 축하합니다.
    말년에 전쟁이 먼곳의 얘기가 아니란것을 실감했겠군요.
    저도 개인적으로 76년도 8.18 도끼만행때 전쟁곧 난다고 매일밤 군장 꾸리던 생각나네요.

    답글
    • 주방보조2015.09.01 23:11

      감사합니다.
      21개월동안 보다 요 20여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실전배치는 처음이었나 봅니다.
      70년대...요즘 생각하면 대형사고가 참 많았던 시절이었습니다.

  • coolwise2015.09.01 23:52 신고

    축하합니다.
    이제부터 시작.
    삶의 전장도 고달프겠지만.. 힘차게 잘 해나가리라 믿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5.09.02 02:06

      감사합니다.
      저희때에는 군대 갔다오면 완전 개과천선^^ 되어서 날날이였던 친구들도 범생이로 다시 환원되었었는데
      저의 아들도 과연 그럴지...걱정입니다.
      조금전에 반쯤 꽐라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맥주 세캔밖에 안마셨는데요...~믿어주세요...ㅎㅎㅎ

  • malmiama2015.09.02 06:35 신고

    이무튼 듬직~두고 봐도 그러할진저 ^^

    답글
    • 주방보조2015.09.02 11:38

      고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바르게 살아가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술 끊고...공부에 마음을 쏟도록

  • 왕언니2015.10.02 18:19 신고

    우리 아들은 허리가 안좋아 결국 (나는 현역가기를 간절히 원했지만),16개월 공익근무를 한터라
    훈련소에서 온 옷보따리 받고 눈물 찔금한것 말고는 애틋한 마음이 없었는데..
    참 뿌듯하셨겠습니다.

    나중엔 다섯 아이들 낳기 잘했다 하실거예요. 칠스트레일러 대통령님...

    답글
    • 주방보조2015.10.03 00:14

      군대갔다 오더니 가장 좋아진 것이 저와의 관계입니다. 철이드는 증거인지...면회 두번 간 덕인지...모르겟지만요. ㅎㅎ
      요즘은 금 하루 봉사 토일 이틀 밤샘알바를 합니다. 가엾어 보입니다. 그만두라고 하고 싶은데 꾹 참고 있습니다.

      요즘이 다섯 아이 모두에게 힘든 시절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좋은 날이 오겠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