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쩜쩜/추억의 글...

명태가 김치에게(조정희님의 시)

주방보조 2015. 7. 25. 05:57

: : 그대도 힘들었는가?
: : 지금.. 여기... 에 이르기까지.....
: :
: : 삶은 살아서 고통스럽더라도 좋은 것....
: : 하지만... 죽어서 쓸모가 있다면....
: : 그것도 나쁘지 않으리....
: :
: : 저 시인(詩人)은 밤늦게까지 시(詩)를 쓰려나 보다....
: : 날 씹으며 쓴 시에서는 동해의 짠내가 날까?
: : 널 씹으며 쓴 시에서는 텃밭의 흙내가 날까?
: :
: : 아뭏거나 그의 시에서는....
: : 버터 냄새나.... 포도주 냄새가 나서는 안 된다....
: : 그것만은 확실하다....
: :
: : 어떤 시인들은 그런 냄새가 나는 것을
: : 시 나부랭이라며.... 쓰기도 한다더마는....
: : 나는 내 시인(詩人)을 믿는다...
: :
: : 그러니.... 삶이 우리를 힘들게 했다고 해서....
: : 너무 노여워하지는 말도록 하자.
: :
: : 나는 그렇다.... 후회 없이 살았다....
: : 검푸른 바다, 서슬 시린 물을 마시어 가며  
: : 벗들과 함부로 뛰돌며 헤엄하던 것은...
: : 찬 서리 내리는 비인 밭을 홀로 지키는 것보다야....
: : 훨 나았을 것임에라....
: :
: : 몸을 반으로 갈리는 고통도 짐작 못하는 바 아니지만...
: : 드는 칼로 배가 갈리고 내장을 뽑히는 고통에 견줄 수 있을리야....
: :
: : 소금물 속의 인고(忍苦)의 시간....
: : 정(精)과 기(氣)와 신(神)이 모두 뽑히는 탈진....을
: : 허공(虛空)에 매달려... 몸 속에 남은 마지막 물 한 방울까지  
: : 천천히 증발시켜야 했던 영겁(永劫)같은 시간에 비해 보라.
: :
: : 창해를 뛰놀 때만 해도... 반짝이던 햇살이 그다지도 유쾌했건만...
: : 아가리를 걸고 매달렸을 때....
: : 내리쬐는 햇살은 왜 그다지도 심한 고문... 고문.... 고문이었는지...
: :
: : 내 고통이 네 고통보다 심했다고 해서...
: : 혹은 네 고통이 내 고통보다 더했다고 해서...
: :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닐 테지....
: :
: : 어쨌거나 지금 우리는 같은 처지.... 같은 운명....
: : 저 사람의 시(詩) 한 줄을 위해서.... 우리는....
: : 마지막 여행을 준비한다.
: :
: : 이제 남은 것은 미이라 같은 이 몸뚱이 뿐....
: : 짜악 짝 찢어지어... 귀떨어진 접시에 담긴 채....
: : 이젠 마지막 순간을 기다린다.....
: :
: : 이 자리에 그대, 배추김치와 함께 있게 된 것이
: :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 :
: : 다가온다... 저 엄지와 집게손가락... 내 차례다.
: : 불같이 시큼한 고추 초장에 담가져.... 영원을 생각하려는 순간....
: : 잠시 저 시인(詩人)의 입 속에서 맞을 마지막 고통을 예비한다.....
: :
: : 소주... 그 순수한 투명...
: : 그러나 거기에는 쏘는 듯한 아림이 있다.
: : 거기에서 나의 마지막 고통은 시작될 것이다.
: : 빨리 삼켜만 다오.....
: :
: : 그놈의 시(詩) 나부랭이 한 줄을 위해서
: : 얼마나 많은 몸들이 찢겨야 한단 말인가...
: : 그저 핑계가 아닐까?  
: : 내 죽음은 헛된 것이 아닐까?
: : 주체할 수 없이 떠오르는.... 마지막 회의를....
: : 애써 지우려고.... 딱딱해진 머리를 마구 흔들어 본다....
: :
: : 운명을 받아들이며 눈을 감기.... 전....
: : 다시 한번 멈칫... 아래를 내려다본다.
: : 종지 난간에 다소곳이 머리를 기댄 채... 차례를 기다리는....
: : 저 배추김치....
: :
: : 그대의 모습이 조금 창백해 보이는 것은....
: : 눈물에 양념이 약간 씻겼기 때문일까....
: : 아니면 내 눈이 자꾸만 흐려지는 까닭일까....
: :
: : 네가.... 참.... 아름답구나.....
: :
: :
: : 조정희 드림.
: : (
성경의 한국 개념 살피기)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김치를 담그실 때의 과정이 그런 것 아닌가 싶군요....

뿌리 채 뽑음....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막 1:17)
깨끗이 씻기....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요 13:8)
반으로 가름....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마 16:23)
소금에 얼간....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눅 9:33)
소금물에 담금.... 네가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 심히 통곡하니라 (눅 22:61-2)
양념 넣기....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 내 양을 먹이라... (요 21:17)

마침내 완성된...
예수님표 베드로 김치....


조정희 드림.
(
성경의 한국 개념 살피기)




: 며칠전에 어떤 집사님집에 김장을 하러 갔습니다.
: 그런데 배추가 덜 저려져서
: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 배추가 속을 배나 잡아 먹더군요.
: 팍 죽어야 김치 담그기에 딱 좋다는걸 알았습니다
:
: 그 후 두번째 김장을 도와 주러 갔었는데
: 교회 김장 이었죠.
: 600포기 했었는데 배추를 씻는데 투입되었죠.
: 저려졌던 짠물을 빼느라 몇번이나 새 물에 헹구고
: 마치 배추들은 머리 푼 귀신 꼬라지
:
: 배추가 변화되어 먹을만한 김치가
: 되는 과정처럼
: 정말 인간이 되고
: 그리스도인이 된다는것
: 보통일이 아니죠

 

(sheep님)
:
:
: :
: :
: : 사람들은 날 "배추"라고 불렀었다.
: : 나는 당당하게 살았다.... 동족 속에서...
: : 내 속은 실했고.... 얼굴은 항상 하늘로 향했다....
: : 부끄러울 게 없었으므로...
: :
: : 그러나.....
: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던 날...
: : 내 생의 근원은 뿌리 채 뽑히고 말았다.
: : 모로 뉘여진 채.... 동족들의 무게에 눌리며....
: : 나는 어디론가 실려가고 있었다.
: :
: : 첩첩이 내 위에 쌓인 동료들의 무게보다도 더 나를 짓눌렀던 것은....
: :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불안.... 공포.... 억울함.... 같은 것이었다.
: : 그래도 나는 그런 속에서.... 흙 내음과 태양 볕을 생각하려고 했다.
: : 돌아가리라.... 난 꼭 돌아가리라....
: :
: : 아악.... 소리도 채 다 지르기 전에...
: : 날카로운 칼이 내 몸을 둘로 가른다....
: : 고통을 느낄 수조차 없었다.... 어찌 이런 일이....
: : 하늘이 무섭지도 않을까?
: : 내 평생 우러르던 그 하늘이....?
: :
: : 후두둑 후두둑.... 무언가 굵은 알갱이들이
: : 내 사이사이를 파고든다.... 저것들은 무엇일까?
: : 하지만.... 난 가끔씩 조우했던 우박 덩어리도 견뎌 냈었다.
: : 그러니... 제까짓 것들이..... 감히 나를....
: :
: : 그러나... 이게 어찌된 노릇인가?  
: : 저 소금 알갱이들은 녹아 없어지질 않는다....
: : 물로 녹여 내 안에 끌어들이려 할수록....
: : 그것들은 저항하며... 저항하며...
: : 오히려... 내 체액을 빨아내는 것이 아닌가?
: : 몸 속의 수분을 빨리며... 빨리며.... 난 비로소 생각한다....
: : 그동안 난 너무 뻣뻣했던 것일까?
: :
: : 소금 우박은 오히려 전초전이었다.
: : 난 아예 그 물 속에 담가진다.
: : 풀이 죽어버린 이파리들이 이젠 아예 형체를 잃는다.
: : 부들부들해 진 내 몸뚱아리는... 이제....
: : 중력을 거부하지 못하고.... 자꾸...
: : 아래로... 아래로... 저 낮은 곳으로 향한다....
: : 이것은 자연의 법칙일까?  그 동안 내가 몰랐던.....?
: :
: : 하지만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 : 내가 누군가.... 시퍼렇게 펄펄거리던 배추가 아닌가....
: : 아무도 나의 배추됨을 의심하지 않았다....
: : 나는 당당한 생명이었고.... 그 생명은 내 속에 있었다....
: :
: : 지금이라도 일어나야 한다....
: : 바람에 잠시 누었다가도 이내 일어나곤 했던 내가 아닌가.
: :
: : 하지만... 내 세포막 하나 하나에 침투해 들어온
: : 저 짠 내를 어떻게 몰아낸단 말인가....
: : 이젠 그것이 나의 새로운 생명이 된 것일까....?
: : 나는 그 소금기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 :
: : 잠시 생각에 잠긴다....
: : 그리고는 받아들이기로 한다....
: : 거역할 수가 없음을 알았으므로....
: :
: : 내 갈기 갈기가 들쳐지고... 거기에는 방부제처럼....
: : 갖은 양념과 젓갈과 고춧가루가 삽입된다....
: : 저런 이물질들과 함께.... 나는....
: : 조금은... 썩도록 운명 지워졌구나.... 비로소 깨닫는다.....
: : 썩어서 의미를 발휘하는.... 밀알과도 같이....
: :
: : 새우젓은 나의 새로운 하늘 냄새....
: : 고춧가루는 내 새로운 별 자리.... 그리고
: : 갖은 양념들이 내 새로운 바람 소리가 된다.....
: : 나는 이젠.... 혼자가 아니다....
: :
: : 내 안에 품긴 새 하늘과 새 땅.... 과 함께....
: : 나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는다...
: :
: : 김치....
: :
: : 하지만 내 옛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 : 나는 때로.... 배추김치....라고 불리기도 하므로....
: :
: : "옛 나"는 이미 죽었으나....
: : 그 죽었던 "나"마저 이제는 유용한 것일까?
: :
: : 이제..... 새로 태어난 지금....
: : 그대가 내 이름을 불러 주면....
: : 나는 달려가리라.... 경기장의 달음질하는 선수처럼....
: : 또 다른 이름을 얻기 위하여....
: :
: : 착하고 충성된 종이여.....
: :
: :
: : 조정희 드림.
: : (
성경의 한국 개념 살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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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이천사님의
좋은 서비스 334호 칼럼 "김치가 된 사연"을
: : 한번 읽어 보세요.  아주 독창적인 글입니다.  
: :
: : 저는 그분의 아이디어를 빌어서.... 다시 쓰는 흉내를 한번 내 보았습니다.
: :
: : "원문"을 보시려면...
: :
http://column.daum.net/Column-bin/Bbs.cgi/2004/qry 에 한번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