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어금니 치료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주방보조 2015. 5. 17. 22:49

설날 며칠 전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좌하1번?어금니가 뜨거움을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랑니가 파고 들어 깊숙히 썩은 제일 안쪽 3번어금니를 2000년 1월에 금속으로 덮어씌웠고

그 금속니가 그 옆의 2번 어금니와 너무 사이가 좋아서 붙어지내다 구멍이 나서  금으로 덮어 씌웠는데

이번엔 그 금니에 붙어 있던 마지막 1번 어금니가 썩어들어간 것입니다.

 

대충 의사가 그렇다고 하면

그러려니 믿어주는 스타일이라서

최근에 새로 개업을 한 가장 가까운 치과를 찾아갔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고, 갈고리로 뒤적거리시더니

금으로 씌운 이가 썩었고, 그 영향으로 바로 옆의 이도 썩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으로 씌운 좌하2번 어금니를 완전히 다시 하고, 그 옆의 이도 똑같이 해 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당장 신경치료를 하여야 한다고 했구요.

치과의사선생님의 설명이 끝나자

간호사님이 여러 종류의 크라운 재료를 나열하고는 구체적인 설명을 시작하였습니다.

각각 기둥을 세우는데 15만원씩 30만원

그리고 새롭게 나온 가장 강력한 도자기로 된 제품이 55만원, 두개 합 110만원

총 140만원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15년전에 금속으로 할 때 18만원이 들었고

그 뒤 5,6년 쯤 지나서 금니로 할 때는 28만원이 들었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두배로 가격이 뛰었다 생각했습니다.

 

아마 저희집 가정 경제가 넉넉했더라면

그냥 그럽시다...하고 공사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천성이 게으르고 대학에서 경제학 전공을 날로 했었기 때문에 돈개념이 그리 밝지 못하니까요.

그러나

작년부터 시작된 가정경제의 한파 속에^^ 140만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가슴을 압박해 왔습니다.

 

당장 신경 치료를 시작하자고 하는 말에...제동을 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깐, 아내와 상의를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마눌님이 넘버 1 이시라...이렇게 큰 돈이 지출되는 일에는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ㅎㅎㅎ...

그리고는 그날 검진비를 지불하고 뒤통수에 뜨뜻함을 느끼며 그 치과의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

 

이가 많이 부실한 아내는 아차산 입구역 근처에 잘 아는 집사님 소개로 다니게 된 단골 치과가 있습니다.

아내는 임플란트도 그곳에서 몇개 하였고, 상당히 신실하게 치료하고 학벌도 평판도 실력도 좋은 제 나이또래의 치과의사선생님입니다.

딸들도, 특히 이가 엉망인 진실이도 그곳에서 두 번이나 공사를 하였었습니다.

집에서 걸어서 40분 거리...

 

아내의 명령으로^^ 저까지 그 치과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전 정말 가까운 곳이 좋은데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혹 몇 푼이라도 절약될지 모르는 일이었으니까요.

 

...

 

치과의사 선생님은 좌하 제1어금니는 썩었으므로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신경 치료후 도자기 종류로 크라운을 씌우면 된다. 끝....

딸들을 데리고 다녔던 저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 주었던 간호사님은 크라운 값은 35만원인데, 단골 가족이시니 2만원 할인해 드리겠다. 끝...

저는 제2어금니에 대하여 묻지 않았습니다. 제1 어금니를 치료하면서 그것을 살펴보지 않을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신경치료비, 스케일링비, 잇몸치료비 등등하여 몇만원들어간 것 까지 다 해서 40만원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새로 개설한 집 앞 치과에 다녔더라면 잃어버렸을 100만원이라는 거금을 번 것이지요.

 

...

 

대략 2주에 한번씩 다녔습니다. 나실이가 딱 한번 동행해 주었었구요. 

 

잇몸치료를 마지막으로 석달간의 치료가 드디어 끝이 나고

여느 때처럼 어린이 대공원을 가로 질러 걸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가 정상적으로 음식을 씹게 된 것이 감사하고

100만원이나 되는 돈을 낭비하지 않은 것이 감사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정직한 비용으로 치료 해 준 치과의사 선생님이 고마웠습니다.

 

...

 

그리고

다시 한 번 생각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정직을 국시로 해야 한다고...

 

돈에...양심을 파는 행위가 정말 참을수 없는 부끄러움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가까운 아무 치과나 가도 똑같은 가격에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말입니다. 물론 개인의 실력 차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 김순옥2015.05.18 08:07 신고

    남편을 제외하고는 이로 인해 특별히 치과를 다닐 일이 없었답니다.
    두 애들 모두 아랫니의 균열이 고르지 못해 교정을 해줬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이 많지만요.
    모든 병이 그렇지만 치고는 정말 조기 검진과 치료가 관건인 것 같아요.
    시간으로나 돈으로나 아픔으로나...
    그나마 경제적인 치료를 하셨으니 다행이시네요.
    간단히 떼우는 것보다 씌우는 게 오히려 더 안 좋다는 말도 하구요.
    치과의 거품이 어느 정도인지...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좀 벅차요.

    답글
    • 주방보조2015.05.18 18:46

      치과의 거품은 대부분 의료보험이 안 된다는 이유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양심을 조금 버리면 상식선보다 몇배의 이익을 보니...거기 넘어가지 않는 이가 없는 듯 합니다.
      저의집 대각선 쪽에 몇년전 치과 개업을 하여 가보았는데...알고 보니 대학 입학동기되는 치과의사더군요. 반갑게 인사하고 원경인지 나실인지 치료하고 나오는데, 간호사님이 현금 결제하면 40만원, 카드면 45만원...하길래 다시는 안 갔습니다.
      저도 이가 튼실한 편인데...사랑니 한번 잘못되면서 그쪽 어금니들이 줄줄이...ㅎㅎ

  • 한재웅2015.05.18 19:26 신고

    치과는 되도록이면 보존치료를 하는 의사가 훌륭한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발치를 좋아하는 의사가 많아서리~
    저는 임플란트를 세개 했습니다.그후 치아 관리를 철저히 하니 10여년전에 뺄까말까 주치의가 망설였던 그이가 아직도 쓸수 있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5.05.18 23:03

      혹 치과의사 자신은 양심적이고 싶을지 모르는데...뭔가 시스템이 그렇게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임플란트 가격이라든지...의료보험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여야 불신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대학병원 치과에서 치료하셨나 봅니다. ^^
      저의 마눌님은 대학병원 치과 몇번 갔다가 고생하고서는 절대 안 갑니다.

    • malmiama2015.05.19 07:06 신고

      저도 대학병원 치과는 절대로 안갑니다.
      일반 치과에서 거부 당한 사랑니 발치를 서울대병원가서 했는데
      인턴들 연구 실습대상이었고, 통증땜에 회사 조퇴라는 것도 하게 되었고
      이후 발치 옆 치아가 차례로 두 개나 무너졌다는 거 아닙니까.

    • 주방보조2015.05.20 06:22

      경험많은 로칼의원이 낫다는 것이 치과계에는 정설이죠.
      예전에 쿨님이 뒷골목의 허름한 치과가 제일이다...고 하셨던 것도 얼풋 기억이 납니다.
      여하튼
      나이가 들수록...관절, 근육, 그리고 이...이 세가지는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

  • 들풀2015.05.19 07:28 신고

    고생하셨네요.
    백만원 벌기가 쉽지 않은데^^
    상황이 저보다 좋으시네요
    저는 풍치로 고생하며 버티다가
    수시로 붓고 아픈 바람에
    결국 어금니 발취중에 있어요
    마지막 하나 뽑으면
    부분틀니해요 ^^
    할머니모드로 돌입이죠
    제가 다니는 선생님은
    무한신뢰 하실수 있으시죠.
    저보다 더 이를 살려보자며
    애를 쓰셨죠.
    임플란트는 제가 골다공증이 있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이럴 경우 다른 치과에서는 합니다
    그리고 3년쯤 뒤 다시 틀니를 권하죠.
    지금도 할수는 있지만 어차피
    몇년안에 또 문제 생길거라며.
    어금니 빼고 지금은 연식으로
    먹고 있어요.

    답글
    • 주방보조2015.05.20 06:28

      이는 타고나는 것이 제일 영향을 많이 주는 듯 합니다.
      아내는 정말 철저히 이를닦고, 저는 그저 대강^^닦는데...차이가 크거든요.
      그다음이
      치과를 잘 선택하는 것인듯...합니다.^^
      우리집 단골치과선생은 신앙도 참 좋은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심껏 하신다고 믿음을 주니...참 고맙지요.
      처음 사랑니를 뽑앗던 치과의사도...참 좋은 사람이었는데...지방으로 내려가버렸더군요.

      무한신뢰...하신다니, 그래도 두번째 복은 받으신듯 합니다. ㅎㅎ

  • 김나지움2015.06.04 19:17 신고

    내가 무슨 딱 1번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기서 멍때리고 앉아있던게 딱 3번이에요ㅠㅠㅠ흥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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