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김교신에게 반박함...

주방보조 2015. 5. 6. 13:38

자양동 축구왕 김교신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의 말대로 작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동안 정석수학을 정말 죽어라 공부를 했다.

그런데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에게 더 공부하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나를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한 저의 반론입니다.

 

...

 

1.수학은 쉽게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과목이다.

10%만 알아서 틀리는 것과 90%를 알았는데 틀리는 것은 실제로는 상당히 다른 것인데 결과는 0점이라고 똑같이 나오는 것이 수학이다.

100%를 알아야 문제를 제대로 풀고 그제서야 점수가 나타난다. 그래서 성적이 오를 때까지 잠복기간이 길다.

그러므로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았으므로 아버지의 말이 틀렸다는주장은 잘못이다.

 

2.수학 정석을 공부하는 방식의 문제도 적지 않았다.

자주 지적했지만, 모르면 답보고 이해해 버리려는 너의 방식은 틀렸다. 암기과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만 틀어서 문제가 나오면 대책이 없어진다. 기본적인 원리와 유형을 보충해 주려고, 모르면 물어보라 했음에도 네가 내게 물었던 문제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면피용 뿐이었다. 어려운 것은 다 건너 뛰고, 그렇게 정석은 실제로는 네게 외면당했다고 보아야 맞다.  

 

3.작년 10월부터라는 말은 너의 기억의 왜곡이다.

작년 10월은 네가 축구를 해야겠다고 날뛰던 때이다. 11월까지는 수술한 무릎을 조심하라고 의사선생님이 분명히 이야기 했지만 너는 정말 미친 놈처럼 축구를 해야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10월 중순에 기어이 너는 나의 허락을 받아내었고, 축구에 몰두했었다. 그것이 12월 중순까지 계속되었다. 공부? 곰곰 기억해보거라 했었는지...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마지막 겨울방학이 시작되고나서도 나는 네가 어디서 공부햇는지 기억을 할 수 없다. 새집에서도 아니고 네 방에서도 아니었다. 너는 10시에서 12시 사이에 일어났으며 토요일과 주일은 어김없이 놀아야 했으며 다른 평일날도 저녁이 되어서야 몇시간 공부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몇시간이 내게는 너무 고마웠던 것도 기억나고.

 

4.고등학교 입학해서 공부한 것은 안다.

양현재를 연 것이 3월말경이었다.  그래서 3월은 대부분 집에서 공부를 했다. 이 3월은 비교적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한 것으로 비춰지던 때였다. 그러나 여전히 쉬는 날은 쉬어야 하고 그래서 내가 항상 이야기 하던 토일 이틀이 제일 소중하다는 말은 철저히 외면했다.

 

5.양현재에서는 열심히 공부했다고 믿는다.

3월말부터 약 한달간 석식을 먹으며 너는 양현재에서 공부했다. MP3를 귀에 꼽고 공부했다는 소리도 들었고, 간간이 축구도 즐겼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공부를 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첫 시험인 중간고사를 앞두고 네가 보여준 시험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중학교때의 모습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시험기간엔 시험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종합적인 결과물이지만, 집중력의 문제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

 

그러므로

 

6개월간 죽어라 공부했다는 말은

3개월 정도 조금 공부했다로 바꾸어야 맞고

 

아버지 말대로라는 말은

아버지의 말을 일부 참고하여로 바꾸어야 맞다.

 

그러므로

나에게 더 이상 공부하라는 말은 나를 죽으라고 하는 것같다는 말은

당연히

취소되고, 새롭게 작성되어야만 한다.

 

...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고 가능성이 꼭지까지 한 가득 꽉 차 있을지라도

노력이 없다면,  그냥 세월과 함께 묻혀지고 흩날려버리는 것이다.

 

충신이 형이 공부를 포기한 시점이 딱 지금쯤이었다. 고1 중간고사 이후...

너도 그 길을 가려느냐?

정녕 그렇게 되는 것이 네 형과 네가 공유하고 있는 동일 유전자의 힘이란 말이냐?

 

결코 아니라는 것은 네가 잘 알 것이다.

 

...

 

부디

지금부터라도

6개월간

mp3끊고, 노는 친구 끊고, 양현재가 끝나는 시간까지, 물론 토일 이틀간의 공휴일도 반납하고...공부에 전념을 다 해보라.

 

그리고

다시 이야기 해보자.   

 

 

 

 

  • 들풀2015.05.06 13:55 신고

    교신이가 장가가서 교신이 같은 아들을 낳아보면
    아빠가 자신에게 얼마나 훌륭한 멘토였었는지를 알게 되겠지요.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득력있게 반론을 재기하셨네요
    알게 모르게
    이런 좋은 가정교육도 교신 뼈속에 스며들겠지요
    아빠가 되어보면 아빠의 진가를 알게 될텐데
    그때까지 늘 우리는 이길 수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답글
    • 주방보조2015.05.06 17:51

      역사왜곡이 심한 것이 자식이더군요^^
      저는 기억하지 못하는데
      저들은 아비의 잘못을 어쩜 그리도 소상하게 기억하는지...그래서 억울했던 일이 많은지라...
      이렇게 기록해두는 것입니다. ㅎㅎㅎ

      이 영리한 놈이 속으로 자기 말이 억지임을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멍청한 아비에게 우겨서 뭔가 얻을 것이 있나봅니다.^^

  • 김충신2015.05.06 20:57 신고

    그래도 저보단 성적 잘나오지 않았어요?자세한걸 모르니...

    아마 교신이는 억지로 공부를 시키면 이성을 잃을것이고
    자유롭게 공부를 시키면 성적을 잃겠죠...아마 고등학교때의 멘탈이 저랑 똑같을거에요.
    하고싶은것의 유혹은 많은데, 솔직히 저때는 공부같은거 안해도 잘먹고 잘살것같이 생각해요.
    고3 2학기가 될 즈음에 자신의 주제를 알게되죠...제가 그랬던것같이.

    엇나가지 않게 관리만 해주면서, 가만히 두는게 답이에요.
    저는 단순하기라도 했지, 교신이는 보통 영악하고 독한게 아니니까...
    똑똑한 놈이니 가만히 나둬도 보통은 할거에요.설마 저보다도 안되겠어요? [비밀댓글]

    답글
  • malmiama2015.05.07 07:23 신고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거..라는 걸 잘 헤아릴...
    영리한 교신이..에게 한 표!

    답글
    • 주방보조2015.05.07 19:58

      영리한 것이 교신이의 가장 큰 장벽인 것 같다....저는 안타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한표 고맙습니다.^^

  • 한재웅2015.05.07 12:17 신고

    교신이가 이글 안보면 어쩌죠?

    답글
    • 주방보조2015.05.07 20:00

      이 글 쓰고 나서 교신이를 보고 말로 따지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녀석이 저 주장을 할 때는 말문이 막혀 대답을 못했었거든요. 집에 와서 곰곰 생각해보고 정리한 것이 저 글이고
      말로도 이야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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