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이단을 옹호하는 가운데 신학 교수들이 한기총의 행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 14개 대학 110명의 교수는 한기총이 대한예수교장로회 전도총회(다락방)를 이단에서 해제한 일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말했다.

신학 교수들이 한기총에 경고를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락방은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고려·통합·합동·합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주요 교단이 이단, 불건전한 운동, 사이비성 교리로 규정한 단체다. 그럼에도 한기총은 2011년 9월 다락방을 아무런 검증 절차 없이 회원으로 받아들였고, 이를 우려한 신학 교수 100인은 한기총이 다락방에 회원 자격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기총은 다락방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지 않았다. 오히려 2013년 1월 다락방은 이단이 아니라고 발표해, 사실상 이단 규정에서 풀기까지 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신학 교수들이 다시 나서 한기총에 경고한 것이다.

신학 교수들은 한기총이 이단을 해제하거나 규정할 수 있는 단체가 아니므로 주요 교단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락방을 이단에서 풀어준 일을 취소하고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앞으로도 한기총이 이단을 해제하거나 규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신학 교수들의 우려에도 한기총은 이단 관련 활동을 멈추지 않을 듯하다. 한기총은 지난 6월 10일 열린 임원회에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회장 진용식 목사와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 신현욱 목사를 검증하겠다고 나섰다. 두 사람은 홍재철 대표회장이 소속한 예장합동에서 이단을 상대로 오랜 기간 싸운 이단 연구가다. 한기총은 두 연구가의 학력과 경력을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확인하고 보고하도록 했다.

다음은 신학 교수 성명 전문이다.

최근 한기총의 다락방 류광수 이단 해제에 대한 신학대 교수 110인 의견

지금 한국교회는 신학적으로 사상적으로 심각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전에 없는 양적, 질적 침체를 맞고 있고, 반기독교 정서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놀라운 속도로 일고 있는 이단들의 무서운 발흥과 도전입니다. 수많은 이단들이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 안에 더 무섭게 발흥하여 정통 기성 교회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언제나 이단에 맞서 정통 신학을 지키고 바른 신앙을 계승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이것은 교파와 교단을 초월해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일치하여 지켜온 자랑스러운 유산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전통을 깰 수 있는 심각한 도전이 한국교회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일치하여 이단 혹은 이단성이 있다고 규정한 바 있는 다락방(현 세계복음화전도협) 류광수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2013년 1월 3일 이단성이 없다고 발표함으로 한국교회에 심각한 신학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주요 교단들은 류광수 다락방의 이단성을 해제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에 속한 여러 교단의 연합 기구라는 한기총이 다락방 류광수가 이단성이 없다고 선언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전국의 주요 신학교 교수들은 2011년에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한기총의 이와 같은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해 온 바 있습니다. 류광수 다락방전도총회를 영입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측을 한기총이 2011년 9월 22일 회원 교단으로 인정한 것과 그로 인해 생겨날 한국교회 안에서의 혼란을 예견하고 신학 교수들이 입장을 표명했던 것입니다. 그런 교수들의 우려가 2013년 1월 3일 한기총의 다락방 류광수의 이단성 해제를 통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한국의 대표적 신학대학교에 속한 신학 교수들은 한국교회 앞에 한기총이 일으킨 최근 사태와 관련하여 다시 한 번 더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강하게 표명하는 바입니다.

첫째, 한기총은 류광수 다락방에 대한 한국교회의 이단 결정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한기총은 이단을 결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성격의 기관이 아닙니다.

셋째, 따라서 한기총은 다락방 류광수에 대한 이단 해제 발표를 즉각 취소하고, 그렇게 한 것에 대해서 한국교회 앞에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한기총은 앞으로 한국교회가 이단 혹은 이단성이 있다고 발표한 어떤 집단에 대해 이단 해제를 결정하거나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이단, 친이단 혹은 이단 옹호자라고 결정·주장하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문제는 각 교단의 신학위원회와 이단대책위원회가 할 일이지 한기총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섯째,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연합 기관으로서 본래의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하며 한국교회의 바른 신학과 신앙을 계승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한기총이 근자에 보인 이단해제나 이단 주장 행보와 같은 일을 계속할 경우 한국교회를 혼란으로 몰아넣을 것이 자명하며, 이로 인한 한국교회와 사회의 폐해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입니다.

전국의 주요 신학대학교에 속한 여러 교수들은 수많은 이단들의 발흥으로 한국교회가 전에 없는 혼란을 맞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이단 사상과 이단 집단이 한국교회 안에 교묘히 들어와 정상적인 교회와 같이 인정받도록 하여 교계를 혼란시키는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즉각 다락방의 류광수의 이단성 해제를 취소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기총은 한국교회연합기구로서 존재 가치를 상실한 것입니다. 한기총은 더 이상 이단 해제나 이단 결정을 중지하고 한기총 본연의 책임과 사명과 충실히 감당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3년 6월 12일
전국 14개 신학대학교 교수 110인 일동

강무순(한일장신대학교), 강성열 (호남신학대학교), 김성욱(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구춘서(한일장신대학교), 김길성(총신대학교), 김광열(총신대신학대학원), 김금용(호남신학대학교), 김병모(호남신학대학교), 김병훈(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김상이(한일장신대학교), 김상훈(총신대신학대학원), 김성봉(대신총회신학연구원), 김승호(영남신학대학교), 김성룡(영남신학대학교), 김안식(한일장신대학교), 김영일(한일장신대학교), 김양이(한일장신대학교), 김옥순(한일장신대학교), 김웅수(한일장신대학교), 김인(한일장신대학교), 김훈(한일장신대학교), 김준현(한일장신대학교), 김해룡(한일장신대학교), 김지찬(총신대학교), 김진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김진영(호남신학대학교), 김창훈(총신대신학대학원), 김태훈(한일장신대학교), 김충렬(한일장신대학교), 김형곤(한일장신대학교), 남연희(한일장신대학교), 노항규(한일장신대학교), 문병호(총신대신학대학원), 민경진(부산장신대학교), 박경수 (장로회신학대학교), 박대우(한일장신대학교), 박만(부산장신대학교), 박명수(서울신대학교), 박용규(총신대 신학대학원), 박종기(한일장신대학교), 박화경(한일장신대학교), 박문수(서울신학대학교), 박원선(한일장신대학교), 박중수(영남신학대학교), 박효정(한일장신대학교), 배경식(한일장신대학교), 배성찬(한일장신대학교), 박태연(총신대신학대학원), 서원모 (장로회신학대학교), 서정열(대전신학대학교), 성주진(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송인규(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신재식(호남신학대학교), 신혜순(한일장신대학교), 안교성(장로회신학대학교), 안병채(한일장신대학교), 안상혁(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안승오(영남신학대학교), 안인섭(총신대 신학대학원), 유갑준(한일장신대학교), 유재경(영남신학대학교), 안명준(평택대학교), 오덕교(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오덕호(한일장신대학교 총장), 오성호(총신대신학대학원), 오현선(호남신학대학교), 이관직(총신대신학대학원), 이남섭(한일장신대학교), 이병진(한일장신대학교), 이상규(고신대학교), 이상원(총신대신학대학원), 이승갑(한일장신대학교), 이승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현(대전신학대학교), 이승진(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은선(안양대학교), 이원일(영남신학대학교), 이종록(한일장신대학교), 이현웅(한일장신대학교), 이혜숙(한일장신대학교), 이한수(총신대학교 목회대학원), 임채광(대전신학대학교), 임희국(장로회신학대학교), 임희모(한일장신대학교), 장보철(부산장신대학교), 전낙표(한일장신대학교), 정경호(영남신학대학교), 정원범(대전신학대학교), 정창교(대전신학대학교), 정창균(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병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현애(한일장신대학교), 진호석(한일장신대학교), 주인자(한일장신대학교), 차명제(한일장신대학교), 차명호(부산장신대학교), 차성환(한일장신대학교), 차정식(한일장신대학교), 채은하(한일장신대학교), 최동규(한일장신대학교) 최민준(한일장신대학교), 최상도(영남신학대학교) 최영현(한일장신대학교), 최태영(영남신학대학교), 허호익(대전신학대학교), 형근혜(한일장신대학교), 황금봉(영남신학대학교), 황선우(총신대신학대학원), 황홍렬(부산장신대학교), 탁지일(부산장신대학교)
<성명서 1차 발표 참여 교수 명단>

고신대, 대전신학대학교, 부산장신대, 서울신대, 안양대, 영남신대,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신대학교, 평택대학교, 한일장신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호남신대, 대신총회신학연구원 등 14개 전국 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