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큰동서에게 다녀오다.

주방보조 2012. 5. 22. 19:44

어제 주일 오후에

중간고사 이후 왠지 안정감을 잃어 보이는 원경이와 기분 전환 겸 녀석이 조르던 것을 해 주려고 탄천 자전거길을 달려 성남에 다녀왔습니다.

한시간을 쉬지않고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간만에 자전거를 탄 원경이는 좀 많이 힘이 들었는지, 특유의 소요산 포스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태평역 근처 새소망 요양병원...

지난 3월17일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져서 뇌수술을 받고 결국은 거의 식물인간 상태가 된 큰 이모부 앞에

비록 1년에 두번, 설과 추석때 그것도 아주 잠간 얼굴만 뵙던 그런 사이였지만

원경이는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3주전쯤 방문했을 때에는 숨쉬는 것 외에 모든 것이 정지 상태였는데, 이번엔 그래도 눈을 조금 떴다 감았다 하고 입을 우물거리는 것이 꼭 말을 하고파 하는 듯 보였다는 점이 다른 점이었습니다.

혹 들을 수 있을까 하여...간단하지만 열심히 기도하고, 귀에 대고 '하나님께 마음으로 힘껏 기도하십시오, 저희도 기도 계속 하겠습니다' 라고 말해 드렸습니다.

 

올해 설날까지도 건강해 보였던 모습이었는데 ... 순식간에 쓰러지고 이렇게 되니, 인생이란 참 질기면서도 또한 허무한 이중성을 가진 것인가 봅니다.

 

돌아오는 길은 중간에 두어번 쉬었습니다.

잠실선착장 부근은 얼마나 사람들이 복잡한지, 그리고 작은 자전거를 탄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위험하게 선을 넘나드는지...두어번 혼비백산 하였습니다. 그 중 한번은 갑자기 뚝 떨어져 내린 연줄이 제 자전거를 휘감았고 그 줄이 제 왼쪽 팔목 위쪽에 약 5센티의 베인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자칫 대형사고가 될 뻔하였는데도 ... 연줄이 끊어진 것만 아쉬워하는 품이 영 탐탁찮았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했습니다. 저 연줄이 내 목에 휘 감기고 자전거들이 넘어지고 엎어지고 머리가 아스팔트 위에 부딪히고 그 연줄이 끊어지지않고 제 살 속을 파고들고, 그런 상태가 2,3분만 지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이 잘못하여 화를 자초하는 경우도 있지만

얼마나 많은 경우

우연이란 화살이 사람의 삶을 바꾸어 놓는지 ...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희노애락의 와중에 살아있는 것을 자랑하는 그 누구도, 살아도 살았다 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은 줄이 풀리고 금 그릇이 깨지고 항아리가 샘 곁에서 깨지고 바퀴가 우물 위에서 깨지고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12장말씀 중에서)

 

 

원경아

네?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거야.

네...

살아있는 동안 그래서 성실해야 하는 것이구

알아요...

 

...

 

어떤 사람이 큰 동서의 상태를 놓고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였습니다.

저렇게 한도 없이 식물인간 상태가 지속될 것도 안타깝고

혹 기적적으로 깨어난다 해도 몸을 제대로 가눌 수도 없음도 애 닯고...

 

그래서 다윗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다윗은 밧세바와 사이에서 죄 가운데 태어난 아기가 죽을 것을 이미 나단에게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금식하며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그 아이가 죽을 때까지 간절히 기도하지 않았느냐고...

그 생명을 취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그 생명을 위해 살려달라 기도하는 것은 오롯이 사람의 몫 아니냐고...

우리는

오로지 하나님께 살려 달라 기도하는 것 외에 다른 기도는 없다고...

   

...

 

큰 동서가 다시 그 사람 좋은 미소를 띄고 교신이에게 어깨를 안마 해 달라고 하는 그런 날이 다시 오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 malmiama2012.05.23 10:28 신고

    네..기도만이 우리 몫이지요.

    작년 이 맘 때 뇌경색으로 사경을 헤매었던 예빛교회 안수집사 한 분이
    불과 몇 주만에 퇴원해서 나아지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열심히 일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의사 소견으로는 현재도 뇌의 반이상이 상해 있다고 하더군요.

    의사도 의학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라면서 아주 가끔씩 그런 기적이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큰 동서..그 분을 위해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2.05.24 08:23

      2주안에 의식이 깨어나면 예후가 좋고, 2주가 지나면 예후가 안 좋다고 하더군요.
      지금 두달이나 지났으니...모두들 걱정을 하고 있지요.

      기도... 감사합니다.

  • 김순옥2012.05.23 21:21 신고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는데 장남을 불러 임종 맞을 준비를 하라는 의사의 말이 있었지만
    기적처럼 회복하셔서 10년을 건강하게 사시다가 2002년 85세의 연세에 친정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습니다.
    올해가 10주기가 되네요.

    신앙의 힘이 비록 무디어버린 저이지만 원경이 이모보님을 위해서 마음 깊이 기도드리겠습니다.

    건강하게 사는 게 얼마나 축복이라는 것은 시시때때로 잊고 살아갑니다.
    교만하게 살지 말자고 스스로를 향해서도 늘 기도해야 할 몫인 것 같아요.

    답글
    • 주방보조2012.05.24 08:27

      저의 큰동서도 광산김씨입니다. 저와 항렬도 같지요,
      아, 정말 그런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무방비로 스트레스나 피곤에 던져지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조심하고 절제하고 지내야 마땅하겠지요.

      기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