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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원조와...프랑스, 메국, 그리고 독재자들의 관계(뉴조펌)

주방보조 2010. 1. 31. 23:27

가증스런 부채 상환에 쓰일 아이티 구호 성금
원조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서방국가의 아이티 약탈사
입력 : 2010년 01월 28일 (목) 16:55:11 [조회수 : 356] 뉴스앤조이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이 글은 "Eric Toussain와 Sophie Perchellet의 프랑스어 논문을 Francesca Denley와 Marie Lagatta가 영어로 번역하였고, 이를 <미주뉴스앤조이> 김성회 기자가 한국어로 재번역한 것입니다." (출처 : 세계화연구센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구호 사업인 아이티 복구에 있어서 혁신적인 재건 모델이 채택되지 않는다면 2004년 쓰나미 구호 사업처럼 성과 없이 끝날 위험이 매우 높다. 아이티의 일부분이 진도 7리히터의 강진으로 무너져 버렸다. 우리는 모두 눈물을 흘렸다. 언론은 종말론적인 모습으로 아이티를 묘사하며, 여러 국가들이 내놓는 관대한 재정 원조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가난과 아이티에 대한 저주로 상처 입은 이 나라의 재건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다 알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세간의 초점은 아이티 자체에 맞추어져 있다. 언론의 논평들은 이 끔찍한 지진 뒤의 모습까지 통찰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는 보도는 접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보도는 접하지 못한다. 우리는 "아이티는 저주받은 땅이야"라고 되뇌며 이 가난이 저절로 생긴 일로 믿게끔 강요당한다.

'저주받은 땅이라는 편견'에 감추인 인재(人災)의 땅

최근의 자연재해는 물질적, 인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긴급 구호가 필요하다는 점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지진이 아이티의 불결함과 가난이 근본 이유는 아니다. 아이티는 자국의 힘으로 재건할 힘을 다 빼앗겨 버렸기 때문에 재건이 필요하다. 아이티는 자유 국가도 아니고 주권 국가도 아니다. 최근 몇 년의 국내 정책에 대한 정부의 결정은 국외로부터 계속 가해지는 압력과 국내 소수 엘리트들의 술책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왔다.

아이티는 기껏해야 폭력적이고 가난하고 탄압받는 국가로 알려져 왔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와의 격전을 통해 1804년 쟁취한 독립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아이티인들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이나 그들이 해 온 인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특성을 강조해 온 것이다. 에두아르도 갈리아노는 '백인의 저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의 국경에 가면 커다란 경고문에 이렇게 적혀 있다. '나쁜 길. 이 반대편은 피와 굶주림과 가난과 역병의 검은 지옥이 있다.'"

   
 
  ▲ <세계화연구센터> 웹사이트 갈무리 화면  
 
따라서 아이티 민중이 쟁취한 해방 투쟁을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반노예, 반식민지 투쟁이라는 두 가지 혁명에 성공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프랑스 정부는 1억 5,000만 프랑(당시 프랑스 1년 예산)을 요구하였는데, 아이티 국민들이 이를 떠안아야 했다.

1825년 프랑스 정부는 "현재 산토도밍고(아이티의 식민지 시절 명칭)에 거주하는 거주민은 1억 5,000만 프랑을 프랑스 정부에게 5년 분할 상환해야 한다. 1825년 12월 31일까지 3,000만 프랑을 우선 지불하라. 돈은 식민지에 거주했던 전 점령자들의 보상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으로 따지면 210억 불에 해당하는 돈이다. 시작부터 엄청난 부채를 안고 시작했던 것이다. 이 빚은 아이티의 천연자원을 착취하기 위한 신식민지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독립부터 시작된 부채의 운명

이 몸값 지불이 결국 아이티라는 국가 건립의 기본 요소가 된 것이다. 법적으로 말하자면, 이 계약은 프랑스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졌고, 민중들의 이익에 반하게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은 프랑스였고 그 다음은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 미국은 1915년부터 아이티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04년에 미국과 프랑스가 이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레지 데브레이 위원회의 보고서는 "프랑스가 요구한 금액은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부채 상환 계획은 전면 폐기할 것"을 지지했다. 이러한 결정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았다. 프랑스 정부는 아이티 정부의 요구를 묵살했다. 어떠한 보상책도 내놓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프랑스 정부는 아이티의 독재자 '베이비 독' 뒤발리에에게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뒤발리에 가문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1957년부터 1986년까지 아이티를 통치했다. 뒤발리에 가문의 '베이비 독'이라 불리는 2대 독재자가 민중의 항쟁에 의하여 1986년 권좌에서 쫓겨났다. 이 폭력적인 독재 정권은 서방국가들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30년간 아이티를 황폐화시켰다.

부채의 증가를 보면 이는 자명해진다. 1957년부터 1986년까지 아이티의 부채는 17.5배가 증가했다. 뒤발리에 가문이 축출당하던 당시의 부채 총액은 7억 5,000만 불이었다. 부채는 이후 벌금과 이자로 금액이 폭증하여 현재는 18억 8,400만 불이 되었다. 이 부채는 지배 정권의 배를 불리는 데 쓰였을 뿐, 가난한 민중들에게 돌아갈 이익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가증스런 부채인 것이다.

독재자의 재산을 보호해 주는 서방 은행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방 은행들이 안전하게 보관해 주고 있는 뒤발리에 가문의 개인 재산은 9억 불에 달한다. 다른 말로 하면 뒤발리에 가문이 아이티에서 내쫓기던 당시 아이티 부채 총액보다 많은 액수이다. 뒤발리에 독재 정권이 은닉한 재산을 아이티로 환수하기 위한 재판이 스위스 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현재 이 재산은 UBS스위스은행에 동결되어 있고 은행은 아이티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우며 돈을 묶어 두고 있다.

반면, 초대 민간 대통령으로 선출된 장 아리스티드는 매우 높은 지지율로 당선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당선 직후 부패 혐의로 고소되었고 국외로 추방되었다. 미국의 꼭두각시가 되어 아이티로 돌아온 그는 미군에 의해 다시 축출되었다. 안타깝게도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도 부채와 기금 횡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아이티가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상환한 부채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3억 2,100만 불이 되었다. 지진 이후 답지하고 있는 모든 경제적 원조는 결국 빚을 갚는 데 쓰여야 할 처지가 되어 있다.

최근의 추정치를 보면 아이티는 외채의 80%를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에게 절반씩 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지시에 따라 아이티 정부는 "빈곤 감소 전략 보고서"라는 외피를 쓴 "구조 조정 계획"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아이티는 채권국들의 이익을 위해 더 많은 대출 계획서를 제출하고, 그 대가로 소액의 탕감을 받을 수 있었다. 아이티에게 적용된 "최빈국에 대한 부채 감소 방안"은 전형적인 가증스런 부채 위장술이다. 가증스런 부채는 이러한 세탁 과정을 거쳐 합법적인 부채로 대체된다. 콩고공화국의 사례가 그러하다. 제3세계외채탕감위원회는 이러한 종류의 부채를 가증스런 부채의 핵심으로 본다. 합법적으로 받은 대출은 가증스런 부채의 탕감으로 쓰이고, 범죄는 계속 일어나는 것이다.

빚을 내 빚을 갚고, 원조로 착취 구조를 만드는 '선진국'들의 도움

IMF와 세계은행과 파리 클럽이 "최빈국에 대한 부채 감소 방안"에 아이티를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때 아이티의 공적 외채 총 규모는 13억 3,700만 불이었다. "최빈국에 대한 부채 감소 방안"이 완결되었던 2009년 6월 부채는 18억 8,400만 불이었다. 부채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뜨리기 위하여 12억 불의 탕감이 결정되었다.

그러는 동안 구조 조정 계획은 아이티를 궤멸시키고 있었다. 특히 농업 분야의 타격이 심했다. 그 결과 2008년 식량난이 일어났다. 미국의 농산물 덤핑으로 아이티 농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다.

"워싱턴과 UN과 IMF와 세계은행이 지지하는 거시 경제 정책 안에서는 자국 시장의 보호와 개발이라는 측면은 완전히 무시된다. 이 정책의 유일한 관심사는 세계 시장에 수출할 최저가 상품 생산에 맞추어져 있을 뿐이다."

그러니 IMF가 "우리는 적역이라고 생각되는 분야에서 적절한 지원과 함께 우리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최근에 있었던 국제적인 호소를 통해 "아이티는 연대와 민중의 주권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며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많은 아이티 시민 사회 단체들과 함께 UN군의 군사 점령을 비난해 왔다. 또한 부채, 자유 무역, 아이티의 자연환경에 대한 약탈, 초국적 이익을 위한 침략 등의 메커니즘에 의해 강요된 지배도 비난해 왔다. 자연재해는 대부분 환경 파괴와 기본 기간 시설의 부재와 국가 활동 역랑의 구조적 약점으로 인해 야기되었다. 자연재해에 대한 아이티의 취약함을 거시 경제 정책과 떼어 놓고 봐서는 안 된다. 이러한 정책들이 민중의 주권을 침해해 온 것이다.

UN아이티안정화지원단 소속 UN 국가들 중 특히 프랑스와 미국과 남미 국가 정부들은 아이티 민중들의 요구에 반하는 이와 같은 정책들을 재고해야 할 때가 왔다. 우리는 이들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군사 점령을 평화 사찰단으로 교체하고, 아이티를 착취하는 부채를 탕감하기 위한 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부채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전액 탕감만이 해결책

부채 문제와 상관없이, 2004년 12월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아시아 지역 국가에 대한 원조의 형태로 아이티를 지원하겠다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 약정되었던 후원금은 전달되지 않았고, 그나마 들어간 기금의 대부분도 외국 기업이나 지역 토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 버렸다.

대부분의 "인도적 기부"는 채권국으로부터 나온다. 기부금을 전달하는 쪽보다는 부채를 전액, 즉시, 조건 없이 탕감하는 편이 아이티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기부하는 돈이 대부분 외채를 갚는 데 쓰이거나 외국이나 지역 상류층 입맛에 맞는 "국가 구조 조정 계획"을 집행하는 데 쓰이게 된다면 이걸 정말 기부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이와 같은 긴급 원조가 없으면 부채 상환도 보장할 수 없다. 최소한 이 부채의 절반은 가증스러운 부채인 것이다. G8이나 G20나 국제 금융 기구의 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들은 아이티의 발전 문제에 대해 어떠한 해답도 내놓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는커녕 신식민지 구조 고착화를 통한 아이티의 지배를 위한 구조 조정 계획 따위를 만드는 데 골몰할 것이다. 이 계획의 골자는 부채 상환이 계속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티를 부채를 통해 복종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최근의 부채 경감 계획의 진짜 목적이다.

반대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티가 자국의 힘으로 존엄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가 주권을 재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아이티 부채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무조건적인 탕감이 향후 정책 수립의 첫 번째 조건이다. 국제 금융 기구들과 경제 협력·협약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 개발 계획의 수립이 매우 시급하다. 프랑스와 미국을 위시한 서방 세계의 국가들은 여태껏 구조적으로 아이티를 착취해 왔다. 이들은 반드시 아이티에 보상을 해야 한다. 이 보상금은 아이티 민중들의 조직에 의해 관리되어야 하며 이 보상금으로 무너진 국가를 재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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