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믿음] 믿음의 증거(證據) | 2001년 08월 01일 |
"믿는다"는 것은 "설득 당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중요한 "믿음"은 "하나님께 설득 당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설득하실 때에 거기에 넘어가 드리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믿음과 청종(聽從)은 같은 개념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이 무슨 말 씀으로 설득하시는 지를 잘 듣고서(聽) 그대로 좇아야(從)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듣기만 한다고 다 설득 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을 듣고 마음으로 "아, 그렇 군. 그 말이 맞군" 하는 생각이 들어야 비로소 설득 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설득 당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단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 다. 그것은 증거(證據)입니다. 증거가 있어야 믿을 수 있습니다. 사도 요한도 "하나 님의 아들을 믿는 자는 자기 안에 증거가 있"(요일 5:10)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설득 당한 사람은 나름대로 자기 믿음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습니 다. 증거도 없이 믿는 것은 참된 믿음이 아닙니다. 설득의 과정을 건너뛰었기 때문 입니다. 증거 없는 설득은, 수학 용어로 말하면, 불능(不能)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라고 권하면서 "무조건" 믿으라는 사람들을 가끔씩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상대방을 "생각할 줄 모르는 바보"로 여 기지 않고서야 증거도 없이 설득하려고 할 리가 없습니다. 또 그런 사람은 자기 믿 음에 대한 증거가 없기 십상입니다. 증거가 없는 믿음은 사이비(似而非)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似) 보이지만 믿음이 "아니기"(非) 때문입니다. 그런 믿음을 우리는 맹신(盲信)이라고 부르기도 합 니다. 맹신이라는 한자어가 아주 적절한 표현입니다. 눈먼 사람이 무지개에 대해 무 어라고 한들 믿을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설득 당하고 싶다면, 하나님의 말씀 뿐 아니라 그 말씀에 대한 증거, 그리고 하나님 자신에 대한 증거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모 독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과 "의심," 그리고 "믿음"은 모두 마음의 작용입니다. 그리고 마음은 바로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마음을 사용하지 않고, 그저 다른 사람의 말에 이끌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우 리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에 대해 회의해 보고, 경험과 생각을 통해 증거를 수집해 평가하고, 마침내 믿음에 이르게 되기를 원하신다고 저는 믿습니다. 내 믿음의 증거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아직 그런 게 없으면 신중하게 증 거를 수집하시기를 바랍니다. 자신 있는 증거로 든든히 무장된 믿음은 건강하고 풍 요로운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전제조건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알바니에서, 조정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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