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세상에 대하여

안락사에 대한 생각...

주방보조 2005. 4. 2. 13:02
감정적으로는
안락사를 찬성합니다.

죽을 권리를 운운하는 문제라기 보다는
희망없이 고통만 계속되는 이들과 그들을 돌보느라 말할 수 없는 고난가운데 빠져드는 사람들을 위해서 입니다.

인간으로서 자기를 인식하고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선을 넘었거나
끝없는 고통만 계속되는 상황에
저 스스로가 처해 있다면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날마다 가중되어 진다면
어떻게 하든 "죽고 싶다"가 소원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감정적으로 안락사를 찬성합니다.

...

그러나
제 이성과 의지는
안락사를 반대합니다.

인간이라는 것이 원래 어느 순간엔가 죽게 되어 있는 존재이고
고통은 인생의 떼어 놓을 수 없는 벗이며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에 참여하는 것이 인생의 보배로운 가치임을 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거기에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을지라도
희망을 버린다는 것은 "삶"의 본분을 어기는 짓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늙어서 전혀 쓸모없어져
이젠 죽을 때가 다 되었어라고 말하는 제게...누군가가 안락사를 건의한다면
참으로 슬플 것입니다. 생명은 본능적으로 떼밀려 사라지기를 거부할테니 말입니다.

오히려 돌아가실 때까지...즐겁게 사십시오라는 말을 그리워하지 않을까요.

거기에 더하여 하나를 추가한다면
안락사가 남용되어지게 되면
인류의 생존을 지탱해 나가는 사회의 모든 메카니즘에 균열이 찾아오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충동적인 찬성을 넘어서 ... 반대의 기치를 곧추세우는 것입니다.

...

종교적 이유로는 너무나 당연히 반대의 입장이구요.

...

그러나 말입니다.

안락사를 반대만 하고

안락사까지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처한 이들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는다면..그것은 건강하게 살고 있는 자들의 횡포이며 직무방기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을
그리고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것...

그 일에 대한 국가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안락사를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종교단체들의 경우도...이런 일에 최선을 다해 '투자' 한 뒤에야 그 반대의 말에 힘이 실릴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