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8호 아이 엄마입니다.
우선 아랫집에서 겪는 고통에 대하여 진심으로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매번 저희 남편이 인사 드렸는데 제가 편지를 쓰는 이유는 조금 억울한 마음이 커서입니다.
저희 아이는 이제 겨우 24개월이 지난 여자아이입니다. 아직 말을 잘 하지 못하구요.
아직 말을 못해 배변훈련도 못들어간 기저귀 차고 있는 아이입니다.
아기가 뛸 때 마다 항상 얘기하고 붙잡아 둡니다. 하지만 "너 이거 하지마! 네 엄마 안할게
요." 이정도의 지능이 되지 않습니다. 붙잡으면 버팅기고 울고 난리가 납니다.
지금이 그런 시기입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매질해서 묶어 놓던가 태어난 아이를 없앨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도 아랫집에서 받는 만큼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매번 소식이 올 때마다 "우리 이사가면 어린남자애 둘있는 집 이사와라"이런 억한 심정이
들기도 하구요..
그래도 남편한테 굉장히 점잖으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항상 아이를 주의시키고 있습니다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 시기라 저희 고충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출산율이 1인당 0.8명이라 합니다. 우리나라 고령화가 일본보다 4배나 빨라서 10년
후면 인구의 40%이상이 60대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다 합니다.
그래도 세상이 노인들만 있는것보다 아이들이 있어야 더 좋지 않겠습니까?
저도 마흔줄에 접어들었고 신랑은 마흔여덟입니다. 둘다 직장에 다니고 아이 둘은 생각을
접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 낳고 키우는거 안쓰럽게 여겨 주시고 다시 한 번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저도 아이 낳기 전에는 4층에 남자아이가 뛰면 바로 뛰쳐올라가고 그랬습니다.
아이를 낳아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아이가 걸음걸이가 늦을때는 왜케 못걷냐고 걱정이 컸었
는데, 걸으니 또 이런 문제가 생기는군요. . 그래도 아이는 느린곳같아도 계속 성장을 하더
라구요.
저희는 6월말에 이사갑니다. 그래도 결혼하자마자 여기서 4년을 살았습니다. 아기도 낳고
불편했던것보다는 좋은 기억이 많았습니다.
이제 서너달 남짓 남은동안만이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고 부디 좋은 이웃 만나시길
바라겠습니다.
...
지난 주일 오전에 충신이가 윗층에 올라가서 아주 정중하게 아이가 뛰는 것에 대하여 말씀을 드린 후
월요일 저희 편지함에 이 편지가 꽂혀 있었습니다.
작년 초가을 새벽 한 시 정도에 콩콩콩콩 뛰는 소리를 못 참아 제가 올라간 것이 첫번째추석에 한과를 가져오셨길래 배를 들려 교신이를 올려 보낸 것이 두번째작년 12월 중순 아이가 너무 심하게 뛰어 펀지를 보낸 것이 세번째 설에 약과를 가져오셨은데 제가 없고 아내가 그 남편분에게 한 말씀 하신 것이 네번째그리고 이번에 충신이가 올라간 것이 다섯번째...입니다.교신이의 답방을 빼면 아이가 뛰는 문제로 우리가 어필한 것이 네번이 됩니다. 오늘이 3월 8일이니 한달 반에 한번꼴로 괴롭혀 드린 셈입니다.
이 편지를 받고 가족모두에게 엄명을 내렸습니다. 다시는 윗집을 괴롭게 하지 말라...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므로...
...
**윗글을 쓴 지 100일이 조금 지난 어제 308호는 이사를 갔습니다. 늦둥이 따님이 마음껏 뛰어 다닐 수 있는 곳으로 가셨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그리고새로 이사 오는 분들이 어린 아들 둘만 있는 집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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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9월이면 수원시민이 되네요.
답글
집을 보러 다니면서 저희집을 보러 왔던 사람들이 생각났어요.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성향이 보이고 빈 집에 대한 느낌은 별로였구요.
저희가 갈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들 둘을 키우는 76.77년생 젊은 사람들이에요.
집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 사람들의 심성이 참 곱게 와닿았어요.
계약한 다음에 제가 보낸 문자에 긴 답을 아주 정성스럽게 보내왔더군요.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사는 동안 편리한 점들도 많지만
상대적으로 희생과 배려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특히 젊은 사람들은 그 부분에 많이 취약해요.
아마도 받기만 하고 자란 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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