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기 바로 전
코이카 인턴자리가 나서 안성 한경대에 2014년 2월부터 12월까지 다녔습니다.
고속터미널까지 전철타고 가서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갈아타고 가는 고행길이었습니다.
교통비도 많이 들고 일도 적잖이 많은 편이었지요.
월급 120만원짜리 인턴 일이 11개월만에 끝날 때, 학교측에서 월급 좀 올려서 2개월 연장을 해 줄것을 제안해와 물어보았답니다.
그럼 2개월연장하면 퇴직금 주나요? (1년이 넘게 되므로)
물론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들었고, 그렇다면 하지 않겠다고 대답하면서
2015년 2월부터 5월까지 100만원이 조금 넘는 실업수당을 받으며...취준생이 되었었습니다.
100개의 자기소개서...라고 말할만큼 여러곳에 원서를 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저는 좋았습니다.
직장생활 중 최악의 상항을 맞은 엄마에게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었고, 휴직 중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주었거든요.
설겆이도(일당3천원^^)반짝반짝, 게다가 청소도 덤으로 반짝반짝 빛나게 해 주었으니까요.
여름이 끝나고 엄마가 직장에 복귀하고 간만에 나실이에게 좋은 일자리로 보이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집 바로 앞 건국대 코이카 관련사업 무기직, 월200만원...사업 담당교수가 상당히 독실한 기독교인이고(매주 2번 예배를 드린다고) 일도 한경대에서 하던 일의 연속이라 경력에도 도움이 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일주일을 다녀보고 그만 두기로 하였습니다. 정부에서 지원되는 200만원의 임금에 적합한 기존의 일을 하고, 과외로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도 참여해야만 한다는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건 불법이구요, 착취예요... 그만 둔 나실이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리고 알바를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하며 가게 된 곳이 경기대 수원캠퍼스 행정조교였습니다.
2015년 11월부터 1년 비정규직. 2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고
안성보다는 가깝지만 그리고 이수역까지 가면 통근버스가 있긴하지만 상당히 먼 통근길이었습니다. 임금은 130만원...거의 최저임금^^
그러나 일은 별로 없고, 방학이면 겨우 5시간만 근무하면 된다는 어마어마한 혜택이 있는 직장이었습니다.
100개의 자기소개서는 계속 진행중이었고
올해 7월에 1년 인턴에 정규직 전환 가능?이란 조건을 단 K000라는 코이카 관련 사업체에 합격을 하였습니다.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지요.
그곳에서 8월 중순쯤 연락이 왔습니다.
9월1일 출근하세요.
당연히 경기대에 8월말로 사표를 내고 10개월을 다녔으니 퇴직금도 없고, 스스로 사표를 냈으니 실업급여도 못받는 것을 알지만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8월 말에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9월 5일 출근하세요. 사무실을 이사하느라 운운...
기분이 나쁘고 이상하긴했지만 그정도야 하며 기다렸습니다.
9월2일에 또 연락이 왔습니다.
9월 20일 이후에나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사업이 어쩌고 저쩌고...
아니? 이런?
급하게 나실이는 취업사이트를 누볐습니다.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1년 비정규직 연봉2200...
1명 뽑는데 64명 지원, 서류합격하고 면접을 보러 갔는데 이조차도 경쟁율이 10:1...9명 모두 다 날씬하고 예쁘고...그래도 면접하는 이들이 친철했다고...
...
오늘 아침 나실이는 정장을 차려 입고 원경이와 함께 2호선을 타고 64:1의 경쟁에서 얻은 1년짜리 새 직장으로 출근하였습니다.
건대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바이바이 하기 전 ... 긴장한 듯 보이는 녀석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습니다.
비록 지방대이지만 영문과 수석졸업, 토익 9백 중반, 영어 일본어회화능통,..경력2년...26살 서울 사는 여자 청년의 현주소입니다.
...
우리나라 젊은 청년들이 얼마나 괴롭게 살고 있는지 보이시지요?
기간제 최저임금이거나, 과외의 일을 시키거나, 미리 뽑아놓고 버리거나,
나실이의 고난기는 어쩌면 우리나라 보통 청년들이 겪는 보편적 현실일 것입니다.
정규직이 된다고...고난이 끝나기야 하겠습니까마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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