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교신이의 의복철학...

주방보조 2015. 4. 7. 08:56

옷을 멋부리기 위해 입지 않으면 왜 입습니까?

 

짜잔~~~

 

옷은 그냥 맨살 가리고 추우면 덧입어서 보온하고 하는 게 그 역할이야.

무릎 좀 나오면 어떻고

약간 크면 어떻고

핏?이 안 살면 어떠냐?

이제 가정경제도 마이너스로 돌아서려 하는 마당에

일주일에 교복 말고 사복을 얼마나 입는다고 그렇게 투덜거리느냐

지난번에 유니클로에서 사준 옷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음에 드는 바지가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도 무릎이 아주 조금 (이 녀석은 엄청나게로 느끼고 있겠지만^^) 튀어 나온다고

투덜대는 막내 아들에게 이렇게 저와 누나들이 잔소리를 하다가

아버지!!로 시작하여 녀석의 입에서 터져나온 말입니다.

 

ㅎㅎㅎㅎ...식구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곳에서 아주 당당하게 선언한 김교신의 이 "옷은 멋부리기 위해 입는다"는  의복철학은

우리 모두를 경악시키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주로 사촌들의 물려준 옷으로, 또는 새옷 한벌 얻으면 5년이상 어떤 것은 10년까지 입어왔던 딸들이나

절대 옷사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며 돌아가신 분들 남겨주신 옷도 마다 않고 얻어입고, 아들들 버린 옷이나 신발을 기꺼이 신어대는 아버지나

게다가 교신이의 절대적 지지자인 엄마까지... 그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눈치 빠른 사나이가 자신의 상황이 불리해진 것을 작감하고

그 대표쯤 되는 제게 다시 한마디 턱 덧붙여 반박하므로 전세를 역전시키려 하였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밥을 배를 채우려고만 잡수세요?

 

ㅎㅎㅎ

 

이 놈이 상대를 잘못 골랐습니다.

우리집 미식가인 먹귀족 원경이에게 이 질문을 던졌더라면, 원경이는 할 말이 없어져 버렸을텐데 말입니다.  

 

원시인 수준인 저야 당연히 이렇게 말할밖에요...

 

그럼 밥을 배 채우려고 먹지 왜 먹니?

 

그럴줄 알았다는 약간 경멸에 찬 눈빛이 저를 훑고 지나가고...^^

 

...

 

현재 쥐꼬리만큼이라도 돈을 벌고 있는 진실이가 수습에 나섰습니다.

 

4월말엔 중간고사가 있으니 ... 미리 생일 선물로 옷을 사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지요.

 

세 시간쯤 후

 

진실 나실과 함께 가서 산 롱셔츠 한벌과 가디건 한벌을 신글벙글 거리며 가지고 와서...제 부탁으로 패션쑈를 벌였습니다.^^

 

엇그제 주일 오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 한재웅2015.04.07 12:33 신고

    옷 한두벌로 행복해 하는군요.
    비싸지 않은 옷이라면 이런 행복을 맛보게 해주는 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5.04.07 17:47

      우리집은 아들들이 까다롭습니다. 충신이는 그래도 순하여 억울함을 호소하는 정도로 마무리하지만
      교신이는 속으로 꽁꽁 싸두는 것같아서 더 까다롭게 보이는듯 합니다.

      이번엔 자기가 직접 골라서 만족한듯 합니다.^^

  • malmiama2015.04.08 07:11 신고

    교복 치마를 최대한 짧게..그리고,
    복싱대신 커브스에 열심인 유민이가...요즘엔 더해서,
    살 빼겠다고 먹는걸 절제합니다.
    별난 막내...^^

    답글
  • 들풀2015.04.08 07:25 신고

    우하하하...
    교신이의 승이였네요..어쨌든.
    왜 자꾸 교신이편이 되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옷은 멋부리기 위해 입는것......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구원은 천국가기 위해 받으면 되지..
    구원 받았으면 천국은 따놓은것이니까 내 맘대로 살면 된다 라는
    자들이 많잖아요..
    그러나 구원은 천국가기 위한 것으로 머물지 않잖아요..
    ㅋㅋ
    내가 너무 비약했나...욤???

    답글
    • 주방보조2015.04.08 13:59

      옷은 추워서, 밥은 배고파서, 구원은 천국가기 위해서...이게 맞는데요^^

      구원을 멋부리기 위해서?...ㅋㅋㅋ

  • 김순옥2015.04.08 08:45 신고

    한빛이는 고등학교까지는 제가 사주는대로 그냥 입었었답니다.
    더군다나 중고등학교 모두 교복이 없는 학교였는데 오히려 편했어요.
    교복은 세탁의 한계가 있는데 항상 깨끗하게 입을 수 있고,
    거기다가 옷에 대한 메이커를 따지거나 투정하는 법도 없었구요.
    ...페이스점퍼가 유니폼처럼 입는 세상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으니까요.
    대학에 가더니 자기 스타일이 생기고 이대앞에 단골가게가 생기고
    알바를 하거나 돈이 생기면 저렴하게 사입더군요.
    '의복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이 남자아이들도 이왕이면 깔끔하게 입는 것도 관리라고 생각해요.
    다만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답글
    • 주방보조2015.04.08 14:01

      교신이는 교복시절인 지금 이러니...앞으로 어떨지 걱정됩니다.
      충신이도
      대학가서 알바하고 그것으로 옷 사입는 것 좋아했습니다.^^

  • 김충신2015.04.11 13:50 신고

    김교신 옷도 많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보다도 많으면 됐지 뭘 그렇게 많이 바라지 ㅋㅋㅋㅋㅋ
    저때처럼 가족회의 해요 평생 상처로남게 캬캬캬캬캬

    답글
    • 주방보조2015.04.11 17:14

      평생 상처? 미안하다

      그렇지만 노망끼때문에 기억이 안 난다...나는.

    • 김충신2015.04.15 20:23 신고

      뭐 괜찮아요 이젠 제 돈으로 사야죠...이미 지난일을 가지고 뭘.

    • 주방보조2015.04.15 21:48

      괜찮다니 고맙구나...

      '평생 상처'라는 말하고...'지난 일을 가지고' 라는 말은 좀 모순이 된다 싶긴 하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