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교회에 대하여

구원파, 이단해제 위해 교계에 금품로비(일요신문)

주방보조 2014. 5. 27. 08:42

[단독보도] 녹취록 입수 정통 교단 내부 ‘유병언 장학생’ 실체

‘이단’ 해제 위해 교계에 금품로비

[제1150호] 2014년05월26일 09시49분

 

 

[일요신문] 검찰이 잠적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남 대균 씨에 대해 지명 수배를 내리고 6억 원에 이르는 현상금을 내걸면서 수사는 고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몸통이 사라진 터라 수사는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최근 유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이 한 기업인을 통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은 일찍이 5공화국 당시부터 정권과의 강력한 유착을 바탕으로 이후 사회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들과 광폭 인맥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물론 ‘돈’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수준에서 추론해 볼 수 있는 상식이다.
 
유 전 회장의 로비 대상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기업인인 동시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창시자이기도 한 유 전 회장은 자신들의 구원파가 정통 교단으로부터 이단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해 항상 억울함을 호소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종교계에도 금품을 이용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있다. <일요신문>이 관련자들의 녹취록을 입수해 단독 보도한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구원파가 이단 취급을 받는 것을 타개하기 위해 종교계에도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헬리캠으로 촬영한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 전경.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일요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교계 관련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유병언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던 정황이 포착된 인물들이다. 유 전 회장이 특정 목적을 위해 교계 주요 인물들에게 자금을 주고 그들을 관리했던 정황이 이 녹취록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유병언 전 회장은 정기적으로 A, B, C에게 현금을 줬다. A 씨와 C 씨는 기독교 전문 매체 발행인이자 종교인으로 각각 장로와 목사다. 또 A 씨는 국내 교회 평신도 관련 단체의 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녹취록을 제공한 B 씨는 과거 ‘구원파’를 비롯해 이단 옹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다가 지난 2008년 국내 한 일간지 광고를 통해 과거의 이단옹호 활동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고 현재 평범한 목사로 활동 중이다. D 씨 역시 한 기독교 전문 매체에서 편집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다음은 녹취록 내용 중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녹취록. 교계 관련 사람들이 유병언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있다.


[2010년 8월 10일 오후 1시 10분~, 서울 용산 소재 한식당에서 식사 후]

(생략)

A: 아유- 참, 왜 그러십니까. 내가 오히려 제가 대접해야 하는데, 참- 아, 나는 그런 거 전혀 몰랐네. C 목사(XXX목사)님이 그거 낸 거를.

B: 그래서 내가 그것을 좀 만나서.

A: 아이고, 섭섭하셨겠다. 그 분도 뭐 악의는 없는데, 여러 가지 이제, 서로 그거 해가지고.

B: 요즘은 거기, 저기 안 가세요? C 목사님이랑 유 회장?

A: 아, 안 갔어요. 요새 유 회장님(유병언 회장)이 저거한 모양이대. 사진에 빠져가지고 저거하고.

B: 아~ 그 양반 같이 보면,

A: 그러면 좋은데.

B: 두둑이 용돈 주고 좋았는데.

A: 허허허-(웃음) 최근에 유 회장 안 만났어요. 그때 목사님하고 만나고 나서 진짜 한 번도 안 만났어요.

B: 아, 그 뒤로?

A: 예.

B: 안 보여요?

A: 예. 한번- 저, 작년에. 주일날. 안성에서 모인다고 그랬는데, 내가 주일날 갈 수가 없잖아요. D하고, D하고 둘이 갔다고 그래요.

B: C 목사님하고?

A: 예. 나는 주일날이라서 못 갔지. 100만 원 놓쳤지. 허허허-(웃음)

B: 그 양반이 100만 원만 주나? 많이 주던데.

A: 처음에 100만 원만 받은 것 같은데. 목사님은 그때 강사로 가서 많이 받았지.

B: 아니, 아니. 그때는 아니지. 그건 별도로. 저거잖아요. 저거. 식당, 저- 휴게실에서 따로 모였잖아요. 밤을 새면서 얘기들을 때.

A: 예.

B: 그때 뭐, 나중에 제일 맨 마지막 저거 할 때 보니까, 저걸 넣었던데. 500을 넣었던데. 100만 원짜리 다섯 개를 넣었던데. 갑자기 차에 이렇게 타고.

A: 어-난 500 받은 적이 없어요. 나는. 목사님은 그때 특별히. 나는 100 단위예요.

B: C 목사님하고 차별을 둬서 줬나?

A: 아, 그런 것 같아요.

B: 처음에는 200(만 원)인가 넣었더라구요.

A: 예.

B: 그 다음에 500(만 원)을 넣었더라고.

A: 200(만 원), 그때 한번 받은 일 있었던 것 같은데.

B: ...

A: 100밖에 없어.

(생략)

녹취록을 <일요신문>에 제공한 목사 B 씨의 증언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구속된 고창환 세모 대표를 통해, 정통 교회에 속하며 돈을 받고 이단인 ‘구원파’를 옹호해주는 소위 ‘이단 브로커’들을 정기적으로 만나왔다고 한다. B 씨는 이에 대해 “(유 전 회장으로부터) 여름과 겨울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으로 일 년에 두 차례 초청을 받았다. 구원파 수양회가 열리는 여름엔 ‘다판다’ 등 세모 관계사와 협력업체들의 제품들로 바자회가 열렸는데 여기서 물품을 받고, 겨울엔 현금으로 받았다. 유 전 회장의 오른팔인 고창환 세모 사장이 유 전 회장의 홍보와 대외관계 업무를 담당했는데 C 목사가 고 사장을 소개하고 고 사장이 유 전 회장에게 나와 A를 안내했다. C 목사는 우리가 유 전 회장을 소개 받기 오래전부터 이미 유 전 회장과 교류가 있었던 것 같았다. 고 사장이 C 목사에게 모임 주선을 요청해 이 같은 모임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임을 통해 유 전 회장은 이들에게 구원파가 이단으로 지정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비판에 앞장서 온 정동섭 전 침례신학대학교 교수 등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다고 한다. B 씨는 “저희는 초청된 입장으로 유병언 씨가 얘기를 주도했다. 그 얘기는 굉장히 많다. 점심 먹으며 시작한 얘기가 밤 12~1시까지 계속 됐다. 별 얘기를 다했다. 교리 얘기부터 시작해서, 정동섭 교수 비판, 자기 주장, (이단)심의 등 모든 얘기가 다 나왔다. 정동섭 목사 그 양반에 대한 화제는 항상 대두됐다. 갈 때마다 그랬다. 완전히 비판 대상 1호였다. 내가 볼 때는 정통 기독교 측에서 자기 편 드는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구원파와는 전혀 관계를 안 하니까 굉장히 외로워하는 것 같았다. 자기를 이해해 주고 이단의 관점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보이는데다 기독교 언론에 종사하면서 기독교계에 영향력을 미치니까 우리를 초청한 거다”고 밝혔다.

B 씨는 유 전 회장이 자신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털어 놨다. B 씨는 “여름 바자회 때는 돈을 주는 게 아니고 바자회에 참가한 업체의 물품을 준다. 바자회에는 작은 치약부터 시작해서 영어 교재 등의 책, 테이프, 각종 (참)기름, 조그만 생필품 등등 굉장히 많았다. ‘다판다’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 다 들어오고 그 외에도 물건 팔기를 원하는 협력업체, 구원파 교인들이 운영하는 업체 등이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 죽 돌아가면서 원하는 물건을 찍어 주면 유 회장이 심부름 하는 사람을 시켜서 우리들의 차에 실어준다. 대략 계산해 보면 한 사람당 300만 원어치 정도는 됐던 것 같다. 겨울인 12월엔 A, 나, C 세 명만 초청했다. 여름엔 D 국장도 끼워 줬다. 돈은 우리들이 집에 돌아갈 때 줬다. 금수원 바깥 큰길가에 휴게소가 있고 주유소 마당에 차를 댔다. 자기네 것이니까 기름도 넣어주고 다 보는 데서 주면 그러니까 유 전 회장이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러면서 차비 하라고 맨 처음 300만 원을 줬다. 그 액수는 올라갔다”고 회고했다.
 

구원파가 언론에 공개한 금수원 내부.


유 전 회장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이들 브로커들은 금수원 강연, 법정 발언, 기사 등의 방법을 통해 ‘구원파’를 옹호하고 반대 세력들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나 자신도 금수원 대강당에서 강연을 한 적이 한 번 있고, C도 했다. A는 언론사 발행인인데다가 이단 결정과 해제 역할을 하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주요 임원진과 가깝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단연구가로 활동 중인 한 목사는 “C 목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신문 사이트에 ‘구원파를 이단이라고 하는데 잘못 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구원파를 이단이 아니라는 전제의 바탕 위에 두고 쓴 글이었다. A의 경우, 한기총에서 한때 이단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적도 있고 과거 정명석의 JMS(기독교복음선교회)도 이단이 아니라고 법정에서 발언한 바 있는, E 장로의 최측근이다. 구원파가 창궐한 데는 정통 기독교 내에 이단 옹호 성향을 가진 비호 세력 즉 ‘유병언 장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는 유 전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사실 여부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유 전 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C의 경우 “돈 받았다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기자로서 취재 때문에 수년 전에 금수원에서 유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C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 이단전문 매체 사장은 “조만간 A, B, C와 구원파 탈퇴자 등 구원파 옹호 논란과 관련한 당사자들을 초청해서 입장표명 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려고 계획하고 있다. C의 경우 녹음 자료를 갖고 있는데 이게 C의 허가를 받고 진행한 게 아니라 법정 증거 채택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기총은 지난 2월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정동섭 씨가 밝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이단이나 사이비로 규정된 적이 없다’는 보도와 관련 이는 사실이 아니므로 회원 교단은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본 회는 ‘하나되는 기쁨’에 대한 연구보고서에 대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제21-7차 전체회의(2010.12.15)와 임원회의(2010.12.17) 결의 결과 정동섭 씨를 사이비로 규정했습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 씨는 “최근 한기총 홍 회장을 만나서 이 부분에 대해 얘기했는데 홍 회장이 ‘그때 이단 규정 했잖아’ 그러더라. 하지만 내가 홍 회장에게 ‘정관상 모든 이단 결정과 해제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임원회의 거치고 실행위원회까지 올라가서 결정되는 사안이다. 그 당시 정 전 교수에 대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결정까지만 있었고 임원회의 보고 안 되는 바람에 실행위에 안 올라갔다. 무산 된 거다’라고 얘기했더니 홍 회장이 ‘그러면 이대위 결의까지만 대외적으로 얘기해야겠구먼’이라고 답했다. 공식 규정된 게 아니다. 한기총이 자기들 법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기총 측은 “사이비로 규정된 게 맞다. 실행위원회가 아닌 임원회의까지만 거쳐 결정되는 사안이다”고 밝혔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
 
수양회 참석 B 목사의 증언

“전직 검찰총장과도 친분 과시”

유병언 전 회장이 전직 검찰총장과도 직접적인 친분 관계를 맺어 왔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일요신문>은 앞서 지난 1149호 ‘25년 전 오대양 때도 법망 요리조리’ 제하 기사를 통해 검찰, 경찰, 국정원 등 사정기관 내 ‘구원파 현황’에 대한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유 전 회장은 5공의 강력한 비호에서 시작해 이후 국가 권력의 최고위층에 있는 인사들과 끈끈한 유착관계를 형성해 온 것으로 알려졌던 터다. 하지만 전직이기는 해도 실명으로 검찰의 최고 수장인 검찰총장과 유 전 회장의 유착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증언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 일요신문>에 녹취록을 제공한 목사 B 씨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2007년께 금수원에서 열린 여름 수양회에서 아무개 검찰총장과 인사를 나눴다. B 씨는 이에 대해 “당시 인사도 나누고 서로 악수도 하고 그랬다. 한 번 봤는데, 이름은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데 얼굴은 기억이 난다. 유 전 회장과는 꽤 친해 보였다. 호칭은 ‘총장님-회장님’ 하며 서로 존칭을 썼다. 단골로 매번 초청 받는 것 같았다. 수양회가 며칠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내가 머무른 불과 몇 시간을 바탕으로 그 전후에도 그 사람이 다녀갔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 사람뿐 아니라 각자 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기자는 사진이 포함된 역대 검찰총장 명단을 B 씨에게 제공하며 확인을 요청했고 B 씨는 “L 총장이다. 당시 봤을 땐 많이 늙었고 호리호리하더라. 하지만 L 총장으로 특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L 전 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가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국내 한 대형 법무법인에 전화를 걸었으나 L 전 총장은 그곳에 재직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행방을 수소문한 끝에 그의 사법고시 동기인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거동이 불편하다는 얘기도 있고 몸이 안 좋다더라. 동기 모임에도 안 나온다. 행방이 묘연하다”고 말했다.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