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교신, 중학교 전교회장이 되다...

주방보조 2013. 12. 21. 14:39

자양중 2학년 축구대표 ... 이 호칭 정도가 딱 맞는 교신이가

학기초에 2학년 7반 학급회장이란 감투를 쓰더니

이번에 감투를 하나 더 썼습니다.

자양중 전교회장...

 

초등학교 때 3학년부터 시작된 감투질이 6학년 전교 어린이 회장까지 이어지더니,

중학교 1학년과 2학년 1학기까지 조용히 버티다가

결국, 그 감투 중독증을 참아 내지 못하고...출마 하더니 덜컥 덜컥 당선들이 되었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6학년 1학기 전교 어린이 회장을 마치고

6학년 2학기 전교어린이회장을 뽑는데 절친한 친구를 도와주다가, 선생님 몇 분과 다른 후보 어머니들에게 끌려가서 곤욕을 치룬 적이 있었습니다.

운영중이었던 카페가 공개되고, 사전 선거운동이니  선거부정이라고 비난 받고...

그 일은 새로 회장이 된 그 친구의 어머니 덕으로 잘 무마 되긴 하였는데,

그때부터 이 발끈남의 반항이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들에게 대한 반감도 극도로 커지고, 공부는 정말 한 글자도 들여다 보지 않는 불량학생이 되어버렸었지요.

그것이 자그만치 2년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진실 나실 호주 워킹 갔을 때인 앞의 1년은 지독했고, 그래서 저의 주먹질이 한번 작렬해야 했었습니다. 뒤의 1년은 조금 누그러지긴 하였지만 여전했구요.

겨우 올해 2학년 2학기가 교신이가 책을 조금 들여다 보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쩝, 이녀석 원래 별명이 책 좀 읽는 사람...이었잖습니까?

 

2학기 학급회장이 되었을 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숨을 폭'...쉬신 분도 계셨다 하니, 녀석의 평이 어떠 했는가 조금은 짐작이 갔는데

이번에 학생회장에 나선다 하니

'학교를 말아먹을' 것이란 막말을 서슴지 않는 분도 계셨다는 소리를 듣고,  녀석의 방황기의 싸가지 없는 태도가 어떤 선생님들에겐 무척이나 곤혹스러웠었나 보다 죄송하게 여겨졌습니다. 저의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집에서는 아버지가"...이 원칙때문에 학교를 한번도 찾아가지 않는 탓이겠다 생각도 했구요.

 

교신이의 자평에 따르면

2학년 2학기 학급회장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말입니다.

체육대회에서 자기 반이 2학년 중 우승을 하였고, 분쟁도 없었고, 선생님 말씀도 잘 순종했다나...

 

이번 학생회장 선거에는

남자가 5, 여자가 4 총 9명이 출마를 하였습니다.

어떤 여학생은 선생님께 회장선거에 나가겠다고 하니, 선생님이 좀 말리는 태도를 보이자, "김교신도 나오는데 제가 왜 못 나가요"하며 출마하였다는 썰도 있다 하였습니다.

다들 공부도 잘하고...(학생회장 감투가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 할 때 유리한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출마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도 있다더군요)...쟁쟁한 인물들이 나왔습니다.

교신이의 절친인, 초등 6학년 때 2학기 전교 어린이회장을 했던 친구가 가장 유력한 후보였습니다. 이 친구는 착실하고 공부도 괜찮게 하고 교신이같은 방황이 없었으며, 현재 2학년 학생회 부회장이란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친구입니다.

두번째로 유력한 친구는 전교 10등 안에 드는 데, 이 친구는 초등5학년 2학기 때 교신이와 전교 어린이 부회장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었던 친구입니다.

 

지난주 이틀동안 두어 여자아이들의 도움과 누나들의(특히 나실이) 도움으로 포스터 하나 만들어 제출해 놓은 것 말고는, 다른 친구들이 등하교길에 하는 친구들 동원한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는 축구가 더 중요하다면서 이번 주 내내 지역 중학교 토너먼트에 출전하여, 매일 파김치보다 더 한음 높은 솔김치가 되어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게다가  

축구부 결승이 있는 날이 학생회장 선거가 있는 날이었고

공교롭게도 시간이 조금 겹쳐서, 3학년 축구부는 경기때문에 투표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고 엄살을 떨어대었습니다. 20표는 날라갔다...는 것이지요.

 

제가 마눌에게 슬쩍 들은 책상 위에 펴진 연설문초안의 내용은 '자기비하적 표현이 많이 들어가서 자기처럼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표를 얻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본인 말로는 연설문대로 연설을 하지 못했으며 갑자기 생각나는 것을 더 많이 이야기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투표 후 곧바로 축구경기를 위해 운동장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축구결승전에서 부상중인 다리임에도 불구하고 동점골을 넣었고, 자기 학교가 승부차기에서 "홍명보가 나온^^ 광희 중학교"를 기어이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 하였습니다. 자기가 득점왕이라나^^ 이것도 확인이 필요한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축구우승의 기쁨에 들떠서 개표장으로 가서 총 1200여표의 개표에 참여하였습니다.

1등...280표...김교신

ㅎㅎ...자양중학교 큰일 났습니다.

 

...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답니다.

'부모님이 학교활동을 못하셔도 출마하는 것이 괜찮습니까?'

이건 너의 일이지 부모님의 일이 아니잖느냐...아무 상관이 없다.

 

...

 

저와 제 아내 같은 쫌생이들에게서 이런 이상한 녀석이 태어나다니....하나님의 창조의 신비이다 라고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젠...더 이상 부릴 감투욕은 없을터이니...공부나 착실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malmiama2013.12.22 09:54 신고

    저는 교신이가 자랑스러운데요ㅎㅎ

    솔김치에 더해 라김치가 되겠군요.

    답글
    • 주방보조2013.12.22 18:01

      고맙습니다.
      마눌이 우연히 훔쳐본 녀석의 막노트엔 이런 말도 있었답니다.
      "회장이 되려면 공부도 조금은 해야 할 것이다"

      체면치례...의 한계를 벗어나질 않습니다. ㅎ

  • 한재웅2013.12.22 10:17 신고

    대단합니다!
    자유 재미 평화

    미래의 정치인을 보는듯 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12.22 18:07

      아직은 중학생이라 인기가 있으면 회장이 된다고 하더군요.
      도무지...왜 이 녀석이 인기가 있는지 저는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공부 별로지, 머리가 길게 눈가리고 다니지,
      우리나라 정치인들 왜 저런 사람들이 ...하는 것과 비숫합니다.^^

  • 김순옥2013.12.22 12:13 신고

    교신이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그리고 저희 가문?에 영광이기도 합니다.
    초.중까지 전교회장을 했으니...ㅎㅎ
    한빛이는 초등학교3학년때부터 고등학교3학년까지 학급회장을 한번도
    놓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전교회장에 도전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물론 그만한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깨닫게 된거죠.


    아무리 교신이를 질책하는 말씀이 있으셔도
    자랑이 듬뿍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물론 아시죠? 미소 가득하시다는 것두요.

    교신이의 남은 중학교 생활 그리고 앞으로 교신이에게 주어질 고등학교 생활이 기대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12.22 18:13

      떨어진 것보다는 붙은 것이 솔직히 기분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걱정도 많이 됩니다.
      고등학교 가서도 축구나 매일 하고, 학생회 활동에나 빠져들고...공부는 외면해 버릴까봐서요.
      그리고
      한빛이는...스스로 절제를 한 것일겝니다.

  • 이요조2014.01.02 12:25 신고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답니다.

    '부모님이 학교활동을 못하셔도 출마하는 것이 괜찮습니까?'

    이건 너의 일이지 부모님의 일이 아니잖느냐...아무 상관이 없다.

    .................

    교신이 녀석 멋진데요!!
    그 게 왜 쫌생이입니까? 아이가 아니군요!! 원필님 좀 으쓱하시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제가 복 많이 받으세요 아니하여도 벌써 복 많이 받으실 문이 활짝 열려있군요.

    답글
    • 주방보조2014.01.03 00:08

      요즘 길거리 나서기가 겁납니다. 교신이 아버지인줄 알아보는 놈들이 늘어서요. 처음 보는 놈들이 꾸벅 인사를 하면 황당하지요. 뭐 복이 될지 화가 될지는 모르지만...^^ 떨어져서 징징거리는 것 안 보는 것만은 복이라 할만합니다.

    • 이요조2014.01.03 12:39 신고

      ㅋㅋㅋ 벌써 아들덕 보시는 듯!!

    • 주방보조2014.01.03 13:41

      덕이아니라니깐요^^...옷도 맘대로 못입고 다니겠잖아요!! 정말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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