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베뢰아교회연합(감독 김기동, 이하 베뢰아)의 침례교세계연맹(BWA) 가입이 2013년 3월로 연기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단사이비를 둘러싼 문제들로 한국교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교계 차원에서 지속적인 대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가운데 BWA 전 부총재를 지낸 한명국 목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베뢰아의 가입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 향후 추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BWA에 이의제기…베뢰아 가입 쉽지 않을 것”

   
▲한명국 목사ⓒ뉴스미션
국내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베뢰아가 최근 BWA에 가입 청원서를 제출하고, BWA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배재인, 이하 기침)는 물론 교계 전체가 비상이 걸렸었다.

그러나 기침 총회가 베뢰아의 가입 저지를 위한 강력 대응에 나섰고, BWA는 지난달 칠레에서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베뢰아의 BWA 가입 결의를 9개월 후인 2013년 3월로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BWA 전 총재인 한명국 목사(기침 증경총회장)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 6월 교단 대표로 미국 BWA 본부를 방문해 네빌 콜람 사무총장을 만났고, BWA 상임위원회에도 참석, 베뢰아의 가입을 철회할 것을 강력 요청했다.

한 목사는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베뢰아의 가입 청원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경과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베뢰아의 BWA 가입 청원 정보를 입수하고 총회 임원회에 알렸었다”며 “이후 6월 콜람 사무총장으로부터 베뢰아의 가입 신청을 접수했다는 이메일을 받았고, 교단 대표로 워싱턴 본부로 파송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칠레에서 열린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베뢰아의 이단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2년의 시간이 필요함을 강력히 설득시켰다”며 “그 결과 이번 건이 상임위원회의 아젠다에는 올랐지만 아무런 토의 없이 9개월 연장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미 베뢰아는 지난 1991년부터 BWA 가입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그때마다 한 목사는 교단을 대표해 베뢰아의 가입을 저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해 BWA 상임위원회까지 각 교단과 함께 베뢰아의 이단 조사가 진행될 것임을 밝힌 한 목사는 베뢰아의 BWA 가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BWA의 정확한 입장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수차례 이의 제기를 통해 BWA 본부 측에서도 베뢰아의 문제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베뢰아의 가입이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금이라도 회개한다면 포용 가능성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목사는 일찍이 기침 총회가 베뢰아의 잘못된 가르침을 지적하고 시정할 것을 제안했지만, 베뢰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총회가 몇 차례에 걸쳐 집 나간 아들이 돌아오는 기대의 마음으로 베뢰아와 접촉한 바 있으나, 김기동 씨와 베뢰아 측은 조금도 변하지 않으면서도 BWA와 한기총을 통해 이단을 모면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베뢰아가 총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교단을 해체하고 이단 정죄로 지적된 내용을 더 이상 가르치지 않는다면 교단 차원에서 포용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한 목사는 “이미 도그마(dogma)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베뢰아가 다시 돌아오기엔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느냐”면서도 “하지만 회개하고 돌아온다면, 이단이라 해도 받아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