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세상에 대하여

자녀와 말이 통하는 부모되는 법(펀글)

주방보조 2012. 5. 4. 02:51

 

10대 자녀와 ‘말이 통하는 부모’ 되는 법| ◐육아정보◑━━━━━━☞ 영아기~12세 ☜
태양 맘 | 조회 2 |추천 0 | 2010.09.07. 11:05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한 아이가 또래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뉴스를 본 주부 S씨는 옆에 있던 중3 아들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너도 저런 일 당하는 거 아니지? 혹시 협박이라도 당하면 엄마한테 꼭 이야기해”라고 말했다. 아이는 멋쩍게 웃으며 “엄마는! 그런 일 없어”라고 대답했고. 그런데 아들은 맞는 학생이 아니라 때리는 학생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S씨를 충격에 빠뜨렸다.

청소년 문제의 특징은 내 아이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즉 때리는 아이가 있어야 맞는 아이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엄마들은 내 아이가 바로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일진회 보도에서도 밝혀졌듯이 폭력청소년은 가난하고 공부 못하며 결손가정의 아이들이라는 통념은 무너진 지 오래다. 싸움 잘하는 애들뿐 아니라 외모가 잘났다거나 부잣집 아이, 성적이 뛰어난 아이들도 일진의 스카우트 대상이고 실제로 가입이 되어 있다지 않은가? 중산층 집안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 과외 등 공부에 시달리는 요즘 아이들. 집에 있는 시간에도 늘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한다. 어쩌다 짬이 나도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컴퓨터를 하느라 바쁘다. 도대체 10대인 내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다니는지, 엄마들은 알기가 어렵다.


▶ ‘마더 어택’ ‘아빠몬’이라고 불리는 부모들

중3 아들을 둔 아빠 H씨(45세)는 아이랑 말 한 마디 하려면 속이 터진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 모처럼 일찍 퇴근하여 배드민턴을 치러가자고 말했더니 대답인즉 “왜요?”였다. “언제요?”나 “아빠가 웬일이세요?” 같은 거라면 어떻게 대처해보겠는데 “왜요?”라니. 그래도 아이에게 있는 아양 없는 아양을 다 떨어가면서 집 앞 공원에 나가 배드민턴을 치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예상했던 부자간의 애틋한 대화는 끝내 불가능했다. 뭘 묻든 “그냥요”, “몰라요”라고 하는 아들을 보며 H씨는 씁쓸한 자괴감을 느꼈다. “아이에 대해 애 엄마가 전해주는 말이나 들으며 살아야 할까 봐요. 자식 뒷바라지 남부럽지 않게 하려고 돈 열심히 벌었는데 정작 아이는 애비에게 마음을 안 열어주네요.”

H씨는 이 시대의 전형적인 아버지에 가깝다. 그럼 엄마는 안심해도 될까? 요즘 엄마들은 명실상부한 아이의 매니저이다. 학교와 공부에 관한 것은 엄마랑 아이가 한 팀이 되어 움직이니까. 한마디로 아이들은 엄마의 안테나 밖으로 벗어날 수가 없다. 과연 그럴까? 아이의 스케줄을 다 꿰고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아이의 생각과 안 보이는 행동까지 관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더 어택’이란 말을 들어보셨는지? 우리말로 해석하면 ‘엄마의 공격’쯤 된다. 내가 인터뷰한 중학교 2학년생 윤기(14세)가 친구랑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연예인 소식들을 훑어보고 있을 때 엄마가 언제나처럼 노크도 없이 방으로 들어오는 기척이 났다. 윤기는 메신저 창에다가 “마더 어택! 나 먼저 나간다. 휘리릭” 하고 쓴다. 엄마가 들어와서 메신저 끌 테니까 그리 알라는 소리이다.

엄마는 우리 아들 뭐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맛있는 간식도 주려고 했을 뿐인데 웬 마더 어택? 엄마를 가리키는 은어에 ‘엄마몬’이란 것도 있다. 포케몬, 디지몬 등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일본산 캐릭터는 들어봤을 터. 포켓에 쏙 들어가는 몬스터(괴물), 디지털 몬스터를 일본식으로 줄여 만든 조어이다. 그러니 엄마몬이란? 엄마란 이름의 몬스터를 말함이다. 엄마를 괴물에 비기다니. 요즘 엄마들이 자식에게 얼마나 정성을 바치는데 섭섭한 일 아닌가?

당연히 ‘아빠몬’도 있다. 엄마는 아이의 생활을 너무 잘 알아서 괴물스러운 존재인데 반해 아빠는 도대체 말이 안 통하고 애들 생활을 너무 모르기 때문에 또 괴물스럽다.

고1 여학생 민정이(16세)는 아빠랑 이야기하는 게 싫다. “내 말을 이해 못 하시구요. 제가 뭔가 억울해서 목소리가 높아지면 절대 끝까지 듣지도 않고 화부터 내세요.” 민정이의 아빠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아와 서울에 있는 사립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 그런 인텔리 아빠가 민정이 말만은 이해를 못한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고2 여학생 문경이(17세)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부모님 속이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옛날에는 딴 데로 새기도 많이 했죠. 이제 비겁한 짓 그만 하고 싶어서 참는 거예요. 일종의 자존심 대결 같은 거죠. 절대로 속이지 않고 하라는 대로 하지만 엄마 아빠 명령에 완전히 승복하는 건 아니에요.”

이쯤 되면 아이들 얼굴이 다시 보인다. 아이가 학원 가라면 학원 가고 독서실 가라면 또 그렇게 한다고 해서 엄마 말을 마음으로부터 잘 따른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아이가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엄마가 기대한 만큼 공부를 할 것인가는 고사하고 아이 마음속에 분노심이나 스트레스만 쌓여가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일진회 같은 엉뚱한 유혹에 빠지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