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은 해병대원들의 생활모습./연합뉴스
지난 4일 인천 강화도 해병대 부대에서 동료에게 총격을 가한 김모(19) 상병이 쓴 글이다. ‘기수열외(期數列外)’란 해병대에서 정식 기수로 인정하지 않고 선·후임으로도 대접하지 않음으로써 따돌린다는 뜻이다. 기수열외로 찍히면 후임들한테도 반말대우를 받는다.
이번 총기 사건으로 인터넷에서 기수열외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사건 이후 김 상병이 기수열외의 피해자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또 네티즌들은 해병대에서 기수열외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쓴 글을 퍼나르고 있다.
“저는 해병대 ○○○○단 ○○중대에서 근무 중인 일병 ○○○입니다. 제가 국방부 홈페이지에 민원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부대 내 기수열외·왕따 문제 때문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이글은 지난 3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처음 올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소속부대로 전입한 글쓴이는 구타와 ‘기수열외된 선임에게 반말하라’는 다른 선임들의 강요 등으로 불만이 생겼고, 결국 자신도 기수열외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글에서 “후임들이 저에게 ‘야, 너 전화왔다’, ‘너 밥 먹고 전산실로 오래’ 라고 반말을 했다. 후임들은 또 관물함을 뒤지고, 담배나 간식도 멋대로 가져갔다”고 했다. 또 “잠을 잘 때 코를 곤다고 단추가 뜯어질 정도로 상의를 힘껏 당겨 깨웠다”면서, “잠에서 깨면 ‘코골면 죽여버린다. 잠 깰 때까지 밖에 나가 있어라’라는 말을 들었다. 하루에 2~4번 그렇게 당해 잠 못 자고 갈 곳이 없어 화장실에 있다가 돌아오면, 자고 있는 머리통을 부숴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기수열외를 당한 그는 단체활동·훈련·근무 등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했다. 그는 “전산실에 가면 후임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해 일을 할 수 없었다. 후임들은 모든 행동을 선임에게 보고했다”고 적었다. 이어 “휴가 한 번 가면 복귀하기가 싫었고, 미칠 것 같아 자해를 생각하기도 했다”면서, “부대 내 상담관과 중대장과 면담을 신청해 다른 부대로의 전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곳 선·후임들이 전출된 부대에 전화해 (제가) 똑같은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하면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필자는 “선임병들 다 죽여버리고 싶지만, 전 용기가 없습니다. 다른 부대에 가서 남들처럼 군 생활 잘하고 무사히 제대하고 싶습니다”라면서 글을 맺었다.
이글을 퍼나른 한 네티즌은 “우리 내무실에도 기수열외가 있었는데 선임들이 기수열외 당한 선임의 얼굴을 때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선임 명령으로 기수열외 선임의 속옷을 모두 갖다버렸는데, 그 선임이 집에 전화해 소포로 속옷을 받아 입는 것을 보니 불쌍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기수열외가 독특한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악용하는 병사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관련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선임이 ‘휴가 나가서 여자와 관계한 사진을 가져오지 않으면 기수열외다’라고 말해, 돈 주고 성관계를 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편 해병대 출신 네티즌들은 기수열외 문화가 언제부터 생겼는지를 놓고 논쟁을 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해병대 800기 후반이나 900기 초반 이후 이런 문화가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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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강건해지려면
머리와 꼬리가 한결같아야만 합니다.
강한자는 연약한 자들의 약점을 담당해 주고
약한자들은 강한자들의 지지자가 되어 그들을 더욱 힘있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나라가 망하려면
또한 머리와 꼬리가 한결같아야 합니다.
강한자는 연약한 자들의 등을 쳐 먹어야 하고
약한 자들은 강한자들의 뒤통수를 때릴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역시 한결같습니다.
강한자들은 연약한 자들을 속이고 가로채고 짖밟고 뭉갭니다.
가진놈들은 더 가지려고 악을 써대고 자기들끼리는 행정이든 입법이든 사법이든 모두 방어막이 되어줍니다.
성희롱을 일삼던 국회의원놈 하나 제명 못시키면서 말입니다. 아무리 양아치같이 매값폭행을 해도 어느새 풀려나가 활개치며 다니는 것이 정상처럼 보이게 말입니다. 성희롱을 정직하게 증언했다고 해고가 되어도 강한 놈들은 절대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장관하겠다고 나오는 년놈마다 부동산투기를 위해 허위전입신고를 아니한 놈이 없고 군대 안 간 것이 마치 저들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 있습니다.
약한자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너도 나도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정직은 이미 현실의 삶과 관계가 없습니다. 조금만 삐끗하면 가진놈들처럼 비용을 사기치고, 물건의 원산지를 사기칩니다. 없는 놈들끼리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가 직장이든 사업장이든 넘실댑니다. 이래도 불평, 저래도 불만, 성실보다는 튼튼한 줄이나 잡아 한몫보려는 심사들로 가득합니다.
이렇게 머리와 꼬리가 한결같으니...이제는 나라가 언제 망할 것인지만 지켜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군대에 가 있는 20살 갓 넘은 젊은 남자아이들이
우리나라의 진면목을 어김없이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한국 제일의 군대라고 자처하는 귀신잡는 해병대에서 말입니다.
강한자들은 연약한 아이들의 자존심을 뭉개고 인격을 짖밟고 모욕을 줌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약한 자들은 수류탄과 소총을 가지고 살인행각을 벌임으로서 그 상대적 존재감을 드러내려 합니다.
왜겠습니까?
머리와 꼬리가 똑같아졌으며...이제 함께 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우리들에게 보여주려 함입니다.
이 사건은 법대로 처리되겠지만
우리들은
소름을 느껴야만 합니다.
이것이 해병대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강한자가 약한자들을 앞에서 모독하면
약한자들은 강한자들을 뒤에서 죽여버리는 것입니다.
언제 그런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위로가 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라는 망하는 길로 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머리와 꼬리가 지금 매우 똑같습니다. 오호...통재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