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휴가를 얻어서 아이들 다 학교로 보내고 둘이 남게 되었습니다. 우리 심심한데 제비뽑기나 하지요? 마눌님이 제안을 해 왔습니다. 1.광주(조카네 방문), 2.영어공부, 3.(온종일) 책읽기, 4.김치담기, 5.(앞으로 노년에 갈지 모르는) 충주 둘러보기 6.설악산 놀러가기 마눌님은 조그만 박스 안에 이 여섯개의 항목을 작은 포스트잇들에 적어 접어 넣고 제게 뽑으라 하였습니다.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불면증이 없지 않은지라 어푸러져 있다가 손을 내밀어 하나를 골랐습니다. 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설악산이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약간 비현실적인 항목이라 여겼는지 두번째를 뽑으라 하였습니다. 책읽기... 재미를 붙인 마눌님 계속 뽑아주었는데 대략 충주, 김치, 영어, 광주 순으로 뽑히지 않았는가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