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다섯 아이 중 대장인 둘째 나실이는 영리하게 굴지는 않지만 책임감이 남다르고 성실함으로 무장되어 마치 든든한 기둥같은 아이입니다. 물론 몸집이 좀 있으므로 잠을 잘 잔다는 약점이 하나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작년 녀석이 야자를 하겠다고 한 이래로 저녁 10시가 되면 저는 나실이의 학교 운동장에서 시장용 손수레에 녀석의 가방을 실어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야자를 하는 날이면 저의 하루도 빼놓지 않는 일과가 되었고...또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딸이라 어떤 때는 제 하소연을 할 때조차 없지 않을 정도였지요. 요즘은 운동을 좀 할 요량으로 한강변을 돌아 녀석의 학교까지 속보로 걸어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를 택하여 약간 땀이 나게 다니고 돌아올 때도 되도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