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호> 우울증은 전염됩니다. 2002년 06월 21일
오늘 아침부터
막내 아들이 우울합니다.
아스끄림을 계속 외쳐대길래
냉동실에 하나 남은 파워캡^^을 주었습니다.
후딱 먹어치우더니
또 아스끄리이임~을 외쳐 댑니다.
안돼!!!
그 소리에 탁자밑으로 기어들어가서 고개를 외로 꼬고
아스끄림을 신음소리처럼 계속 흘리고 있습니다.
이 아이의 얼굴과 목소리에 우울증이 흠뻑 베어있습니다.
...
저도 무척 우울한 중입니다.
단전에서부터 위로 그 우울함이 치밀어 목구멍쪽에 탁 막혀있습니다.
사실은 무슨 일이 있어서 우울한 것이 아닙니다.
저도 왠만하면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살기 때문에^^
제가 우울한 것은 ... 일년중 한두번 정도에 불과하고 기껏해야 일주일 정도인데...이번 것은 좀 심합니다. 열흘이 다되어가는데 계속 상태가 호전되질 않습니다.
...
제 막내아들은
제게서 우울함을 전염받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평소 그러던 놈이 아니거든요
저도
사실은 누군가에게서 우울증을 전염받았습니다.
독자분들에게도 전염될까 ... 조금 걱정이 되지만 ...괜찮으시겠죠?
...
얼마전에
정말 뭔가에 억눌린 사람을 만났었습니다.
분노랄까...절망감이랄까...이런것이 꼭지까지 꽉꽉 눌러 채워진 그런 사람 말입니다.
약간의 이해관계가 있는 상황이었는데
자신의 기분에 맞지 않는 것이 있었는지
그 우울한 얼굴에서 갑자기 터져 나오는 분노의 외침...
웃으며 수습하려 했지만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후로부터
갑자기 그 사람 생각이 나면 단전에 어두운 기운이 흘러들며 온몸에 우울한 무기력이 엄습해 옵니다.
아무리 아이들에겐 웃으며 대하려 한다고 해도
마음에 때가 가장 덜탄 막내 녀석은
영향을 받나 봅니다.
...
소세지를 잘라 달래보면서...
나의 이 전염받은 우울증을 어떻게하면 아이에게 들키지 않고 전염시키지 않을까...고민하며
억지로 씨익 웃어주었습니다.
...
교신아 행복해?
도리도리...(소세지를 먹으면서도^^)
...
오늘 중으로 떨쳐버려야겠습니다...우울해진 아들을 위해서라도... 으라차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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