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사들, 로봇·치질 수술 등 과잉진료 입을 열다
서울대병원 의사들 , '적정의료' 주제로 심포지엄..치질·로봇·검사 등 수익쫓아 남용되는 사례 공론화
1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과학관에서 열린 '2011 병원의료정책 추계심포지엄'에서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규주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치질수술이 단골로 등장하는 신문지면을 보여줬다. 그는 "우리나라 입원진료 1위는 치질수술"이라며 "과연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 치질수술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은 이날 '한국의 의료, 과연 적정한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수익을 쫓으며 안 해도 될 진료를 더 하거나, 꼭 해야 할 진료를 하지 않는 한국 의료의 현실을 짚어보겠다는 취지였다.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문제였지만, 의료인 스스로 공론화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총대'를 매고 임상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입을 열었다. 박 교수는 "치질 치료원칙은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라며 "심할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택하는 게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수술건당 60만원의 수가를 보장해줘 개원가의 수익추구 창구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21만명이 치질수술을 받았다. 투입된 진료비만 1684억원에 달한다. 미국은 전체 인구의 5%만이 치질수술을 받았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검사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활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적지 않은 병원에서 검사 오더(지시)를 낸 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현실"이라며 "영상검사 건수가 최근 5년간 2배 이상 폭발적으로 급증한 데에는 검사가 적용되는 분야가 많아진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이런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당장 검사비뿐 아니라 암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방사선 피폭량이 많아진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모든 검사는 방사선 피폭보다 충분히 이롭다는 전제가 바탕이 된 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근경색 등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심장CT, 심장MRI가 크게 늘고 있는 문제도 제기됐다.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심장분야 영상검사 건수는 2005년 117만건에서 2010년에는 192만건으로 급증했다. 김용진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심장CT 결과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등 문제가 있다고 진단돼도 실제로 건강에 영향을 줄 확률은 33%에 불과하다"며 "암은 발견 자체만으로 의의가 있지만 심장병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상검사로 혈관이 좁아진 것을 발견한다고 해도 환자에게 증상이 없다면 치료하는 게 나은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영상검사만으로 혈관을 넓혀주는 시술인 중재술을 실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고가 로봇수술도 빠지지 않았다. 박규주 교수는 "복강경수술은 물론 로봇수술도 배를 가르고 하는 개복수술에 비해 치료결과가 낫다는 근거가 없다"며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아 6배나 비싼 로봇수술을 남용하는 부적절한 이유"라고 말했다. 로봇수술 '다빈치'는 국내에 36대 도입돼 연간 6000여건 시술되고 있다. 박 교수는 "경제적 논리에 왜곡돼 로봇수술 효과가 실제보다 과대 포장돼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암치료효과가 더 낫다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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