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국제시장감상문(김원경+주방보조)

주방보조 2014. 12. 25. 18:31
영화 '국제시장' 감상 (원경)

2014/12/22 16:59

 

 

 

 국제시장은 11월에 광고할때부터 줄거리도 좋고 배우 황정민도 호감이라서 쭉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드디어 오늘 아침 아빠와 함께 조조로 국제시장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 모습의 황정민(덕수)과 할머니 모습의 김윤진(영자)이 등장했다.

하루하루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덕수의 과거 삶이 중간중간 삽입되는 형식의 영화라서

할아버지 덕수가 손녀딸과 길을 걷는 과정에서 덕수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시작되었다.

 1950년 12월, 한달 전 한국전쟁에 개입한 중공군에 의해 밀리던 국군과 유엔군은 흥남에서 배를 타고 남하하는 작전의

흥남철수를 단행한다. 흥남에 살던 덕수의 가족은 모두 배를 타고 피난을 가려고 하지만, 난리통에 덕수의 가족 중 아버지와 덕수의 여동생 막순이는 흥남에 남게 된다. 나머지 가족-덕수의 어머니와 삼남매는 가족과 헤어지는 아픔을 안고 부산 국제시장에 정착하게 된다.

 

 덕수는 막순이를 두고 왔다는 죄책감과 집안의 장남이자 가장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젊은 시절을 일만 하며 살아간다.

남동생은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에 진학하고, 또 한명의 여동생 끝순이는 철없기 그지없다.

서울대생인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덕수는 파독광부의 길을 택한다. 솔직히 지금까지 나는 광부일이 그저 힘든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까 광부일은 정말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지하 깊숙한 탄광, 신체 내부까지 파고드는 석탄가루들, 메탄가스 분출의 위험...게다가 이때 당시에는 광부용 마스크도 따로 없었던 것 같은데, 주인공이 폐병에 걸리지 않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독일에서의 생활이 마냥 힘들기만한 것은 아니었다. 덕수는 독일에서 파독 간호사인 영자를 만나게 되고, 거기서 영자와 순수하고도 깊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덕수가 한국으로 귀국한 지 3달 만에 영자는 덕수네 가게로 찾아오고, 둘은 (독일에서 사고친 것 때문에;;)결혼하게 된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이제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듯 했던 덕수는 '꽃분이네' 가게를 운영하던 고모의 사망으로 그 가게가 남의 손에 팔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필요로 하게 된다. 게다가 여동생 끝순이의 결혼식 비용을 마련할 필요성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선택한게 베트남행.

영자는 덕수에게 '왜 남을 위해서만 사냐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좀 살아보라고' 말하며 덕수의 베트남행을 반대하지만, 덕수는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듯, 베트남에 기술직으로 떠나게 된다.

  베트남에서 덕수에게 일어난 사건은 여러가지이지만, 그래도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베트남 주민의 피신장면이 흥남철수때와 오버랩되는 장면이었다. 우리나라가 한국전쟁때문에 큰 아픔을 겪었듯이, 베트남도 베트남전쟁때문에 우리만큼이나 큰 아픔을 겪었다. 무자비한 주민학살과 피난, 그리고 고향상실...가족과의 헤어짐...이 모든 것들이 다 전쟁이라는 비극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다.

덕수는 피난민들을 배에 태우고 떠나다가 베트남 남자아이가 자기 여동생이 물에 빠져서 헤어지게 되자 절규하는 모습을 보고 흥남철수때의 자신과 막순이를 떠올린다. 그리고 목숨을 걸고 그 여자아이를 구출해내고, 그 대가로 평생 다리를 절뚝거리게 된다. 하지만 그 베트남 남매가 함께하게 된 것 만으로도 덕수는 기뻤을 것이고, 막순이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은 더 해소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막순이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졌을 것 같다. 

 덕수가 한국으로 무사귀환하고, 80년대에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덕수는 자신의 아버지와 여동생을 찾는 사연을 가지고 방송에 나가게 된다. 얼마간의 기다림 끝에 덕수는 미국LA에 입양된 여동생 막순이를 방송으로 만나게 되는데, 그 장면이 가장 슬프고도 감동적이었다. 솔직히 '슬픔', '감동' 이런 단어들로는 그 장면에 대한 감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나는 그 장면에서 제일 많이 울었는데, 아마 다른 관객들도 그러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덕수가 결국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쉽지만 사실 영화에 덕수와 덕수 아버지가 다시 만나는 장면이 있었다면 작품의 질이 좀 떨어졌을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좀....

 

 젊은 시절의 값진 노력으로 얻어낸 가족의 안정적인 삶.

하지만 늙어버린 덕수를 시대에 뒤처지는 고집불통 할아버지로 여기는 덕수의 자식들과 손자들을 보면 그 노력이 무색해보이기만 하다.

자식세대가 이런 힘든 일들을 겪지 않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했던 그 시절의 덕수를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덕수 아들중에 드라마'미생'에서 성대리 역의 태인호 배우가 나와서 엄청 놀랐었다ㅋㅋㅋㅋ)

 

 할아버지 덕수는 가족이 다같이 화기애애하게 모인 어느 저녁, 혼자 방에 들어가서 아버지의 사진을 본다.

그리고 말한다.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그 말에 (상상일지도 모르지만)아버지는 대견하다는 미소와 함께 '고맙다'하고 대답한다.

 

 부산으로 피난 온 어린시절부터 함께해온 가게 '꽃분이네' 를 팔라는 주변사람들의 권유를 계속 뿌리쳐왔던 덕수. 그 이유는 아버지와 헤어질때 부산 국제시장의 꽃분이네에서 만나자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와 만난 그날 저녁 이후, 덕수는 고집을 없애고 '꽃분이네'를 팔기로 결정한다. 언제나 자신과 함께 해줬던 아내 영자와 옥상 의자에 앉아서..

 

 

 

---

영화 국제시장은 혼란과 급변의 시기였던 1950~80년대를 한 인물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제 곧 20살이 되는 나로서는 내가 참 평화로운 시대를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새삼 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재수와 정시를 거치면서 '정말 힘들다...다 지친다..'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 와중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의 삶은 아직 그 어떤 힘든 일도 겪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힘든 시기를 겪어내신 우리나라 노년세대분들께 감사의 박수를 크게 보내드리고 싶다. 이분들이 계셨기에 우리나라가 지금 이 정도까지 발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이렇게 평화로운 시대에서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더 나은 우리나라, 더 나은 다음세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살것이다!!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영화평들 보니까 국제시장 보는 사람은 일베충이라고 누가 욕해놓은 것을 몇 개 봤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배경이 부산이라서 그런가? 근데 그건 전쟁때 피난갈 곳이 부산뿐이라서 그랬던 거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고..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모습만 보여줘서? 아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의 배후에 파독광부와 파독간호사의 힘든 삶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또한 베트남전쟁 파트에서 전쟁의 잔혹함도 보여줬다. 정책을 미화했나? 아니다. 그 어떤 등장인물들도 '정부 덕분에..우리가 잘살게 되고..어쩌구...'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고생하고 또 고생했다. 가족을 위해서. 그저 그 세대를 대표하는 개인의 삶을 그려놓은 영화일 뿐인데 왜 자꾸 그런 왜곡된 시점으로 트집잡는지 모르겠다. 난 일베충도 그 무엇도 아닌 평범한 대학 준비생이다. 한국영화를 볼 때 좌편향적인 영화가 아니면 무조건 트집잡고 욕하는 태도..정말 고쳐야 한다. 물론 내가 우편향적인 영화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영화가 있다면 충분히 지적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제시장은 아니다. 정부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는것이 정부정책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이분법적인 생각, 진영주의적인 생각들이다. 영화를 보고 어떤 점을 배울지는 생각하지 않고 정치적 시선으로만 바라보고 비판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왔습니다.(주방보조)

세째딸의 강권에

롯데시네마에서 함께 국제시장을 보았습니다.

예고편을 보고 포레스트검프...가 연상이 되어 저는 보지 않으려 했었습니다.

주인공을 통하여 그 시대를 보여주는 방식을 따를 것이고, 그것을 눈치 챈 저는 재미 반감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역시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습니다.

6.25, 가난, 파독. 파월. 이산가족상봉, ...

짬짬이 재미꺼리로 정주영도 나오고 앙드레김도 나오고  남진도 나오고 이만기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우리들의 이야기어서 더욱 그랬을 것입니다만

포레스트검프처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감동이 있었습니다.

 

...

 

6.25나 파독은 57년생인 제가 인식하기 어려운 때 이야기였지만

파월과 이산가족상봉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겪었던 일입니다.

특히

사람을 찾습니다...KBS의 최대 히트작 이산가족상봉...당시 저는 여의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티비를 보며 모두 함께 울었던 기억, 여의도를 하얗게 덮었던 그 수 많은 이름들과 사진, 사연들...

저의 아버지도 전쟁 전 황해도에서 내려와

그 없는 말씀 가운데서도 북에 두고 온 누이동생을 그리워하고 미안해 하셨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상봉자들과 함께 울며 그 당시 흘렸던 눈물이 다시 살아나는듯 했습니다.

 

...

 

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우리가 겪는 일들이 아무리 험하고 힘들어도

가족은 ... 그 모든 역경을 넘어설 수 있는 동기이며 힘이며 소망입니다.

 

아버지...

힘겹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

영화 국제시장은 그들에게 내미는 작은 서사시였습니다.

 

...

 

상당히 여러번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고,

기분좋은 재미로 웃음선사에 인색하지 않은

황정민 주연의 ...국제시장...

 

강추합니다.

 

 

 

 

 

 

댓글 13

  • 주방보조2014.12.25 18:43

    수시논술에 다 떨어진 원경이는^^
    정시지원을 해 놓고 내년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와 나군 두군데 기독교계학교를 지원했습니다.
    어디에 합격하든
    하나님의 은총일 것입니다.

    답글
  • malmiama2014.12.26 07:21 신고

    좋은 영화,훌륭한 감상문이네요.

    답글
    • 주방보조2014.12.26 14:37

      우리세대는 보시면 절대 후회 안 할 영화라 생각들엇습니다.^^

  • 들풀2014.12.26 09:44 신고

    부녀의 감상문 잘 읽었어요
    원경이의 시선이 참으로 건전(?)하구나 싶었습니다
    좌로나 우로 치우지지 않으면서 문제의 핵심에 도달하려는 ..
    근데 왜 논술에 떨어졌는지 상당한 의문이 드는군요.
    어찌되었건 하나님의 사랑하심의 결과는 분명하리라 믿습니다.

    저도 강추하셔서 보고 싶은데
    어쩐지 엄두가 안 나네요
    방콕을 하면서 한번 나서기가 꿈만하니
    늙어도 한참을 늙었는지....

    답글
    • 주방보조2014.12.26 14:42

      요즘 좀 춥긴 하지요.
      그래도 영화감상 핑계삼아 떨치고 일어나십시오^^

      원경이는 표현력이나 감성적인 면은 모자라지 않으니, 논리적인 면이 모자라다...그런 자평이더군요.^^ㅎㅎ

  • 한재웅2014.12.26 12:22 신고

    영화평론가로 나서도 될 정도로 잘쓴 감사문입니다.
    저도 봐야겠네요!

    답글
  • 왕언니2014.12.30 20:21 신고

    저희부부도 지난주에 봤습니다, 극장속에서 애국가와 대한늬우스를 보던 생각이 났는데 그건 빠졌더군요,
    님아그강~ 보다 잘만든 영화였지만 옥의 티를 몇군데 발견했지요.ㅋㅋ
    황정민이 다리를 절단하고 의족을 했는데 걸음걸이가 발을 좀 삔것같은 어설픈 포즈?였어요...
    그리고 의족을 낀 사람은 바닥에 양반다리하고 앉지 못하거든요

    또하나 황정민이 부산에 왔다고 바로 부산사투리를 쓰는건 무리였어요.
    실제 우리 주위에 그정도 나이에 피난온 지인이 있는데 아직도 이북사투리를 쓰거든요.

    감독이 우리보다 젊은 사람이라 고증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싶은...
    그래도 애를 많이 쓴 영화임에는 틀림없어요.
    분장도 그렇고
    이산가족 벽보?를 스탭들 모두 몇십장씩 손수 써오게 했다더군요.

    원경이의 감상문이 대박입니다.
    역시 부전여전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4.12.31 00:22

      그런 옥의 티가 있었군요.^^

      권사님은 연세가 딱 덕수가 일어버린 여동생 막순 정도시겠네요.
      저보다 훨씬 실감나게 영화를 감상하셨을 것같습니다.
      저 영화를 보면서 저희 50대는 비교적 운이 좋은 세대였다 생각했습니다.

      ㅋㅋㅋ
      원경이가 왈...칭찬하시니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창피하다고 ...하네요.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열심히 글쓰기를 하겠지요. 창피하지 않을 글을 쓸 수 있도록

      감사합니다.

  • 김순옥2015.01.08 04:22 신고

    영화관에 자주 갔었는데 미국에 있는 동안 텀이 생겼네요.
    원경이는 물론 독수리 남매들의 글쓰기 실력은 참 대단합니다.
    성실하고 착하고 글을 잘쓰는 원경이가 논리적인 부분까지 갖춘다면...
    저는 원경이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영화...이제 조금씩 챙겨봐야겠어요.

    답글
    • 주방보조2015.01.08 15:25

      저처럼 전쟁과 관련된 이산가족이 있는 이들은 많이 울었을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남북분단이라는 비통한 현실 앞에 놓여 있으니까요.
      저 영화를 너무 이념분쟁쪽으로 몰고 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데...그렇게 보려하면 그렇게 보이나 봅니다.

      원경이는 전형적인 범생이라서 제가 항상 핀잔을 줍니다. 2%가 부족하다고...
      대학생이 되면 채워질지, 연애를 하면 채워질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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