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년전 재수 학원 출신인 아버지가
세째딸을 데리고 집에서 비교적 가깝고 들어가기 쉬운 재수 학원에 등록을 시켜주며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었지만
한숨을 거듭 거듭 내뿜었습니다.
제일 열심히 공부한 놈이 재수라니...하는 한숨
얼마나 힘들 것인지...하는 한숨
이 비싼 학원비라니...하는 한숨
교재비에 식비까지...하는 한숨
까탈스런 반편성이라니...하는 한숨
1년을 또 숨죽여야 하다니...하는 한숨
그래도 세째딸은
전 괜찮으니 너무 마음 쓰지마세요 합니다.
20년 가까이 이 애비와 살면서
얼마나 소심하고
얼마나 다정하고
얼마나 여리고
얼마나 비관적인지 파악이 안 되나 봅니다.
허...마음이 어찌 안 쓰일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
욕심을 버렸어야지
이제부터라도 그리해야지
마음을 다잡고
뒤돌아
아무렇지도 않은척 한마디 했습니다.
너는 아무 걱정 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거라...
문득
딸의 입에서도 한숨이 흘러나오는 듯한 환청이 들렸습니다.
한숨도 기도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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