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중간영계로 들어가는데, 중간영계란 천국과 지옥의 중간 지점이다(?) 스웨덴보리(Emanuel Swedenborg, 1688. 2. 8 - 1772. 3. 29 = ‘스웨덴보그’, ‘스베덴보리’라고도 함)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스웨덴보리의 아버지는 루터교회 감독겸 신학교 교수였다. 스웨덴보리는 이미 4~10살 때까지 하나님과 구원, 영적 체험에 관해 얘기하곤 하여 부모가 “너를 통해 천사가 말하나 보다”할 정도였다. 아버지는 아들의 그런 점을 영특하게 여겼으나 어머니는 좋지 않게 생각했다.
스웨덴보리는 당대 최고 학문을 습득했다. 웁살라대학교 재학 시절, 그는 시문학에도 재능을 보였지만 특히 수학과 기계학에 열정을 쏟으며 교수들에게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그 즈음 그는 친구인 크리스토퍼 풀하임의 여동생을 연모했으나, 풀하임의 아버지가 교제를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 쪽의 지나친 수줍음으로 둘 사이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21세이던 1709년, 스웨덴보리는 대학 졸업과 함께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유럽 각국을 여행했다. 그는 외교학에 입문하기 바라는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과학을 택했다. 1716년 친구 풀하임의 도움으로 국왕에 의해 스웨덴 광업대학 분석관으로 임명된 스웨덴보리는 1718년 이래 특이한 기계를 발명하는가 하면, ‘자연물의 제 1원리’, ‘두뇌’, ‘동물왕국의 경제’, ‘합리적 심리학’ 등의 저서를 줄이어 써냈다. 그중 ‘자연물의 제 1원리’는 일종의 진화론을 논한 것으로, 찰스 다윈이 철저히 탐독한 책이며 ‘종의 기원’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저서이다. 즉 진화론은 이미 다윈 이전 스웨덴보리에게서 배태됐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1744년부터 스웨덴보리는 이른바 ‘영적 환상의 계시’를 받기 시작하면서 35권의 책을 줄이어 저술한다. 이 35권의 ‘해설서’는 추종자들에 의해 성경과 맞먹는 권위의 책으로 받들어지고 있다. 3년 후인 1747년 그는 관직에서 물러난다. 1766년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스웨덴보리는 “주님이 손수 오셔서 내가 쓰는 글들을 계시하신다고 엄숙히 증언할 수 있다”며 “예수께서 새교회의 진리를 말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1772년 3월29일 사망했다.
스웨덴보리는 주님이 주신 계시로 성경 해석을 했다고 주장, 일부 성경을 삭제하기도 스웨덴보리는 자기의 성경 해석은 모두가 주님께서 직접 자기에게 가르쳐 준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한 자이다. 그는 수학과 과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나름대로 성경을 영해했다.
그의 성경영해는 칸트와 웨슬레 같은 학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만큼 매우 교묘하고 그럴 듯 했다고 한다. 그러나 웨슬레는 그를 “가장 재치있고 활발하고 재미있는 미치광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후세의 신학자들은 그를 “최초의 그리고 가장 유명한 현대의 영매”, “신지학과 초심리학의 선구자”로 부르기도 한다. 한국 고신교단이 스웨덴보리가 이단이라는것을 한국교계에 발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성경관이 매우 이단적이다.
그는 영적이고 신비적인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성경만을 정경으로 인정했다. 그리하여 그는 역대, 룻, 에스더, 느헤미야, 욥기, 잠언, 전도서, 아가, 에스라를 구약성경에서 삭제하였고, 신약에서는 사도들의 서신서를 모두 삭제하고 오로지 4복음서와 사도행전, 요한계시록만을 정경으로 인정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신비주의 신학을 적용하기가 곤란한 부분을 정경으로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증언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것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요한계시록22:18-19)
그런 그가 이단으로 정죄 받은 것은 물론이다. 그는 수시로 원격투시능력을 발휘하기도 했고 환상체험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는 말년을 악령에 사로잡혀 지냈고 악몽으로 시달리는 가운데 최후를 맞이했다고 한다. 이것이 이단들의 공통적인 최후이다.
이단 스웨덴보리의 주요 교리와 문제점 - 성경의 대부분을 상징적으로 해석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스웨덴보리는 성경을 ‘인간 이성으로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삼기 위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되도록 상징으로 처리해 버린다. 말하자면 극단적인 상징주의적 성경 해석자라 할 수 있다. 즉 성경 대부분을 풍유적 상징법(Symbolism)으로 해석하고, 실제 역사적 의미로 파악하지 않는다. 심지어 성경 인물의 생애조차도 그에게는 상징적 의미일 뿐이다.
그는 창세기 1~11장을 사실이 아닌 인간의 점진적, 영적 진화에 대한 상징으로 보며, 기타 성경도 대부분 같은 선상에서 해석하고 있다. 그는 “우주의 창조자가 나타나서 내게 직접 성경의 영적 의미를 전해 주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창세기에 나타난 천지창조 사건을 부인함으로써 자기 모순에 빠지고 있다.
스웨덴보리의 신론 스웨덴보리가 성삼위론을 강조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그의 성삼위론은 성경과는 매우 다르다. 우선 그는 영을 기(氣-ether)나 바람으로 보고, ‘하나님=영’의 신앙을 ‘공허한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하나님 자신이 직접 땅에 오셨고 그의 몸이 ‘아들’이며 그의 영원한 혼은 ‘성령’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이런 교설은 성삼위일체 교리라기보다 단일신론적 양태론인 것이다.
스웨덴보리에 따르면, 하나님은 신적인 사랑과 지혜이신 신적 인간(Divine Man) 곧 예수이며, 그리스도의 몸은 ‘무한한 사랑’, 보혈은 지혜와 진리를 상징한다. 또 예수 그리스도는 영적으로 재림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여호와의 증인’들의 “영적 재림설”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내세론과 인간론, 구원론 스웨덴보리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모습 중 사랑과 지혜만을 강조한다. 즉 사랑의 하나님은 결코 심판하지 않으시고 지옥 형벌을 주지 아니하시므로, 지옥에 가고 안 가고는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누구나 자기 선택에 따라 즉 옳다고 믿은 바를 행하면 다 천국에 가게 된다고 말해 일종의 만인구원설 내지 보편구원설을 주장했다. 이는 모든 타종교를 허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지옥의 개념을 부정하는 여호와의 증인들과 안식일교가 스웨덴보리와 유사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또 인간은 날 때부터 악하게 태어나지 않고 다만 악의 성향을 띠고 날 뿐이요, 행위보다는 자신의 의지로 어떤 인간이 됐는가에 따라 판단을 받으며, 하나님은 자유롭게 널리 용서하시되 자유의지까지 허용하신다고 하여 자유의지의 중요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따라서 스웨덴보리는 칼빈의 절대예정론 교리를 완전히 거부한다.
그는 자신의 ‘체험’에 근거했다는 책 ‘천국과 지옥’에서 천국은 지상과 똑같은 모습이요, 우주계의 태양과 같은 크기인 천국의 ‘태양’이 바로 그리스도 자신이며, 그 빛과 불이 곧 사랑이요, 구약의 불도 다 사랑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천국에도 있는 결혼” 스웨덴보리의 ‘천국 결혼관’은 결정적인 이단의 면모를 드러낸다. 그는, 진정한 결혼의 사랑은 영원하며, 천국에도 남녀간의 혼인이 있어 자녀를 두고, 지상에서와 똑같은 유의 일들을 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천국에서는 시집도 장가도 아니가고 천사와 방불하다는 예수의 말씀에 전면 배치됨은 물론이다. 스웨덴보리의 이 ‘천국 결혼관’은 육체를 제외한 영적 존재인 마음과 마음의 만남이며 선과 진리의 합일(合一)이라는 애매모호한 상징적 개념이 결부돼 있어 상당히 난해하기까지 하다.
스웨덴보리의 책 도처에서 성경 본문 인용은 극히 드물고 자기 나름의 이성적인 영해에 도취되고 있는 점이 발견된다. 스웨덴보리는, 또 인간은 죽음을 통해 저편 세계에서 깨어나 천국과 지옥의 중간지대인 영들의 세계에서 자기 선택을 따라 양쪽으로 여행을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사상을 볼 때, 스웨덴보리는 자신이 상상하는 이성적 하나님과 자신의 ‘기독교’를 창조해 낸 것이지, 성경을 바로 해석했다고 볼 수 없다. 스웨덴보리의 사상 중 상당량은 후대의 주요 이단들과 뉴에이지 운동의 우주종교 사상 등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스웨덴보리가 쓴 책 ‘천상의 증언’은 이단 통일교도인 박보희씨에 의해 번역되며 적극 추천되었다. 또한 스웨덴보리는 수시로 천국을 드나들었다고 하며 그의 경험에 근거하여 「천국과 지옥」이라는 책을 저술했다. 그는 이 책에서 천국과 지옥의 상태와 그곳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매우 상세하게 소개해 주고 있다. 스웨덴보리는 천국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부활이나 재림까지도 영화(靈化)하여 해석한다. 그에 의하면 천국은 하나의 커다란 도시이며 그 주변에 많은 위성도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천국의 사람들은 남녀로 나뉘어 있으며 서로 결혼한다고 한다.
사람이 죽으면 ‘중간영계’로 들어가, 영계는 총 7층으로 돼 있다는 스웨덴보리의 주장 스웨덴보리는 ‘영계’라고 명명한 죽음 이후의 세계를 나누고 또 나눴다. 그래서 영계세계는 총 7층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층은, 딱 중간에 있는 ‘중간영계’라는 곳이다. 죽어서 영계로 올라온 영인(靈人)이 중간영계에서 심사를 받고 천국천사가 되느냐 아니면 지옥영인이 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중간영계는 사람이 죽으면 제일 먼저 가는 곳이고 천계와 지옥의 중간에 있다고도 했다. 그러니까 중간영계는 천국도 아니고 지옥도 아니다. 특별한 예외의 대상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은 죽으면 반드시 이 중간영계를 거친다. 죽어서 영계로 올라온 영인은 이 중간영계에서 심사를 받고 천국천사가 되느냐 지옥영인이 되느냐가 결정된다”(스베덴보리연구회 편역, <위대한 선물>, p.133). 중간영계 위로 3층은 ‘천계’ 곧 천국 3층(위로부터 ‘천적왕국’, ‘영적왕국’, ‘자연적 왕국’)으로 나뉘고, 중간영계 아래로 3층은 ‘지옥계’ 곧 지옥 3층(아래로부터 ‘최악의 지옥’, ‘중간지옥’, ‘제일 가벼운 지옥’)으로 나뉜다. 천국들은 입체로 되어 있으나 상하 천국 간 교류는 없다.
스웨덴보리에 의하면 지옥 역시 하나님의 형벌로 가는 곳이 아니다. 오로지 인간의 자유의지에 달려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상에서 지은 죄가 크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벌로 지옥에 처넣어졌다고 생각을 하지만 모두 틀린 말이다. 이보다 더 큰 오해는 없다”(스웨덴보리연구회 편역, <위대한 선물>, p.127). “천국은 천국대로 지상에 영향을 끼치고, 지옥은 지옥대로 지상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거기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천국천사들이나 지옥악마들이나 지상인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야 한다. 이는 꼭 지옥과 천국의 사람 빼앗기 싸움과 같다. 사람을 가운데 두고 한쪽에선 천국의 천사가, 또 한쪽에선 지옥의 악마가 사람 빼앗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중간 위치에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달렸다”(스웨덴보리연구회 편역, <위대한 선물>, p.127). 스웨덴보리가 말하는 영계는 총 7층이다.
천국에서도 부부로, 유아는 여성천사의 교육으로 천사가 돼 스웨덴보리는 천국에 가서 보니, 천국에서도 부부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상에서 사랑하며 살고 영적으로 하나가 되었으며 순결을 지켜온 부부는 천국 부부로서 그대로 천계로 직행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부는 제2단계에 이르러서는 원수지간이 되기도 하고 서로에게 흥미를 잃기도 한다. 이들은 자연히 헤어지게 되어 따로따로 자기 갈 길을 간다”(스웨덴보리연구회 편역, <위대한 선물>, p.137).
새교회측은 또 기독교 교회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주제도 다룬다. 바로, 태어나자마자 죽은 유아는 천국 갈까? 아니면 지옥 갈까? 하는 문제다. 스웨덴보리에 따르면, 천국의 완전한 교육 프로그램에 의해 모든 유아들은 고스란히 천국천사로 자란다. “일설에서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세례를 받은 유아는 천국에 받아들여지지만 그렇지 않은 유아는 지옥에 떨어진다는 말도 있었다. 스웨덴보리는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 그것이 터무니없는 것임을 주장했다. 세례는 신앙의 한 의식일 뿐, 천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태어난 모든 유아는 부모가 누구이든, 어디에서 태어났든 천국으로 간다는 사실이다”(스웨덴보리연구회 편역, <위대한 선물>, p.252).
단, 천국의 천사들도 성별이 있으며 천국천사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선생은 ‘여성’ 천사다. “사망하는 순간 천국의 고급 천사들이 내려와 사랑으로 호위해서 일단 천국에 지어진 유아 생육시설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모성애가 지극하며 땅 위에서 자녀를 양육해 본 여성천사가 모친의 자리에 서서 그 아기를 받아 기르기 시작한다. 그 여성천사를 교모(敎母)라고 한다”(스웨덴보리연구회 편역, <위대한 선물>, p.252).
그리고 특이한 것은, 지옥에도 창녀촌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창녀촌이 있었습니다. 창녀들이 요염한 교태로 지나가는 지옥 영들을 유인하고 있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남녀의 괴성이 들리고 이리 쫓고 저리 쫓는 영들이 서로에게 가하는 성적인 폭행! 서로 물고, 뜯고, 할퀴고, 뒹굴고, 밟고…. 이곳은 글자 그대로 지옥 중의 지옥이었습니다”(박보희 편역, <천상의 증언>, p.80).
(크리스찬트리뷴 6월 7일 기재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