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19일 충남의 한 물류업체 간부가 여성 노동자를 성희롱했다는 진정 사건을 사실로 판단하고 해당 간부 2명은 피해자에게 300만원과 6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해당 업체 사장에게는 인권위에 진정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피해자에게 900만원을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노조는 지난해 9월 "현대차 협력업체인 G사 관리자 2명이 비정규직 여성인 A씨에게 수차례 폭언하고 잠자리를 요구했으며, 이 사건이 알려지자 2차 피해까지 가했다"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씨는 근무 당시 이 업체의 조장인 B씨한테서 휴대전화로 "나 ○○ 좋아 사랑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늦은 밤 업체 소장인 C씨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나야 자기 생각하고 있지. 거기 가서 잘 테니까 그런 줄 알아'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인정됐다.
A씨는 두 명의 간부한테서 들은 성적 언동에 힘들어 하다 직장 동료에게 휴대전화에 저장해 놓은 문자를 보여주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지난해 7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하면서 이런 상황을 상담하고 인권위에 진정하자 '회사 내에서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했고,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두달 뒤 해고를 통보받았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상사가 보낸 문자메시지는 합리적인 일반 여성의 관점에서도 피해자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우며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소장도 직위를 이용해 성적 언동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회사 대표는 인권위에 진정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으로 볼 수 있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와 성희롱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는 "피해 여성조합원은 아산공장에서 현대자동차의 품질 검사를 하며 17년을 일하다가 성희롱에 해고까지 당했다"며 "피해 여성은 원직 복직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