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우리/세상에 대하여

월드컵 축구대표팀 대표선발 제도에 대한 불만...

주방보조 2010. 5. 31. 15:23

우리나라처럼

사회 전반에 걸쳐 인사권자들이 한몫해먹는 나라가 따로 있을까요?

운동으로 먹고 사는 세상에도

실력보다는 인맥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곤 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허긴 교회 내의 인사도 정실인사가 많아 실력있는 목사들의 눈물이 예배당 마루바닥에 고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들었으니

다른 분야가 그러는 것...이상할 것도 없습니다만...

 

얼마전에

숏트랙의 선수들 파벌 담합과 코치의 월권에 대한 징치가 있었으며

추성훈도 그런 담합의 피해자라는 설이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는 평이 있었고

체육관련된 대학 어디에나 교수나 선배 후배들이 몽둥이와 발길질등을 날리며 그렇고 그런 인간관계를 쌓아간다는 소문도 무성합니다. 

참 무식하고 한심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선수 개개인의 성장과정도 험난하다 들었습니다. 

차범근도 어린 시절 선배들의 혹독한 구타를 못이겨 탈출을 한 적이 있었다지요?

우리 딸 아이 다니는 J중학교는 야구부로 유명한데...아이들을 적잖은 기간동안 기숙사처럼 콘테이너로 만든 합숙소에 생활하게 합니다.

오며 가며 그 아이들을 지켜보곤 합니다만...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엉뚱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방과 후 운동장은 야구부 아이들에게 점령되어 ... 한창 놀아야 할 중학교 아이들이 자기 학교에서 못 놀고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진출하여 어린 아이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짓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야구장 시설이 되어 있다고 사회인 야구클럽들이 빠짐없이 찾아와 운동장을 차지하고, 한달에 한번은 국가 고시같은 시험으로 운동장을 빼앗기고... ㅜㅜ)

열악한 환경에서 감독 코치 하는 분들의 어려움도 어느 부분 이해가 가지만

그리고 학부모들의 자식사랑의 열정에 대하여도 이해가 가지만

체육계의 부조리에 가장 큰 희생을 당하는 것은 어린 선수들입니다.

 

하여튼...

다들 최강의 극기적 과정을 거치고 꽃이 피는 순간이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며 ... 적어도 이런 국가대표가 되는 선발만은 인사권자의 횡포가 없었으면 하는 것이 그 국가대표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게다가 국가대표에 선발되려 경쟁하는 선수들의 마음이야 얼마나 더하겠습니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조전무가 하는 짓인지, 허감독이 하는 짓인지 누가 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수들을 피말려 죽일 각오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가 없었습니다.

 

월드컵은 4년에 한번 열리는 대회입니다.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는데 자그마치 4년이란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말이지요.

4년 또는 최종 1년동안의 충분한 자료를 모아서 대표팀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2,3개월전 그 분석을 토대로 23명의 최종엔트리를 정하고 집중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선수들의 정서'에 얼마나 안정감을 주겠습니까?

예비엔트리까지 포함된 30명, 한번 추려서 26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23명...겨우 보름정도 월드컵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말입니다.

박지성같은 걸출한 실력을 인정받는 친구라면 그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겠지만 ...하위그룹에 속한 선수들은 연습할 때마다, 시범경기를 할 때마다 얼마나 살얼음을 걷고 있는 것 같겠으며 실수 한번이 그의 뇌에 주는 충격이 얼마나 상당할 것인가는 불문가지입니다.

물론 치열한 경쟁을 통한 실력향상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우길 수도 있겠지만, 그 며칠 동안 실력이 늘면 얼마나 늘겠습니까? 기껏해야 무리하여 부상만 심해질 뿐이지요.

수비수 곽모가 어제 B국과의 경기중 심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게 된 것도 그와 무관치 않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의 인사는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전반에

그리고 특히 체육계에 쌓여 축적되어 온 부조리들과 일맥상통하는 흐름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까지 ...'자기에게 충성하는 자'를 뽑으려는 의지

경쟁을 통하여...인사권자의 권위를 드높이고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수작...

피를 보는 것은 그 장난에 놀아나는 선수들이라 생각합니다.

부상을 속이기도 하고, 부상을 무릎쓰고라도 시키는대로 하고, 실력보다는 실력 외적인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

 

드디어 내일 최종23명의 엔트리가 발표된다하니...그 인사권자의 수작의 대장정도 이젠 끝이라 생각합니다만...

두번째로 걸러지는 탈락자의 패배감은 누가 보상해 줄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는 정말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고

도중에 사고가 있거나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때마다 보충하는 방식이 좋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편법이 주도하는 사회입니다.

정치인들로부터 공부하는 학생들까지...

종교인들로부터 시장의 장사군들까지...

그래서 스포츠가 참 필요합니다.

스포츠는 우리들의 눈에 보여져서 배울 수 있는 가장 공정한 룰로 진행되는 하나의 편법타파 교육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런 모습만큼이나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남겨왔고

이번 허정무의 월드컵 대표선발의 방식은...편법이 내부적으로 극성을 부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

 

혹...차범근의 이번 수원 삼성 감독 사직이 ...차두리의 대표선발과 그 어떤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음모론이 판을 치는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가 의심해보는 것도 그 폐해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