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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위...

주방보조 2020. 3. 1. 17:46

세상이 온통 코비드19로 시끄러운데

파주

조용한 구석에서

소위계급장을 떼고

중위계급장으로 바꿔 다는

진급식이 있었습니다.

이 넓은 지구상에

김소위는 사라지고 김중위가 턱 하고 생겨났습니다.


한 명의 중위가 나오기까지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늙은 아버지가 얼마나 가슴을 조려대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대학2학년때 

알오티씨를 지원하고 

오래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를 같이 하며 지켜보며 초를 재고 수를 세며 안타까워 하였고

다행인지, 합격하여 3학년때는 선배가 없는 1년차라 군기잡기로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은 없었지만 

공부하랴 훈련받으랴 피곤하여 단체활동 중 엎어져 턱이 깨졌다는 소리에 가슴이 미어져왔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2년내내 공부보다는 알오티씨가 더 우선시 되는 것에 뭔가 갑갑해 하고

작은 키때문에 항상 맨 뒤에 자리 잡는 딸의 위치가 키유전자를 잘 전달못한 것이 내탓인듯 속상해 한 것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방학이 되어 훈련을 떠날 때마다 무탈하게 돌아오기를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으며

소위로 임관하고 장성으로 떠나간 뒤엔 종아리가 탈이 나서 또 얼마나 속을 태웠는지요

그리고 소위가 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파주의 자대로 배치된 지 8개월만이구요.

대대장을 비롯한 주변분들이 모두 좋은 분들이라며 매주 집에 와서 웃는 얼굴로 평안을 알리지만

의심많고 속이 좁은 팍 늙어버린 아비는 그 말 다 믿지 않고 반만 믿어 근심을,반만 덜어내곤 합니다.


아비의 근심과 걱정중에도 김중위가 잘 자라주어서 감사합니다.

아니 믿음없는 아비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주셔서 무탈하게 김소위가 중위가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온통 폐렴바이러스에 짓눌려 어둠침침해진 이 세상에도

우리 칠스트레일리아에는

김중위 계급장의 밝은 빛이 한 줄기 즐거움을 가져다 줍니다. 


우리집 세째딸, 김중위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