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세 딸들이 사는 새집의 집주인이 2년만에 전화를 했습니다.
재계약을 할 것인가에 대한 전화입니다.
사실 이 날을 기다리며 상당히 오랫동안 많은 고민에 휩싸였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는 두 딸을 독립을 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둘을 내 보내고, 원경이가 기숙사에 들어가게 된다면 새집을 우리가 무리하게 지탱할 필요가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정규직이라고는 하나 작은 기업에 다니는 맏딸과, 여전히 계약직의 상황을 못 벗어난 둘째딸의 불안정성과
세째딸의 기숙사행도 확실한 것은 아니므로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교신이가 아직 고2인데 가족이 흩어지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제 흩어지면 다시는 지금처럼 매일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며 지낼 수 없다는 감상적인 생각에...우리 칠스트레일리아의 전환기를 2년 느슨하게 잡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차후 계획은
내년쯤 두 딸을 상계동의 작은 집으로 보내고 충신이가 그후 대학을 졸업하면 원룸이라도 얻어 독립시키고,
2년 뒤 이번 재계약 기간이 끝나면 원경이도 4학년 마지막 학기가 될터이니 한학기쯤은 언니들과 함께 지내도 될 것이고, 우리와 함께 있는 교신이도 대학에 들어가면 형에게 붙여주든(절대 안 가려하겠지만) 기숙사로 보내든 하면 되리라 생각하였습니다.
2년 후 다섯아이를 모두 내보내는 데 성공하면
우리 부부는 새끼들에게 몸을 내주고 껍질만 남은 어미거미처럼 가볍게, 어디든 날아 갈 수 있게 되겠지요.
...
501호 집 주인인데요.
네
이번에 6천만원을 올려서 계약하려 하는데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재계약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월세로 받고 싶습니다.
얼마입니까?
6천만원에 대하여 6% 30만원입니다.
음...2천만원은 전세보증금을 올리고 20만원이면 어떻겠습니까?
아내와 상의해 봐야겠습니다.
네...
집주인인데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9월00일에 그 부동산에서 뵙겠습니다.
알겠습니다.
...
고민이 길었던만큼, 대화는 간단하게 끝이 났습니다.
이별을 준비하는 2년간의 전환기라니...슬픔이 은근히 밀려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외로워지는 것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또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년의 과업인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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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2016.07.23 21:30
http://blog.daum.net/jncwk/13749007
2년전엔 4천만원올리는 것때문에 실강이가 조금 있었지요.
이번엔 6천만원을 올리는 것인데...아주 수월하였습니다.
전세값이 언제나 잠잠해질지...걱정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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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은행금리가 저렴한 상황에서도 월세 이자는 만만치 않아요.
답글
독립을 시키시는 일도 각각이네요.
한빛이 학교 때문에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머물러 있답니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하는데...품을 벗어나서도 자식은 변함이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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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2016.07.27 15:49
영월까지는 생각해 봤는데...ㅎㅎ 생각을 좀 더 거대하게 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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