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염불법 2003년 03월 05일
내가 불자들에게 많이 권하는 것은 한숨에 108번 불보살의 명호를 외우는염불법이다. 이 108염불법은 어떻게 하는가?
먼저 허리를 쭉 펴서 심호흡을 세 번 이상 하고 숨을 깊이 들이킨 다음, 꽉 찬 숨을아껴서 한 번의 숨을 다 내쉬는 동안 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을108번 부르는 것이다(이하 관세음보살로 통일함). 이때 108염주를 쥐고 있다가한번 염불할 때마다 한 알씩 돌리면 된다.
왜 한 숨에 108번을 부르라는 것인가? 천천히 부르면 잡념이 많이 생기지만, 한숨에 아주 빨리 108번을 부르면 집중이 잘 되고, 간절한 마음이 우러나기때문이다.
처음에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면서 천천히 시작하여 서너 번 지나면점점 빨리 불러, 마침내는 한번 한번 부르는 '관세음보살' 소리가 앞뒤 간격이 없을만큼 빠르게 불러야 한다. '나'는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지만, 옆에서 듣는사람은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빨리!
이렇게 빨리 부르면 능히 한 숨에 108번을 부를 수 있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30번, 40번밖에 부를 수가 없다. 그렇지만 능력껏 부른 다음, 숨을 깊이들이키면서 속으로 소원을 세 번씩 기원한다.
그리고 다시 앞의 요령대로 관세음보살을 108번 부르고 기원, 또 108번 부르고기원........ 이와같이 세 차례 또는 일곱 차례 반복하면 자기 암시가 되어자신감도 생기고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입어 능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는것이다.
나아가 한 숨에 108번 이상을 염할 수 있게 되면, 그는 이미 염불로 인한염력(念力)이 생긴 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정도의 염력이 생긴 자라면 참선수행을 하는 것도 좋고, 간경(看經) 수행 쪽으로방향을 돌려봄도 바람직하다.
또한 사람들 중에는 중병에 걸렸다거나 갑자기 사업이 망할 위기에 처했다거나뜻하지 않은 재앙에 처하게 되어 염불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매우다급한 경우에 처한 분들의 염불은 결코 한가할 수가 없다. 애가타고, 애간장이녹아날 것 같은 이라면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때는 입으로 불보살의 명호를 염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매달려야 한다. 배고픈아이가 어머니를 찾듯이, 목마를 이가 물을 찾듯이 불보살님께 간절한 마음을전하면 능히 소원을 이룰 수 있다.
단, 아주 다급한 소원인만큼 하루 일정 시간, 잠깐이 아니라 앉으나 서나 누우나끊임없이 불보살을 챙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요즘, 불교계에 기도가 널리 행하여지고 있어 참으로 흐뭇한 점이 없지 않다. 그런데 묘한 것은 너무나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한다는 점이다. 처음 천수경을외우고 그 다음 108배를 하고 또 지장경을 읽고 금강경을 읽고, 관세음보살 정근도한참 동안 하고 그것도 모자라 팔양경까지 읽고......
물론 이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가지를 함께 하다보면삼매를 이루기가 용이하지 않다. 오히려 더 간단히 하여 아침에일어나면<천수경>을 외우고 그 다음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중 한 분을택하여 그분의 명호만 꾸준히 부르는 것이 좋다. 가거나 오거나 일을 하거나,그분의 명호가 저절로 속에서 흘러나오고 꿈에서도 염불이 되면 마음속의 소원은 꼭이루어지게끔 되어있다.
또 꼭 입으로 소리내어 부르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가 믿음의 대상으로 삼은불보살을 속으로 염하여도 좋고, 마음으로 그 모습을 그려도 무방하다. 그냥간절히 생각하면 가피가 저절로 찾아들어 다급한 소원을 능히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도의 경우에는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놓고 염불을 해보는 것도바람직하다.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백일을 하나의 기한으로 잡는 것이 좋고,시간이 급하면 3일 또는 7일을 기한으로 잡는 것도 좋다. 또, 21일, 49일을 하나의기한으로 잡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기한을 정하여 꾸준히 염불을 하다 보면 그 날짜가 다 채워지기도 전에가피를 입는 듯한 징조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하여 회향일 전에 염불을그만두지 말고 꾸준히 계속하여 날짜를 채우는 것이 또한, 한 번의 기한으로 원을이루지 못하면 또 한 차례 기한을 정하여 염불하는 것이 좋다.
우리 불자들 중에는 염불기도를 하다가 쉽게 성취를 보지 못하며, "아미타불은나에게 인연이 없는가 보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면서스스로를 흔드는 경우가 있다. 또 주위의 스님이나 신도가 "당신은 관세음보살보다산신과 인연이 깊다."고 하면 그만 흔들려 '산왕대신'을 찾는 불자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 흔들려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것이 시련이요 염불을 방해하는마장(魔障)이 될 수 있으므로, 더욱 지조있게 한 분의 불보살을 찾아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마장이 나타난다는 것은 기도성취가 그만큼 가까워 졌음을 시사하는것이므로, 더욱 마음을 모아 염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생 염불을 다짐한 경우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나의 외증조할머니는 나이 일흔에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시작하여 여든 여덟의나이로 돌아가실 때까지 한결같이 염불하였다. 살아 생전에도 가끔씩 신통력을보였던 외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 7일장(七日葬)을 지내는동안 매일같이 방광(放光)을 하는 것이었다.
낮에는 햇빛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으나, 밤이 되면 그 빛을 본 사람들이 '불이났다'며 물통을 들고 달려오기를 매일같이 하였다. 그리고 문상객으로 붐비는 집안역시 불을 켜지 않아도 대낮같이 밝았다.
그야말로 외증조 할머니는 염불을 통하여 아미타부처님의 무량한 빛을 얻었고, 그기적을 직접 체험한 우리집안 친가, 외가 41인은 모두 승려가 되었다.
한결같은 염불정진! 그 결과는 반드시 우리를 불국정토에 머물 수 있게 한다. 한결같이 염불정진하는 분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부처님과 함께 하는 것이다.
부디 부지런히 염불하여 염불삼매를 이루어 보라. 삼매에 젖어들면 능히 서대문을통과하여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보배궁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나니......
일타큰스님 법어집 <불자의 마음가짐과 수행법>을 읽으며....